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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한미싱 삼국 쓰레기 비정상회담

온라인 중앙일보 2015.12.13 11:31
by SGHS지부

주택가 골목에 쓰레기가 즐비하다.

길을 걷다 보면 쓰레기가 여기저기에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별 일도 아닌데’하고 무심코 넘길 수도 없다. ‘깨진 유리창 효과’로, 사탕 껍질 하나 떨어져 있던 자리가 쓰레기장 수준이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며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 어째서 쓰레기 문제는 선진국일 수 없는 걸까. 쓰레기 관리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는 미국, 싱가포르, 그리고 문제의 한국 쓰레기 대표를 한 자리에 모아 쓰레기 가상 비정상 회담을 개최했다

통석희: 안녕하십니까. 제 1회 한-미-싱 쓰레기 비정상회담의 진행을 맡은 사회자 통석희입니다. 오늘의 안건 ‘길거리 쓰레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3개국의 대표 분들께서 참석하셨는데요, 우선 각자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싱래쉬: 안녕하세요. 저는 싱가포르 대표, ‘싱래쉬’라고 합니다.

아메리터: 반갑습니다, 미국 대표 ‘아메리터’입니다.

한휴지: 잘 부탁 드립니다. 한국 대표를 맡은 ‘한휴지’라고 합니다.

통석희: 네 감사합니다. 그럼 싱가포르 대표이신 싱래쉬씨부터 자국의 길거리 쓰레기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싱가포르 오차드 로드의 쓰레기통 [사진=Terence Ong, 위키피디아]

싱래쉬: 보통 싱가포르는 청결의 도시라고 많이 알고 계실텐데, 싱가포르는 한편으론 벌금의 도시라고도 하죠. 싱가포르에도 길거리 쓰레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깨끗한 도시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쓰레기 투기에 대한 처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싱가포르에서는 쓰레기를 무단투기할 경우 S$1000, 그러니까 한화로 약 80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쓰레기를 버리면, 상습자로 분류해 S$2000의 벌금형과 공공장소 청소의 사회봉사명령이 선고됩니다. 계속해서 법을 어길 경우에는 가중처벌 대상이 돼죠.

통석희: 담배꽁초 등의 작은 쓰레기도 마찬가지인가요?

싱래쉬: 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선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애초에 지정된 구역이 아니면 담배를 필 수도 없고, 꽁초를 길에 버리면 S$1000를 벌금으로 내야 해요.

통석희: 외국인들은 예외인가요?

싱래쉬: 이 벌금형은 외국인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아주 엄격한 처벌이랍니다. ‘나는 싱가포르에 처음 방문해서 몰랐어요’라고 해도 가차없이 벌금이 부과되니 누구든 함부로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거죠. 그리고 한국과 달리 길거리나 지하철(MRT)에서 음료수를 마실 수 없어요. 마시다가 사복 경찰에게 적발되면 S$500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음료를 다 마시고 길거리에 병을 휙 하고 던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죠.

아메리터: 그럼 사람들이 단지 높은 벌금 때문에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지 않는다는 건가요?

싱래쉬: 아무래도 적도 부근에 위치해 덥고 습한 나라이다 보니까 길에 쓰레기를 버리면 냄새도 심하게 나고, 심지어는 벌레까지 꼬이기 때문에 관련 규제도 심하죠. 하지만 그 규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국민들의 힘도 크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법이 있다고 해도 지키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버리니까요. 또한 싱가포르 곳곳에 비치된 쓰레기통과, 쓰레기통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을 통해 손쉽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도 길거리 쓰레기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통석희: 그럼 이번에는 미국의 길거리 쓰레기에 대해 들어볼까요?

아메리터: 미국 역시 길거리 쓰레기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거리 곳곳에 비치된 쓰레기통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타임스퀘어 같은 관광지에는 블록당 하나씩 충분한 양의 쓰레기를 수용할 수 있는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유동 인구가 많은 관광지에서도 상당히 깨끗한 길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쓰레기통은 커다란 원기둥 형태 혹은 분리수거가 용이하도록 세가지 쓰레기통이 붙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쓰레기통이 많지만 넘치는 모습은 쉽게 보기 어려운데요.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봉투를 자주 교체해, 길에서 쓰레기를 접하고 눈살 찌푸릴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쓰레기통 [사진=davidz, 픽사베이]

통석희: 특별한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도 있다면서요?

아메리터: 네, 필라델피아 주의 소식을 들으셨나 보네요. 압축기가 내장된 스마트 쓰레기통이 현재 시범 설치되어 있습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쓰레기를 압축하고, 쓰레기가 가득 차면 내장된 센서로 관리실과 연락해 쓰레기를 수거를 요청합니다. 덕분에 쓰레기 수거차량의 불필요한 운행을 줄여 연간 100만 달러 가량을 절약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스마트 쓰레기통’. 쓰레기통 상단의 태양광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쓰레기압축기를 가동한다. [사진=필라델피아 시청]

통석희: 확실히 좋은 기술인 것 같습니다. 미국은 싱가포르와 상황이 비슷한 것 같은데, 시
민의식도 비슷한가요?

