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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평가 맡은 변협이 司試 주장 역할 제대로 하면 지금의 문제 풀릴 것”

중앙선데이 2015.12.13 01:33 457호 7면 지면보기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로 로스쿨생과 사시 준비생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로스쿨생들이 자퇴서를 내고 법무부에 반발한 데 맞서 사시 준비생들이 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삭발하는 모습. [뉴시스]



법무부가 지난 3일 사법시험 4년간 유예를 발표하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사법시험을 둘러싼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은 ‘사시 폐지’를 외치며 학사일정 거부와 자퇴서를 들고 나왔다. 사시 준비생과 법과대학 교수들은 ‘사시 존치’를 주장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당황한 법무부가 4일 ‘확정되지 않은 의견’이라며 한발 물러서자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법무부가 물러나면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법원이 10일 사태 해결을 위해 대법원과 국회 등 국가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답보 상태다.


[사시 유예 파동] 로스쿨 밑그림 그린 김선수 변호사가 말하는 해법

중앙SUNDAY는 논란의 원인이 된 로스쿨 도입 배경을 따라갔다. 공론화가 시작된 1995년부터 로스쿨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2006년까지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로스쿨은 사법개혁의 하나로 도입됐다. 그 논의 과정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이 김선수(54·사법시험 27회·사진)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 도입의 밑그림을 그린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위원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 사법개혁비서관으로 일한 그를 10일 만났다. 변협은 지난 7월 김 변호사를 대법관으로 천거했었다. 그는 “(로스쿨 도입에) 깊게 참여한 내가 얘기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면서도 “사법시험 존치는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시 존치 주장의 전면에 나선 변협이 “로스쿨에 대한 견제기구 역할을 통해 로스쿨의 완성도를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김 변호사가 말한 ‘변협의 견제기구 역할’은 변협 산하 ‘로스쿨평가위원회’ 역할을 말한다.



로스쿨법은 대한변협에 로스쿨의 교육·조직·운영·시설 등의 평가를 담당하는 평가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로스쿨은 반드시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하고 기준에 미달되면 교육부로부터 인가 취소 등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평가위는 2013년 1차 평가 때 경제적 약자에 대한 장학금 평균 비율 미달이나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도록 한 운영 기준에 미달한 로스쿨에 인증 유예라는 관대한 처분을 해 부실평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시 존치와 폐지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이 심하다.“(사시 폐지는 변호사시험에 관한) 법률로 규정됐다. 95년부터 치열한 논의를 거쳐 시행된 만큼 (사시 폐지를) 쉽게 번복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이 (정부에 대한) 신뢰인지 오판인지 모르겠지만 사시 폐지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당초 로스쿨은 제대로 된 법학 교육을 연계한 양질의 변호사 교육이 목적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고 변호사 수를 늘려 법률서비스의 저비용·고효율을 꾀하겠다는 것이었다. 시험은 자격시험의 성격을 갖도록 하고 장학제도 등을 통해 문호를 개방키로 했다. 하지만 로스쿨 입학생의 선발 과정이 불투명하고 장학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나타나면서 반발이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 사시는 희망사다리 등으로 비유되고 있다.“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다양한 기회의 보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에 직접 강제하기는 어렵다. 이런 부분을 관리하라고 변협 산하에 로스쿨평가위원회를 둔 것이다.”



-비싼 학비 등이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과거에도 그런 문제가 대두됐다. 그래서 장학금 등 많은 해결방안을 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까지도 평가위가 실효성 있게 감독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모습이다. (평가위를 두고 있는) 변협도 로스쿨 제도의 중요한 축인데 (사시 존치를 주장하며) 대립하지만 말고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로스쿨 도입이 변호사 배출에 드는 사회적 비용의 낭비라는 주장도 있다.“역사를 봐야 한다. 로스쿨은 사법개혁의 상징이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한 번의 사법시험으로 법조인을 선발하고 사법연수원의 획일적 교육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가 공론화됐다. 기수와 서열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인 법조 문화가 법조 비리의 근원이란 시각이 많았다. 너도나도 사시에 몰리면서 법학 교육 등 대학 교육도 황폐화됐다. 그런 사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었다. 낭비가 아니다.”그동안 사시 합격자는 대법원 산하 사법연수원에서 5급 이상의 공무원 월급을 받으며 판검사들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사시 합격자 1000명 중 300명의 판검사와 군법무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다.



-로스쿨 도입에 10년이나 걸린 이유는.“(2003년 전까지) 대법원과 법무부·변호사단체 등 법조계의 반대가 셌다. 사법시험을 유지하는 데 입을 모았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최종영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에 협의한 2003년 8월) 대법원이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고 법무부도 2004년 9월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도입에) 속도가 났다.”실제로 95년 4월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1세기를 위한 법조인력 양성방안’ 자료집은 사법시험 제도와 법학 교육 개선을 통한 문제 해결 방안이 주로 다뤄졌다. 로스쿨 도입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일본의 예비시험제 등을 따라가자는 의견도 있다.“사개위 당시도 예비시험 얘기가 나왔지만 공감대 형성은 못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교육과 자격시험을 일치시키자는 것인데 로스쿨 교육 외의 (예비시험과 같은) 다른 길을 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예비시험제를 로스쿨의 우수한 인력이 교육받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통로로 활용한다고 들었다. 진입 장벽은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것이 맞다.”



-경제적 약자 배려 등 해소 방안이 있겠나.“국가가 학비를 대출해주고 변호사 개업 후 일정기간 공익활동을 하면 대출금을 상환한 것으로 간주하는 프로그램 등의 운영도 바람직해 보인다. 로스쿨 문제와 지금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오이석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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