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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서울역고가 폐쇄,첫날은 무난했지만 내일부턴 교통체증 우려

중앙일보 2015.12.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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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개통 당시의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시 제공]


 



‘서울의 도로망이 철길로 차단돼 있어 늘 교통지옥을 겪어왔기 때문에 지난 69년 3월19일에 예산 34억 6000만원으로 첫 공사에 착수하게 됐다. 퇴계로에서 평균 높이 9.7m 위의 서울역 상공을 오버패스해 만리동을 잇는 고가도로다.’

1970년 서울시가 발간한 ‘시정개요’에 나오는 서울역 고가도로에 대한 설명이다. 연인원 2만4600명이 동원됐으며 시멘트가 약 5만포대,철근이 약 1000t이 들어가는 큰 공사 끝에 같은 해 8월 개통됐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도로였다. 사람들 머리 위로 온갖 종류의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스톱’으로 질주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근대성’을 상징했다.

그로부터 45년 뒤인 13일. 서울시는 일요일인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서울역 고가의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안전공사를 통해 도로를 보행로로 바꿔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는 서울역 고가가 노후화로 안전문제가 심각한데다 도시계획의 방점이 차량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다.

서울역 고가의 노후화 문제는 20여년 전부터 제기됐다. 서울시는 1998년부터 총중량 13톤을 초과하는 차량의 고가 통행을 제한했다.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긴급보수나 사용제한 검토)을 받은 뒤 2008년부터는 고가 위로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게 노선을 조정했다. 허나 수명연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2년에 또 다시 D등급을 받은 것이다. 결국 시는 전면철거 후 대체고가 설치를 검토했지만 산업화시대 유산을 남겨두자는 제안에 따라 지난해 9월 고가를 재생해 보행공원으로 만드는 공원화 방안을 발표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서울역 고가는 보행공원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폐쇄시점인 0시에 고가 현장을 방문해 “시민 안전확보 위한 서울역 고가 폐쇄에 많은 이해와 협조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고가 교통통제 첫날인 이날 오후까지 시내 교통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본지가 이날 11시께 공덕동 주민센터에서 남대문시장 입구까지 서울시가 신설한 우회로로 택시를 통해 이동한 결과 총 8분 16초가 소요됐다. 기존에 서울역 고가로 넘어가면 4.9분,우회로로 가면 8.3분 걸린다고 한 같은 구간의 서울시 교통 시뮬레이션 결과(비혼잡시간 기준)와 비슷한 결과다. 고가의 우회로로 가장 많은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염천교에도 신호로 멈춰 섰을 때 차량 10대정도가 2개차선에 대기하는 정도로 평소 교통상황과 비슷했다. 주말이라 교통량이 많지 않았던 덕분이다. 고가 진입로마다 교통경찰이 우회로를 안내했으며 시청 직원 700명도 현장 곳곳에 투입돼 실시간으로 미비점을 보완했다. 택시기사 박철현(65)씨는 “지금은 그냥 평소 주말 교통량 정도 수준”이라며 “하지만 본격적으로 차량이 몰리는 월요일(14일) 출근길에는 교통체증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제·김나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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