아메리터: 아무래도 연방국가다 보니 주마다 차이가 있지요. 벌금이 1000달러에 달하는 곳이나 그 이상인 곳도, 100달러인 곳 등 다양합니다. 싱가포르만큼 철저하게 규제를 한다기보다는 쓰레기통을 늘 눈에 보이는 곳에 비치하다 보니 편하게 쓰고 편하게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익숙합니다.

통석희: 마지막으로 한국 대표 한휴지씨의 말씀을 들어볼까요?

한휴지: 한국의 길거리 쓰레기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문제의 본질은 바로 사람들의 인식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길을 걷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물론 철저한 관리를 통해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에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죠. 하지만 조금만 관리가 느슨해 보여도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쓰레기를 버려요. 가장 심각한 곳은 버려진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는 거리예요. 이런 곳은 쓰레기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고, 끔찍한 악취를 풍기죠. 싱래쉬씨는 싱가포르에서 쓰레기를 길거리에 무단투기하면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셨죠?

싱래쉬: 네, 맞아요.

한휴지: 한국의 길거리가 깨끗해지려면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한국에도 싱가포르처럼 엄격한 법적 조치 또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식이란 게 쉽게 변하는 게 아니니까요.

싱래쉬: 그렇죠. 인식은 한 번에 바뀌지 않으니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오히려 처벌이 단기간 내에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길거리 쓰레기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을지 몰라도 분리수거 문화는 잘 정착됐다고 생각해요. 싱가포르는 분리수거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점이 많거든요.

한휴지: 네, 저도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분리수거 면에서는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해요. 공동 주택단지에는 항상 분리수거 공간을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죠. 길거리 쓰레기에도 이러한 의식이 하루빨리 자리잡히면 좋겠습니다.

통석희: 네, 말씀 감사합니다. 혹시 자국의 길거리 쓰레기에 대해 좀 더 개선할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싱래쉬: 아까도 말했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분리수거가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길거리 쓰레기는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것이 많지만, 그 중에 플라스틱, 유리, 캔도 섞여 있죠. 어떤 곳은 쓰레기통을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게끔 두 공간으로 나눠서 쓰레기가 버려질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한 곳에 각기 다른 종류의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해놓았지만, 사정상 모든 쓰레기통이 다 그렇게 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통해 그 쓰레기를 분류하도록 시키는데, 이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싱가포르 정부는 ‘쓰레기 없는 싱가포르’ 활동교육을 통해 유아와 학생에게 쓰레기 처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정부]

아메리터: 미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답니다. 쓰레기통이 많아서 길거리가 깨끗한 편이지만, 대부분의 쓰레기통은 하나의 통이기 때문에 분리수거 문제가 있어요. 뉴욕과 같은 도시는 분리수거가 비교적 잘 되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식당이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이 많은 거리엔 음식물 쓰레기도 굉장히 많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많은 곳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다른 쓰레기와 섞인채 버려지는 것이죠. 또한 쓰레기통이 크고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죄책감 없는 쓰레기 투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쓰레기통에 버리기만 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버리든지 벌금은 물론, 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니까요. 미국은 땅덩이가 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듭니다. 버리는 것이 익숙한 미국의 문화는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가에 놓인 쓰레기봉투 주변으로 다른 쓰레기가 함께 버려져 있다.

한휴지: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한국의 길거리 쓰레기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쓰레기 위에 쓰레기 버리기’입니다. 특히 상가 앞 등의 통행이 많은 골목에 쓰레기 봉투를 내놓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위에 쓰레기를 더 얹어서, 결국 쓰레기봉투가 무너져 넘쳐 흐르는 상황이 잦습니다. 또한 쓰레기통이 있어도 제대로 넣지 않고 멀리서 휙 던져 대충 버리는 사람들이 쓰레기 웅덩이를 만들며 길거리 위생을 악화시킵니다. 

통석희: 그렇다면 길거리 쓰레기 문제에 대해 더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싱래쉬: 싱가포르처럼 높은 벌금을 징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면 반발도 심할 거예요. 싱가포르도 그랬고, 지금도 점점 강화되는 규제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점진적으로 인식을 개선하는 방법이 역시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겠죠. 공익광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인식을 깨우는 방법도 있을 테고, 요즘은 SNS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홍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메리터: 저도 싱래쉬씨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법은 강력하지만, 자발적 동의 없이 강제로 이루어지는 행위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해요.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 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의식 개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일 것입니다.

한휴지: 해외는 한국과 사정이 다를 수도 있지만, 한국은 보통 대입 또는 취업 시 필수적으로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도록 요구합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소규모의 길거리 쓰레기 청소 봉사활동 제도를 변경해, 국가 차원에서 봉사자를 모집해 봉사 시간을 인증한다면 길거리 쓰레기 문제가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통석희: 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의 대표 세 분과 함께 ‘길거리 쓰레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 가?’를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이번 논의를 통해 길거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주신 세 분께 감사 드립니다.

* 이 기사는 한국, 미국, 싱가포르의 길거리 쓰레기 관련 현황과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글=허정우·현혜정·서효정·조운후·방지현(서울국제고 1), 사진=서효정(서울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SGH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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