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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黨은 역사의 죄” … 긴급 의총 열고 ‘文-安 봉합’ 압박

중앙선데이 2015.12.13 01:42 457호 3면 지면보기

수도권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여명이 12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모여 긴급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임박함에 따라 당의 분당은 막아야 한다며 이들은 심야 의원총회를 요청했다. [뉴시스]



“이거 해결 못하면 대통령 안 돼. 가장 야당 망치는 사람들이지.”(박병석 의원)12일 밤 8시30분 국회 본청 246호. 새정치민주연합 긴급 의원총회가 열렸다. 토요일 저녁임에도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터라 의원 50여 명이 서둘러 모였다. 시작부터 비공개 회의였다. 하지만 회의실 바깥까지 새 나오는 거친 숨소리를 막을 순 없었다. 박 의원은 “소위 친노, 비주류 대표들, 외부에 떠들지 좀 마세요. 이 당은 두 쪽당 아닙니다. 제발요”라며 호소했다.


안철수 오늘 회견 … 긴박했던 새정치연합의 12월 12일

회의가 열리기 직전 원혜영 의원은 취재진에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이는 거지”라고 말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을 끝내고 원혜영·노웅래·박병석 의원 3인은 안철수 의원 자택을 찾아갔다.



2015년 12월 12일, 새정치연합은 이날 하루 숨 가빴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의원 대다수가 숨 가쁘게 움직였다. 이날 오후 3시에 수도권 의원 20여 명이 모인 긴급 의원간담회는 이날 밤 의총 소집으로 이어졌다. 각종 모임의 이름으로 된 성명서도 쏟아졌다. 중도파를 자처한 통합행동은 “이왕이면 밖에 있는 세력들을 모두 모아 통합전당대회를 치르자고 통 크게 결단하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안 의원에게는 “탈당은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이라며 탈당 행보 중단을 촉구했다. 비주류 성향 인 구당모임과 2020모임도 “혁신 전당대회 개최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의원간담회를 주도한 윤관석 의원은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게 맞다면 즉각 계획을 중단시키고, 문재인·안철수 담판을 통해 위기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인 송호창 의원도 의원간담회가 열리던 도중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지만 20여 분 만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송 의원은 당초 “혁신전대를 개최하는 것만이 탈당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려 했지만, 안 의원 측의 만류로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안철수, 여전히 힘 겨루기이런 와중에서 문 대표 측과 안 의원 측의 힘겨루기는 여전했다. 문 대표의 최측근인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안 의원 측에) 만나자고 제안도 해놓고 백방으로 접촉하고 있지만 그쪽에서 아직 답이 없다”며 “지금은 다른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제3, 제4의 제안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다부지게 혁신해서 좋은 상품을 갖고 국민들의 반응을 요청하는 게 유일한 선거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표도 이날 낮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탈당설에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현명한, 우리 야당을 살리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이 주장한 혁신전당대회는 받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경쟁하는 전당대회로 갈 경우 또다시 분열하거나 후유증을 남기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두 사람이 함께 손잡고 힘을 합쳐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고 가능성 높은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저와 안철수 전 대표가 함께 손잡고 우리 당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가 또다시 있을 수 있겠나”라며 “야당의 현실에서 두 번 다시 맞이하기 힘든 기회”라고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하루 종일 상계동 자택에 머물렀다.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13일 오전에 갖고 탈당을 발표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었다. 안 의원의 측근은 12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이) 야권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고 활력소가 되기 위해 당 밖에서 자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기자회견에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발표문도 본인이 직접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병호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당장 함께 나갈 이들이 5∼1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재천·김동철 등 동반 탈당 의원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문 대표 측이 안 의원과의 만남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기자회견 직전, 양측의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또한 “분당은 역사의 죄”라는 당내외 압박으로 안 의원의 입장 표명 자체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연속 공격으로 비주류 구심점 된 안철수전격적인 탈당 선언을 하게 되면 안 의원으로선 야권 분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호랑이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는 약속도 걷어차는 꼴이다. 3년 전 정계 입문 이후 ‘철수(撤收) 정치’라는 비아냥 속에 방어적·수세적 자세를 취하던 그로선 예상 밖의 초 강수다. 그는 왜 지금 도박을 감행하려는 걸까.



우선 새정치연합의 세력 판도가 바뀌고 있다. 2주 전 안 의원이 ‘문·안·박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전당대회’를 주장할 때만 해도 “발목 그만 잡고 웬만하면 합쳐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안 의원이 깃발을 굳게 부여잡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른바 구당(救黨)모임과 호남파 등 비노 진영들이다. 독불장군에서 어느새 비주류의 구심점으로 부상했다.



탈당의 낌새마저 보이자 이번엔 친노 쪽에서 균열이 일어났다(그래픽 참조). 당이 쪼개질 경우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수도권 의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10일 ‘문·안 공동비대위원장’을 제안하며 안 의원이 아닌 오히려 문 대표를 압박했다. 11일엔 친노 성향의 유승희 최고위원이 문 대표 사퇴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여기에 문희상·이석현·김성곤 의원 등 중진 15명이 문 대표 사퇴 쪽으로 기운 건 결정타였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부소장은 “문 대표를 지지하던 범친노 진영의 상당수가 중립 지대로 이동하면서 문 대표가 고립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안 의원으로선 “문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버티는 탓에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란 명분을 쌓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정치인 안철수가 싸우면서 단련돼 갔다는 점이다. 주변에선 “(정치에) 이제야 눈을 떴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뚜렷한 상승세다. 특히 호남의 지지율 급등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고 2선으로 물러난 이후 오랜만에 보이는 존재감이다. 상대편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뒤 여론의 동향을 살펴가며 2차 공격을 이끌어가는, 선 공격-후 수습의 행보는 과거보다 노련해졌다는 평가다. 안 의원 측근은 “최근 분명히 자신감이 붙었다.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번에 탈당을 밝히지 않는다면 차라리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安 탈당 땐 컷오프 대상 의원 합류할 듯극적 반전이 없다면 안 의원의 탈당은 예정대로다. 문제는 탈당 이후다. 새정치연합 내 연쇄 탈당이 점쳐지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셈법이 복잡하다. 후속으로 누가 탈당하는지가 관건이다.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돼 온 호남 의원들의 동참이 유력시된다. 황주홍·유성엽·장병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이 안 의원의 탈당을 부추겼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공천 심사과정에서 현역 의원 20% 컷오프에서 탈락한 이들이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만 그친다면 ‘호남당’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던 안 의원의 새정치와도 어긋난다. 중도·전국화라는 외연 확대를 위해선 수도권 의원들의 합류가 절실하다. 구체적으론 김한길계와 손학규계의 동참 여부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초선 의원은 “김 의원은 도의적으로나 심정적으로 안 의원을 십분 이해하지만, 분당만큼은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말을 흐렸다.



결국은 안 의원의 정치력이다. 그가 힘겹게 결단력을 보이더라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로 2라운드가 옮겨간 셈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 잣대나 틀에서 벗어나 유연해져야 한다. 손학규·천정배 등과 함께 배를 타면 친노를 고립시킬 수 있다. 안철수 리더십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했다.



 



 



최민우·추인영·이지상 기자?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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