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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한일관계 잇딴 고비

중앙일보 2015.12.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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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요코하마 총영사관 분변 투척 사건 발생
15일 위안부 국장급 협의…타결 전망 불투명
17일 산케이 지국장 판결…정치적 후폭풍 불가피

오는 한 주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들이 줄지어 있어 외교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폭발음 사건 용의자로 한국인 전모(27)씨가 일본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12일에는 주요코하마 한국 총영사관에 일본 혐한 단체가 변분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공관 뒤편 주차장에서 발견된 가로 약 35cm, 세로 약 25cm, 높이 5cm 크기의 상자에 겉면에는 ‘야스쿠니 폭파에 대한 보복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혐한 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명의였다. 상자 안에는 건조 상태의 분변이 들어있었다.

양국 외교당국은 전씨 체포 이후 일본 내에서 반한 감정을 조장하려는 일부 세력의 돌발행동을 경계해 왔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실제 한국 공관에 해를 가하는 것보다는 보여주기식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지만, 이로 인해 한국 내에서 반일 감정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일본 내 공관 경계를 강화하고 한국민들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게다가 야스쿠니 신사 폭발음 사건 수사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전씨가 조사받는 과정에서 일본 언론은 과도한 신상정보와 수사 상황을 흘리며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외교부가 일본 측에 항의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부가 흘린 게 아니라 언론이 멋대로 보도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전씨가 재범행을 위해 폭약 물질을 들고 들어왔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한국의 출국 절차가 허술했다는 문제 제기였다. 이에 김포공항을 관리·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전씨가 소지한 비닐백에 든 검은색 가루를 정밀검색했으며, 화약 성분 반응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직 전씨가 진범인지, 그렇다면 동기나 사건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사건 전말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이 사사건건 맞붙는 모양새다.

15일에는 올해 마지막이 될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협의가 도쿄에서 열린다. 이상덕 동북아국장과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수석대표다.

지난 11월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조기 타결을 위해 협의를 가속화하자고 합의한 만큼 이번 협의가 연내 해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 측은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진정성 있고 구체적인 방식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위안부 피해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종전의 태도를 유지하며,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의 보상과 사과 정도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외교가에선 연내 타결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많다.

17일에는 가토 다쓰야(49)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한 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당초 서울중앙지법의 판결 선고일은 지난달로 예정돼 있었으나, 법원이 법리 검토를 더 해야 한다는 이유로 선고를 연기했다.

유·무죄 여부, 유죄일 경우 형량 정도 등에 따라 정치적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외교가 소식통은 “무죄가 날 경우 한국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 여론이 국내와 일본에서 나올 것이고, 유죄가 나오면 일본에서는 한국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을 탄압하는 국가라는 식으로 정치적 공격을 할 소지가 크다. 산케이 측에서는 차라리 실형이 나오길 바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한 일본 언론인은 “가토 전 지국장은 사실 그리 저명한 언론인이 아니었는데 검찰이 기소한 이후로 갑자기 유명세를 탔다. 귀국 직후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그를 만나 격려하면서 우익의 영웅처럼 떠올랐다”고 귀띔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관계 본질과는 직결되는 상황들이 아니지만 양국 간 관계가 오랜 동안 경색돼 있다보니 파급 효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경찰 수사와 법원 판단 등 상황의 추이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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