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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하지만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

중앙일보 2015.12.13 17:17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안철수 새정연 전 대표가 전격 탈당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다.

문 대표는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라는 제목을 붙인 이 글에서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친다"고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며 "총선승리에 이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아래는 전문.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입니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칩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주저앉을까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Fluctuat nec mergitur)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승리에 이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글을 읽어봅니다.
"파도 한 가운데로 배를 몰고 들어가라"
어느 해 여름 가거도 앞바다에 태풍 프라피룬이 몰아칠 때였다. 태풍이 비켜갈 것이라는 기상예보와는 달리 순간 최대 풍속이 58.3m나 되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고흥산 노인은 강풍과 파도를 바라보다가 해두호를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15m가 넘는 파도 속으로 3톤짜리 작은 목선을 끌고 나가다니, 그건 죽음의 늪 한가운데로 눈을 감고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한가지였다.
그러나 고 노인은 이런 파도는 배를 방파제 옆에 끌어다 놓아도 부서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고 노인은 파도가 몰려오면 정면으로 배를 몰고 들어갔다. 정면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한순간에 배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었다.
파도가 몰아치면 배는 하늘로 솟구쳤다가 다시 수직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렇게 10시간 가까이를 파도와 싸웠다. 그러는 사이 파도는 방파제를 무너뜨리고 육지로 피신시킨 30척의 배들이 부수어 버렸다. 40톤급 배 두 척도 들어 내동댕이친 엄청난 파도였다.
저녁 무렵 태풍은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거도 앞바다를 빠져 나갔고, 고 노인은 배를 항구 쪽으로 몰고 왔다.
- 도종환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에서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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