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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칼럼] SNS는 민주주의를 꽃피우나요

중앙일보 2015.12.05 00:20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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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서울시립대 철학과 1학년

시사엔 도통 관심이 없는 친구가 있다. 신문을 읽거나 TV 뉴스를 보는 모습을 거의 못 봤다. 그런데 만나면 웬만한 이슈에 대해 얘기하는 데 지장이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이다. SNS를 하지 않는 친구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활용 범위도 꾸준히 확장됐다.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도구를 넘어 여론을 형성하는 통로가 됐다. 뉴스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만으로도 SNS는 민주주의 에 유용한 도구 다.

 하지만 SNS의 특성상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을 습득하기가 쉽고,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 나는 페이스북 에서 경제나 국제 뉴스는 거의 접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요’를 누른 정보가 주로 문화나 국내 뉴스여서다.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국가(IS) 테러가 일어났다. SNS에선 ‘파리를 위해 기도하자’는 추모운동이 퍼졌다. 나 역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운동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중에 세계 곳곳, 특히 중동 지역에 파리 못지않게 잔혹한 많은 테러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일은 SNS를 통해 많이 알려지지도, 추모되지도 않았다. 이렇다 보니 일부 SNS 이용자 중에는 프랑스 테러 희생자가 중동에서 벌어진 테러 희생자보다 애도할 가치가 있다는 식의 판단을 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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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테러와 관련된 기사를 점점 더 많이 접하면서 나는 ‘왜 우리는 유독 프랑스에서 벌어진 테러에만 격렬한 반응을 보일까’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 내가 당연시하던 정보에 분명히 다른 시각과 의문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자칫 편향된 판단을 하기 쉽다. 편향적인 정보는 여론의 양극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본인의 입맛이나 신념에 맞는 정보만 편식하다 보니 내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게 된다. 이런 이들이 SNS를 주도하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제보다 내 편과 네 편을 나눌 수 있는 의제가 더 부각되기 쉽다. 시위가 벌어지면 SNS에선 시위대의 잘못인지 경찰의 잘못인지를 따지는 논쟁이 가열된다. 이러면서 정작 검토돼야 할 시위의 목적이나 의미는 뒷전에 내팽개쳐지기 일쑤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양한 의사를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과연 우리가 이런 가치를 잘 지켜왔는지 최근 SNS 행태를 통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비로소 SNS는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김승환 서울시립대 철학과 1학년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대학생 칼럼 보낼 곳=페이스북 페이지 ‘나도 칼럼니스트’(www.facebook.com/icolum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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