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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케미컬·듀폰 합병, 시가총액 150조짜리'화학공룡' 탄생

중앙일보 2015.12.13 18:34

제약업체 화이자와 엘러간,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와 사브밀러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이어 화학업체의 빅딜이 성사됐다.
미국의 1·2위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11일(현지시간)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100%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탄생하는 새 회사의 이름은 ‘다우 듀폰’이다. 규제 당국과 주주의 승인을 얻어 내년 하반기 중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시가총액 1300억 달러, 연매출 900억달러, 직원 11만 명의 거대 화학 기업이 태어난다. 독일의 바스프(BASF)에 이어 글로벌 화학업체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다우 듀폰의 제품은 옥수수 종자부터 방탄소재로 쓰이는 고강력 섬유 케브랄 섬유까지 농업과 산업용 화학제품, 플라스틱을 망라한다.
두 회사의 결합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의 합병이다. 듀폰은 1802년에, 다우케미컬은 1897년에 창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화학과 농업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우 듀폰 회장은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가, CEO는 듀폰의 에드워드 브린이 각각 맡는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 중국 등의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3분기 듀폰의 매출(49억 달러)로 전분기(86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다우케미컬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나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행동주의 투자자의 압박도 커져갔다. 트라이언펀드 매니지먼트의 넬슨 펠츠와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브는 분사와 사업부 매각 등을 주장해왔다.
안팎의 악재에 직면한 두 회사가 찾은 돌파구가 합병이다.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실적 압박을 돌파한 뒤 분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밑그림을 그렸다.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두 회사의 중복되는 부분을 정리해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합병으로 가장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농업 분야다. 다우 듀폰은 종자와 농약 부문에서 몬산토를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다우 듀폰은 세계 농약 시장 점유율의 17%를 차지하며 스위스의 신젠타와 몬산토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종자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옥수수 종자 시장의 41%, 콩 종자 시장의 38%를 차지하며 몬산토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된다. WSJ은 “두 회사가 합병으로 전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는 한편 화학 업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눈독들이는 농업 분야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살 빼기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듀폰은 이미 10%의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듀폰의 전 세계 직원은 5만3000여 명이다. 전세계에 6만3000여명의 직원이 있는 다우케미컬도 인력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 틀 짜기도 이뤄진다. 두 회사는 살림을 합친 뒤 18~24개월 내에 농업과 소재과학, 특수재의 3개 분야로 재편해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복 분야의 조정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반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양사가 점진적인 기업 분할로 반독점 규제에 대한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다우 듀폰은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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