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회 우주 택배비 1000억원 대 … 배달비 인하, 로켓재활용 과제

중앙선데이 2015.12.13 01:24 457호 18면 지면보기

무인우주화물선 시그너스호가 9일 국제우주정거장의 로봇팔을 향해 가는 모습의 이미지. 작은 사진은 6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시그너스호. [사진 NASA·AP=뉴시스]



9일 오전 9시26분(미 동부시간). 지구 상공 400km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 첼 렌드그린은 비디오 게임기의 조이스틱 같은 조종기를 이용해 능숙한 솜씨로 거대한 로봇팔을 움직여 무인 우주화물선 시그너스호와의 도킹에 성공했다. 3일 전 지구를 떠난 시그너스호엔 생필품과 각종 실험장비, 크리스마스 선물이 실려 있다. 렌드드린이 “고맙다”고 하자,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 지상 콘트럴 타워에선 “우리도 너무 기쁘다”고 답했다.


성큼 다가온 우주 택배·택시 시대

도킹 성공을 기뻐한 건 미 항공우주국(NASA)뿐만 아니다. 버지니아주 덜레스에 있는 민간 우주개발업체 오비탈 ATK에서도 직원들이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터뜨렸다고 AP가 전했다. 시그너스는 이 회사가 NASA로부터 돈 받고 쏘아올린 우주화물선이다. 이번에 성공함으로써 오비탈은 지난해 10월의 발사 실패를 만회했다.



우주 택배, 우주 여행, 우주 광물자원 개발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초기단계지만 민간 우주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은 빠르게 크고 있다. 미 우주재단에 따르면 민간과 정부를 합친 우주산업 규모는 2005년 1890억 달러에서 2013년 3141억 달러로 뛰었다. 아직 시장 대부분은 위성활용 서비스, 위성체·발사체 제작과 NASA를 필두로 하는 정부 차원의 연구·탐사가 중심이지만 우주 화물 배송, 여행 분야도 떠오르고 있다.



우주택배는 이미 상업적으로 활발미국 정부는 NASA에겐 화성 탐사같은 고난도의 우주 연구를 집중토록 하고, 화물배송이나 우주광물 개발 등은 민간이 주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법도 마련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말 ‘상업적 우주발사 경쟁력 법’(CSLCA·우주법)에 서명했다. 주인 없는 우주 자원을 상업적으로 개발하려는 개인·민간기업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게 핵심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문가를 인용 “우주개발 민간기업에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NASA는 지구 인근의 1500여개 소행성 가운데 10% 정도가 금·니켈·백금 등 귀중한 광물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우주산업가운데 ‘우주 택배’는 일정한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비탈 ATK의 시그너스호, 스페이스X의 드래건호는 ISS를 왕복하는 대표적인 무인 우주화물선이다. NASA는 이들 두 업체에 배달 비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오비탈ATK는 NASA와 ISS에 8차례 이상 보급품을 전달하는 조건으로 19억 달러(약 2조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12번의 화물 운송 계약을 했다. 계약금은 16억 달러(1조 7500억원)으로 전해졌다. 1회 당 1억3000만 달러(1400억원)짜리 택배인 셈이다. 우주 택배는 지난해 10월의 발사 실패를 비롯 연이은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시그너스호 성공으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업용 우주왕복선 이른바 ‘우주 택시’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민간기업이 우주인을 실어나르는 사업이다. NASA는 2011년 우주왕복선 운용을 중단한 후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의존해 우주인을 ISS로 보냈다. 한 좌석당 비용이 7000만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의 협력은 2017년에 끝날 예정이다.



NASA는 7인승 우주택시 ‘CST100 스타라이너’를 개발 중인 보잉, 우주택시 ‘드래건 V2’를 앞세운 스페이스X 등 두 회사에 상업용 우주왕복선 개발을 맡겼다. 양사에 대한 투자금액은 68억 달러에 달한다. 스타라이너는 우주인을 지구에서 ISS로 실어나르고 우주 관광사업도 할 예정이다. 
백만장자들이 민간우주 사업 주도우주여행은 지상 100km 상공에 올라 지구를 조망하거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우주정거장을 방문하는 게 중심이다. 우주여행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이 지난달 로켓 재활용 실험에 성공하면서 일반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간의 로켓 발사는 단가가 중요한데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할 경우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주여행은 1인당 많게는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올해 초 우주여행 계획을 밝혔던 가수 사라 브라이트먼은 결국 포기했다. 가정적인 문제라고 밝혔지만 실제론 비용을 대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서라고 알려졌다. 민간인 최초로 우주여행에 나섰던 미국의 억만장자 데니스 디토는 2001년 4월 러시아 항공우주국에 220억원을 내고 우주정거장에 다녀왔다.



현재 민간 우주사업은 베조스 등 억만장자들이 주도한다. 스페이스X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로 꼽히는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은 2011년 민간 우주비행기를 개발하는 ‘스트라토 런치시스템’을 설립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레리 페이지,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는 우주 자원개발회사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의 주요 투자자다.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은 민간우주기업인 버진갤럭틱을 이끌고 있다. 브랜슨은 최근 보잉 747-400을 이용해 공중에서 로켓을 궤도에 발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버진갤럭틱은 우주관광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지만 최근에는 위성발사 사업에도 진출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야 하고 발사 단가도 더 낮춰야 한다. 블루 오리진이 로켓 회수에 성공한 후 경쟁자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축하한다”면서도 “실험 성공일 뿐 실제 우주선 발사에서 회수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창진 건국대(항공우주학) 교수는 “국가 주도의 발사체 기술은 지난 수십 년간 큰 진전이 없었는데, 최근 민간기업이 진입하면서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우주관광, 우주광물 탐사가 일반화되기까지는 기술·비용 문제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