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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줄이며 성장하는 ‘디커플링’에 한국 미래 달렸다

중앙선데이 2015.12.13 01:27 457호 8면 지면보기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 주변 도로가 노란색으로 변했다. 기후회의 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이 페인트를 뿌렸다. [AP그린피스=뉴시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줄이겠다는 자발적 감축계획을 유엔에 제출했다. 감축 목표 가운데 3분의 1은 해외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와 충당하기로 했다. 산업계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新기후 체제 시대, 한국의 5대 전략은

하지만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세계 7위이고 1인당 연간 배출량도 11.9t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도 참여하는 신기후 체제에서 우리가 감축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신기후 체제 출범을 계기로 한국도 분야별로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세우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간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한국의 신기후체제 5대 대응 방향을 정리했다. 
①신재생에너지 개발·보급 확대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절실하다. 독일은 1990~2012년 국내총생산(GDP)이 37%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25% 감소했다.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다르게 진행되는 ‘탈동조화(脫同調化·decoupling)’에 성공한 것이다. 독일은 2050년까지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전력 생산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1.9%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제성장률을 크게 밑돌고, 최근에는 배출량이 늘지 않는 조짐도 보인다. 독일이 90년 시작했던 것처럼 한국도 2015년을 원년으로 삼고 이런 탈동조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을 100조원 규모로 키우고 일자리 5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과 효율화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연간 1800조원(세계 총생산의 2% 규모)의 새 시장이 열릴 전망이어서 한국이 이를 선점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김정인 교수는 “이번 COP21을 계기로 2030년까지 아프리카에 신재생에너지만으로 300GW(기가와트·1GW는 1000㎿)의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5000억 달러 시장이 열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②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 기술 개발풍력·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바이오에너지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도 수출 산업으로 유망한 분야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온실가스를 흡수하도록 하고 이를 다시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너지와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모아 땅속에 저장하는 CCS 기술은 이른바 ‘역(逆)배출(negative emission)’ 방법이다. 기온 상승을 2도 아래로 묶기 위해서는 21세기 후반부터 순배출량(net emission)이 제로가 돼야 하기 때문에 역배출 기술은 필수적이다.



③온실가스 감축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신기술을 확대 보급하려면 경제적인 메커니즘도 갖춰야 한다. 한국은 올 초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했다. 김정인 교수는 “중국이 2020년 전국적으로 배출권 거래제를 확대하고 동북아 배출권 거래시장을 주도하려 할 것”이라며 “새로운 국제 탄소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배출권 거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세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비례해 에너지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탄소세를 물리는 대신 소비세를 줄이거나 법인세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전체 세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세계 10여 개국에서 탄소세를 시행하고 있다. 스웨덴은 이산화탄소 t당 168달러, 스위스는 68달러를 물리고 있다. ④해외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 추진해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줄인 양을 배출권으로 가져와 국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활용하려면 양자 간, 다자간 협력 사업이 필요하다. 일본은 2011년부터 이 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올 4월 현재 몽골 등 5개국에서 11개 온실가스 공동감축사업(JCM)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인천 송도에 유치한 녹색기후기금(GC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금을 활용해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송진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몽골 고비사막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중국·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가져오는 대규모 그리드 사업도 추진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⑤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 개편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다. 특히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중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점진적으로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 최근 유가 급락으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조선·건설업의 경우 중동 ‘오일머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갈 필요도 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우리 기업들도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분위기 속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정부가 장기적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기업들에 정부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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