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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최고 지도자 만수르 내분 끝에 피살

중앙일보 2015.12.05 02:28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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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라 아흐타르 만수르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아흐타르 만수르(47)가 사망했다고 4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간부 모임서 다투다 총상”
탈레반은 “그날 아프간에 있었다”

 술탄 파우지 아프가니스탄 부통령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만수르가 2일 총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만수르는 파키스탄 퀘타 부근에서 열린 탈레반 지휘관 모임에서 참석자 중 한 명인 압둘라 사르하디와 다투다 총에 맞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은 “만수르가 사르하디 집에서 회의를 하다 언쟁을 벌였고, 만수르 측 인사 6명도 함께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 관리들도 하루 전인 3일 “만수르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만수르의 부상 및 사망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만수르는 2일 파키스탄이 아닌 아프간에 있었다”며 “탈레반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아프간 정부의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아프간 출신인 만수르는 10대 때부터 이슬람 저항운동에 투신한 뒤 당시 아프간을 침공했던 소련에 맞서 싸웠다.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주다 미군의 공습을 받고 도주하기도 했던 그는 2010년 탈레반 최고 지도자였던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지명을 받고 2인자 자리에 올랐다. 만수르는 2013년 오마르가 사망한 뒤에도 2년간 그의 사망 사실을 숨겨왔다. 그는 지난 7월 말 오마르의 사망 사실이 밝혀지자 탈레반 새 지도자로 공식 선출됐다.

 4일 아프간 정부의 발표처럼 만수르가 최고 지도자 취임 4개월 만에 사망한 것이라면 탈레반 내부에서 치열한 권력 다툼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화통신은 “탈레반에는 현재 4개 분파가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가장 영향력이 센 분파의 수장인 모하메드 라술은 오마르 일가와 손잡고 만수르 옹립을 반대해왔다. 이후 오마르 가문이 만수르에게 충성 맹세를 했지만 꺼지지 않은 세력 갈등이 결국 만수르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4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의 평화 협상도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만수르는 탈레반의 현대화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등 다른 탈레반 지도부보다 협상에 적극적인 인물로 평가돼왔다. 탈레반과 파키스탄 측은 “아프간 정부가 다음주에 예정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만수르의 사망설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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