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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불-

중앙선데이 2015.12.13 00:27 457호 27면 지면보기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는 왜 ‘佛敎’라고 했을까. 불교는 인도 카필라성의 왕자였던 고타마 시타르타(BC563~BC483)가 오랜 수행 끝에 부처가 돼 전파한 종교다. 불교도들은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고 정진(精進)한다. 부처를 어떻게 중국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종교의 이름이 정해질 터다.



중국에 불교가 처음 전래된 것은 후한(後漢)시대였던 AD 67년이었다. ‘지혜, 깨달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인 ‘Buddha’를 한자로 번역한 게 바로 ‘弗陀’였다. 우리가 ‘부처’로 옮긴 말을 그들은 ‘弗陀(fo-tuo)’로 음역한 것이다. 당시 ‘佛’이라는 글자는 없었다. 그러나 부처가 사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弗’앞에 ‘人’을 넣어 글자 ‘佛’을 만들었다고 『자전(字典)』은 밝히고 있다. 고승들 사이에서 ‘Buddha’의 원뜻을 그대로 살려 ‘지(智), 각(覺)’으로 의역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두 단어로 표현하면 내포(內包)가 한정될 것이라는 점에서 음역을 썼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산스크리트어 불교 경전을 한자로 번역한 여러 고승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5호16국 시대의 고승 쿠마라지바(중국명 鳩摩羅什·구마라십·344~413)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반야경(般若經), 법화경(法華經), 아미타경(阿彌陀經)등 주요 경전 내용이 그의 손을 통해 아시아에 전해졌다. 지혜의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정수인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則是空 空則是色)’이라는 말도 그가 만들었다. 괴로움이 가득한 세계를 뜻하는 ‘지옥(地獄)’, 즐거움이 넘치는 낙원을 의미하는 ‘극락(極樂)’도 그가 창조한 단어다. 그가 만든 많은 불교 용어는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져 일상에 사용되고 있다. 쿠마라지바는 ‘번뇌시도장(煩惱是道場)’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번뇌 역시 도를 닦는 곳’이라는 뜻이다. 인도의 불교가 번뇌를 없애려 했다면, 그는 번뇌를 통해 불법을 깨치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수행을 제시했다.



조계종으로 몸을 피했던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스스로 나와 법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그가 불법의 도량으로 몸을 숨기면서 우리 사회는 또 갈등하고, 번뇌해야 했다. 우리는 이 번뇌를 통해 얼마나 성숙할 수 있을까.



 



한우덕 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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