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연 운동은 경고·계도보다 현장과 소통해야 효과

중앙선데이 2015.12.13 01:15 457호 15면 지면보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치고 있는 캐나다의 밴쿠버 국제공항 면세점 담배 판매 공간은 19세 이하 청소년의 출입금지 경고문과 함께 시각적으로 완전히 격리되는 구조다(사진1). 이곳에 들어서면 경고 그림이 인쇄된 다양한 담배가 전시돼 있다. 담배 판매 공간이 하나의 작은 금연 홍보관, 즉 흡연의 문제를 알리는 현장 소통의 창구다. 캐나다의 수퍼마켓도 예외는 아니다. 담배를 번호 키와 담배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는 철제 금고 안에 넣어두고 판매한다(사진2).



이는 강력한 금연 정책의 결과로 정책이 곧 소통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라면 판촉활동도 노출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명확하게 차단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금연 정책이 전개되는 듯 보이지만 담배회사의 편의점 광고와 화려해진 판촉활동, 국내 면세점에서 펼쳐지는 담배 사재기를 보면 금연과 관련한 ‘현장소통’의 부재가 느껴진다.



금연 홍보를 위한 현장 소통 원칙은 첫째로 경고 표현 방식 강화, 둘째로 담배 노출 기회 차단, 셋째로 흡연 현장 소통 촉진이다. 따라서 흡연자와의 소통은 흡연과 담배 구매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장 소통 노력이 의도적 회피가 가능한 대중매체를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우선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법과 제도가 따라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현장 소통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LOUD는 수용자 특성과 요구를 고려해 차별적 콘텐트를 제공하는 맥락의존적 미디어(context-dependent media)의 활용을 시도해 보았다.



맥락의존적 미디어란 소통 과정 중 개입될 수 있는 공중의 감성, 반복적인 습관 같은 내적 요소에서부터 그들이 처한 물리적 상황까지 고려해 선택하는 메시지 전달 도구다. 따라서 혁신적인 미디어뿐 아니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일상 속 모든 소재가 포함된다. LOUD는 흡연 현장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담배가 짝을 이룬 모습, 어느새 일회용 컵이 재떨이가 되는 일부 흡연자의 습관에 주목했다. 흡연자의 손에 들려 있는 일회용 컵 안쪽 면은 맥락의존적 매체의 세 가지 조건인 의외성·필연성·단순성의 요소를 갖고 있다. 습관적 행위 도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단순한 일상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금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매체를 찾는 대신 흡연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현장 소통 원칙을 지켜가며 공공 소통을 실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중앙SUNDAY와 함께 작은 외침 LOUD를 이끄는 이종혁 광운대 교수(공공소통연구소장)가 11일 육군본부에서 ‘2015 육군홍보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육군홍보대상은 창의적인 홍보로 육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된다. 이 교수는 LOUD의 군복 태극기 달기 프로젝트(본지 3월 8일자)를 계기로 강영호 사진작가와 함께 ‘대한민국 안보의 국가대표 육군’이라는 포스터를 제작했다(본지 8월 30일자). 포스터는 최초 4만 부가 제작돼 육군 각 소대에 배포됐다. 이 교수는 공공소통 분야 연구와 LOUD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 인 더 월드’2016년 판에 등재된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중앙SUNDAY 콜라보레이터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