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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협약 이끈 반기문, 대망론 점화 토대 마련

중앙일보 2015.12.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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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파리 협정’은 유례 없는 국제적 협력의 결과물이다. 전 세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게 의무와 역할을 지운 이 같은 수준의 협약은 없었다.

그 뒤엔 유엔이 있었다. 유엔은 ‘기후변화협약’을 비롯해 각급 레벨에서 파리 협정 채택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지휘자는 반기문 사무총장이었다. 반 총장에게 “합의문 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 총장 스스로도 “새 기후변화협정은 사무총장 임기 동안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말해왔다.

반 총장은 2006년 취임 후 9년간 북극에서 남극까지, 아마존과 중앙아시아 아랄해, 가라앉는 태평양 도서 국가 등 기후변화의 최전선을 누비고 다녔다. 그곳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것을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전했다.

반 총장은 물러서지 않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합의점을 도출해나갔다. 반 총장이 협정 채택 직후 연설에서 곧바로 195개국 중 187개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며 나머지 8개국에 신속한 제출을 촉구한 것도 이런 면모를 보여준다.

파리 협정은 유엔의 역할 확대와 위상 제고에도 기여하게 된다. 전쟁 방지와 빈곤 퇴출이라는 기존의 양대 역할에 기후변화 방지라는 강력한 역할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5년마다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지키는지 검토하는 일은 유엔의 몫이다. 당장 내년 4월부터 각국의 협정 비준안을 받는 주체도 유엔 사무총장이다.

‘파리 협정’은 반 총장 개인에게도 중요한 업적(legacy)이 될 전망이다. 그로선 "사무총장 연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비판을 넘어설 동력을 얻게 됐다. ‘반기문 대망론’이 점화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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