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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책 읽어주며 눈높이 맞추니 개에게 마음 전해진 느낌 들었죠

온라인 중앙일보 2015.12.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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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진영 기자
안녕? 내 이름은 조이야.
동물매개활동센터란 곳에서 활동하는 치와와란다.

동물과 의사소통하기 - 매개활동 체험

난 센터에 찾아온 소중 학생기자와 함께 책을 읽으며 친구가 되었어.
강아지가 책을 읽느냐고? 당연하지!
누구나 동물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그 방법을 알려줄게.


사람과 동물의 대화는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입니다. 동물도 사람과 같이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동물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과의 대화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 없이 자신만 보면 으르렁거리는 개는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용변을 가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반려견에게는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요? 소중 학생기자들이 동물매개활동 센터를 방문해 동물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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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교감하고 대화한다.

지난 7일, 소중 학생기자 2명이 대전에 있는 동물매개활동센터에 모였습니다. 장옥기 동물매개심리상담사를 만나 동물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죠. 동물매개활동은 책 읽기, 그림 그리기 등을 동물과 함께하며 유대관계를 맺는 활동입니다. 최근에는 동물매개활동을 활용해 환자들의 심리와 정서를 치료하고,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개발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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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은 학생기자가 반려견 조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센터에 들어서니 개·고양이·새 등 매개상담 훈련을 받은 동물들이 학생기자들을 맞이했습니다.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기자들은 스스럼 없이 다가가 인사를 나누려고 했어요. 하지만 장옥기 상담사는 길을 가다 마주친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 나를 껴안으면 당황스럽듯 동물도 위협을 느낀다며 주의를 주었어요. 처음 동물을 만났을 때는 사람이 적이 아님을 알 수 있도록 동물이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며 친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으로 매개활동 체험이 시작됐습니다.

학생기자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동물은 ‘새’입니다. 각각 딱지(코뉴어 종)·바다(블루퀘이커 종)·망고(모란앵무 종)라는 이름을 가진 새들로 가정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애완조예요. 애완조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학생기자들과 처음 만난 새들도 멀찍이 떨어져 기자들을 바라보기만 했어요. 15분 뒤 오혜성 학생기자가 새의 가슴 부근에 손가락을 가져가니 천천히 발을 떼며 올라왔어요. 학생기자들과 함께해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의미였죠.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항상 높은 곳에 올라가는 새의 습성에 따라 새들은 학생기자들의 어깨와 머리 위를 오르내리며 친밀감을 표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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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기 동물매개심리상담사에게 새와 친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서고은·오혜성 학생기자

새와 놀며 친해진 학생기자들은 동물의 표정에 숨겨진 감정을 읽는 연습을 했어요. 그림·사진 속 동물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어떤 의미인지 맞혀보는 퀴즈였죠. 나름 동물과 교감에 자신 있는 학생기자들이었지만 평소에는 관찰할 수 없었던 동물의 행동을 보고 나니 당황스러워 했어요. 장 상담사는 항상 사람의 관점에서 동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일어나는 실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관심을 갖고 다가가듯 동물과 교감하기 위해서는 동물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다양한 행동과 표정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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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친구 사귀듯 관심 갖고 관찰해야

학생기자들은 동물매개활동의 한 가지인 ‘리딩 독’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리딩 독은 심리 훈련을 받은 개에게 책을 읽어주고, 개의 반응을 통해 감정을 나누는 활동이에요. 교감 능력이 뛰어난 개와 함께 소리 내 책을 읽기 때문에 이야기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고, 개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죠. 활동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는데 글자를 구별하기 어려운 병을 앓는 난독증 환자에게는 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고 해요. 학생기자들은 ‘앵두(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조이(치와와 종)’라는 이름의 개와 함께 책을 읽어봤어요. 앵두와 조이는 사람을 잘 따르도록 훈련돼 처음 만난 학생기자들과 금세 친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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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고기는 특별한 비늘을 가졌어. 친구들과 다른 모습에 처음에는 위축됐다고 해. 하지만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갔고, 함께 화합하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지.” 서고은 학생기자는 그림책을 보며 자신이 직접 만든 이야기를 조이에게 읽어줬어요. 책을 조이 쪽으로 펼쳐 그림도 함께 볼 수 있게 했죠. 조이와 눈을 맞추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짚어가며 차분하게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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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는 이야기를 듣는 듯 책을 쳐다보다가 물고기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킁’하고 반응했어요. 서 학생기자는 그 반응을 보며 “물고기의 용기를 응원하는 제 마음이 조이에게 전달된 것 같아 친구가 된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했죠. 장 상담사는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동물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교감의 필수 조건입니다. 외국인과 대화를 위해 외국어를 배우듯 동물과의 대화를 위해 동물의 입장에 서서 행동 언어에 귀 기울여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리딩 독 프로그램 외에도 동물의 집을 지어보고, 먹이를 주고, 산책·목욕 등을 시키는 동물매개활동 교육 과정을 통해 동물과 교감하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해요. 동물과 함께 활동하며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죠. 동물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답답하다면 눈을 맞추고, 그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말은 할 수 없지만 서로의 마음이 전해져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글=이민정 기자·권소진 인턴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일러스트=릴리 친(Lill chin)

동행취재=서고은(대구 성지중 2)·오혜성(서울 신기초 5) 학생기자

도움말=김옥진 원광대 동물매개치료학 교수, 강원국 원광대 동물매개치료 연구소 연구원, 장옥기 동물매개심리상담사

[김옥진 원광대 동물매개치료학 교수 인터뷰]
동물도 감정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동물매개활동 교육은 새로운 동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최근에는 공교육·사교육 현장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죠. 김옥진 원광대 동물매개치료학 교수에게 동물매개활동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동물매개활동 교육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동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나이팅게일은 애완용 올빼미를 환자에게 만져보게 하며 치료했고, 정신분석학을 연구한 프로이트도 애견과 함께 상담 환자를 진료했다고 합니다. 동물들은 사람처럼 동작과 감정이 있어 활기를 줍니다. 개뿐만 아니라 말, 물고기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해소해 능동적 생활을 이끄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개가 사람과 유독 친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는 동물 중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입니다. 개는 구석기시대부터, 고양이는 기원전 50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죠. 개는 다른 동물에 비해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르고, 사람이 먹는 음식과 구별되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쉬웠어요. 또한 후각이 발달해 사냥할 때 자신만의 역할을 할 수 있었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인간 사회에 길들여지는 습성이 생겼고, 사람과 유대관계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나요.

“동물과 함께 보람찬 활동을 하고 싶다면 동물매개심리상담사가 되어 볼 수 있어요. 동물을 매개로 사람의 심리를 치료해 주는 일이에요. 동물과 사람이 정서 교류를 하며 감정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동물의 행동에 관심이 많다면 동물행동상담사를 추천합니다. 동물 행동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동물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분야입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동물의 특정 행동을 입력하면 사람의 말로 번역해주는 기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죠. 동물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면 동물 행동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나요

“동물과 사람의 행동이 다름을 이해하고,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동물도 사람과 같이 생명과 감정이 있는 존재임을 잊지 마세요. 한 가족으로 인정하고, 생활을 공유해야 합니다. 내가 외로워 동물을 키우지만 집에 혼자 남은 동물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심도 필요합니다. 키우려는 동물의 특성을 미리 알아보고,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과 생활 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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