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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홈런 1558개 사상 최다 … ‘최장-최단’ 비거리 차 54.4m

중앙선데이 2015.12.13 00:51 457호 23면 지면보기
1946년부터 1952년까지 7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메이저리그의 거포 랄프 라이너는 “홈런왕은 캐딜락을 몰고, 타격왕은 포드를 몬다”라는 말을 남겼다. 많은 홈런을 치는 거포는 다른 선수에 비해 더 인기를 누리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고,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킨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서는 무려 1558개의 홈런이 나왔다. KBO 리그 33년 역사상 최대치이다. 1558개의 홈런이 모두 각양각색이다. 담장을 넘기지 않고 발로 만들어낸 인사이드 파크 홈런도 있고, 담장을 훌쩍 넘겨버린 홈런도 있다. 긴 포물선을 그리며 넘어간 홈런도 있고, 빨랫줄같이 빠른 속도로 넘어간 홈런도 있다.


숫자로 본 2015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에는 레이더를 기반으로 야구공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랙맨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올해 각광받은 ‘스탯캐스트’가 바로 트랙맨의 레이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이다. KBO 리그 트랙맨 데이터의 유통을 맡고 있는 애슬릿 미디어의 도움을 받아 올 시즌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에서 나온 홈런 가운데 분야별 최고의 홈런을 꼽아봤다.



 



박병호, 메이저리그급 홈런 타구8월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4회 말 3-1로 넥센이 앞선 2사 1, 3루 상황에서 박병호는 선발투수 정대현을 맞이한다. 1 볼 노스트라이크 상황에서 120km 짜리 느린 체인지업이 실투성으로 들어왔고 박병호는 놓치지 않았다.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간 타구는 조명탑을 맞춘다. 트랙맨 레이더에 기록된 타구의 비거리는 159.3m. 비공인 KBO 홈런 비거리 신기록이기도 했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박병호의 파워에 깜짝 놀랐다. 박병호는 트랙맨에 기록된 홈런 비거리 상위 10걸 중 1, 2, 3, 5, 7, 9, 10위를 석권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홈런 타구를 날려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6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과의 경기. 강경학에게 이 경기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통산 1홈런에 그쳤던 그가 이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홈런이 가장 짧게 날아간 홈런으로 기록되었다. 2회 초 1-1로 맞선 상황에서 선발투수 한현희가 던진 146km 싱커를 간결한 스윙으로 잡아당겼다. 우측으로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목동구장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는 104.9m로 트랙맨 데이터에 기록된 275개의 홈런 중 가장 짧은 홈런이었다.



이 경기에서 친 홈런 2개가 강경학의 시즌 마지막 홈런이었다. 통산 홈런 3개인 선수가 홈런 2개를 한 경기에서 만들어낸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가장 멀리 날아간 홈런과 함께 가장 빠르게 날아간 홈런도 박병호의 몫이었다. 8월 5일 기아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스의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8회 말 1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박병호는 4구째 142km 짜리 몸쪽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특유의 스윙으로 걷어올린다. 총알 같이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빠르게 넘어갔다.



트랙맨 데이터에 기록된 타구 속도는 시속 181.5km. 메이저리그 기록을 봐도 최상위권에 들어갈 만한 스피드였다. 타구가 날아가는데 걸린 시간은 단 3.9초였다. 박병호는 홈런 타구 속도 상위 10걸에서도 1, 2, 3, 4, 10위를 석권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렇게 빠른 타구를 날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가장 느리게 날아간 홈런은 잠실구장에서 나왔다. 6월 2일 KIA와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나왔다. 2회 초 0-0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이성우는 니퍼트가 2구째 던진 146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타구는 긴 포물선을 그리며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는데 그 속도는 시속 143.9km. 니퍼트의 패스트볼보다 느린 속도였다. 이 홈런은 이성우의 올 시즌 유일한 홈런이기도 하다.



가장 높은 각도로 날아간 홈런 역시 박병호의 몫이었다. 9월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 넥센의 경기 6회 말 6-1로 넥센이 앞선 2사 1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선다. LG의 구원투수 최동환이 던진 130km 짜리 슬라이더를 특유의 폼으로 걷어올린다. 높이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긴다.



박병호가 특유의 폼으로 걷어올린 타구의 각도는 44도. 트랙맨 데이터에서 KBO 리그 홈런 타구의 각도는 27.7도인데 그에 비해 상당히 높이 걷어올린 타구라고 할 수 있다. 박병호는 대체로 홈런타구의 각도가 높은 편인데 올 시즌 홈런타구 각도 상위 5걸에서 1, 3, 4위를 차지했다. 박병호 특유의 타격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데 이 부분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성우, 가장 느리게 날아간 홈런 주인공가장 낮은 각도로 날아간 홈런은 5월 8일에 나왔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와 넥센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윤석민이 홈런을 만들어냈다. 앞 타자인 유한준의 솔로홈런으로 3대2로 넥센이 앞선 4회 말 시속 141km 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쳤는데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빨랫줄같이 뻗어나간 타구는 목동구장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간다. 타구의 각도는 15.3도였다.



가장 빠른 공을 받아쳐서 나온 홈런은 앞서 언급한 강경학의 2번째 홈런이었다. 7회 초 6-6 동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넥센 투수 김영민의 몸쪽 공을 때려 우측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는데 이때 패스트볼의 구속은 시속 153.5km였다.



앞서 가장 짧게 날아간 홈런으로 뽑힌 강경학의 홈런 역시 시속 146km의 빠른 싱커를 홈런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는데 두 번째 홈런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때려내서 만들어냈다. 강경학의 빠른 배트 스피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강경학의 홈런과 반대로 가장 느린 공을 받아쳐서 나온 홈런은 LG 히메네스의 홈런이었다. 공교롭게도 상대 투수는 느린 공으로 유명한 두산 유희관. 히메네스는 2회 초 6-0으로 LG가 앞선 2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유희관이 던진 시속 110.9km짜리 체인지업을 기다렸다는 듯 걷어올렸고 높이 떠오른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간다.



히메네스의 중심이동이 이루어진 후 한참 지나서 실투성으로 들어오는 체인지업을 받쳐놓고 걷어올리는 장면이 인상깊다.



 



박윤성bizball project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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