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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선 넘은 오디오

중앙일보 2015.12.04 00:51 경제 2면 지면보기
“집에 오디오 있는 사람 손들어.”

와이파이가 여는 스마트 뮤직시대
블루투스, 내려받기, 스트리밍 …
스마트폰과 연결, 목소리로 작동
충전 뒤 들고 다니는 470g 스피커
음원 끊김 없이 TV에 접속 제품도

 1980년대만 하더라도 오디오는 부(富)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래서 학교 가정환경 조사에서 오디오 유무를 묻기도 했다. 당당히 손을 드는 친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던 기억이 있는 7080세대에겐 요즘의 음악 기기는 생소할 수도 있다. 레코드판에서 테이프, CD, 그리고 MP3플레이어로 이어지는 음악감상 기기들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언제고 스마트폰만 있다면 음악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실상 1인 1 오디오 시대가 되면서 전통적인 오디오 시장도 ‘스마트 오디오’로 바뀌고 있다. 지난 1877년 에디슨의 축음기 발명 이후 187년만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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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텀블러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 ② 무선 스트리밍이 되는 뱅앤올룹슨의 베오리트15 ③ 돌비의 음향 시스템이 적용된 레노버의 요가 탭 프로 ④ 고음질 재생에 특화된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AK320. ⑤ 뱅앤올룹슨 디지털 베오랩90 스피커 ⑥ 아이리버 아스텔앤컨이 독일 베이어다이나믹과 협업해 만든 고출력 하이파이 헤드폰 ⑦ 모바일 기기 2대를 동시 연결할 수 있는 LG전자 포터블 스피커 미니 ⑧ 프로듀서 테디가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만든 피아톤 헤드셋 ⑨ 뱅앤올룹슨 무선 헤드셋 베오플레이 ⑩ 야마하뮤직 무선 사운드바 ⑪ 뱅앤올룹슨 무선 라우드 스피커 베오랩18. [사진 각 사]


 3일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무선(無線·wifi)으로 연결해 음악을 듣는 스마트 오디오 시장은 연평균 88%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스마트 오디오는 고음질의 디지털 음원을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거나 끊김없이 흘려듣기(streaming)가 가능하고,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거나 무선으로 이어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오디오 기기를 칭한다. 최근엔 스마트폰을 통해 오디오에 직접 ‘명령’을 할 수 있는 대화 기능까지 부가된 오디오까지 나올 정도로 스마트 오디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IHS는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10년 150만 대에 그쳤던 세계 스마트 오디오 시장이 오는 2018년엔 66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퓨처소스컨설팅은 2013년만해도 전체 홈 오디오 시장의 절반에 못미쳤던 스마트 오디오가 올해 전체 시장의 85%(6700만대)를 차지하고, 오는 2019년엔 스마트 오디오(1억700만 대)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 시장의 강자는 미국의 소노스로 전체 시장의 85%를 독식하고 있다. 2003년부터 일찌감치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선점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강자들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앞세워 ‘밀크’라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삼성 오디오랩을 세웠다. 할리우드 녹음 스튜디오와 음향 전문가와 협업해 내놓은 ‘무선 360오디오’를 개발해 지난 8월 시장에 내놨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음원손실이나 끊김현상 없이 음악감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전용 앱으로 TV와 사운드바, 홈시어터와 같은 음향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쓸 수 있다.

 회사 측은 “스피커의 각도, 거리와 상관없이 어느 위치에서든 같은 음질을 즐길 수 있다”며 “3500만 곡을 보유한 디저, 10만 개 이상의 라디오 채널을 보유한 튠인 등 다양한 음원 스트리밍 업체와 제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라디오를 생산한 LG전자도 가세했다. 지난해엔 4개 모델만 내놨지만 올해엔 7개 모델로 제품수를 늘렸다. 최근엔 470g에 불과한 휴대용 스피커 7종을 내놨다. 한 번 충전으로 15시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 2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집밖에서 듣는 음악을 집안에 있는 스피커로 이어서 들을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선보인 스마트 오디오는 원음에 가까운 고음질 대용량 음원을 즐길 수 있고, 카톡이나 라인 등 메신저 앱으로 사운드 바를 조작할 수 있는 ‘홈챗’ 기능도 부가했다”고 밝혔다.

 한때 MP3플레이어로 세계 시장을 제패했던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 브랜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포터블 플레이어 AK320을 내놨다. 이 제품은 아스텔앤컨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AK380)의 기능을 그대로 따와 32비트, 384kHz의 고음질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가격은 198만원으로 무선으로 컴퓨터에 저장한 음원을 재생해 들을 수 있다. 별도 앱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정석원 아이리버 마케팅실장은 “좋은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선 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스피커와 같은 좋은 리시버가 필요하다”며 “JH오디오, 베이어다이나믹, 핏이어 등 해외 유명 리시버 기업들과 손잡고 협업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마하뮤직코리아 역시 지난달 무선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운드바(YAS-105)를 내놨다.

 스마트 오디오 시장 확대에 맞춰 스피커와 헤드셋 업체들도 속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로 창립 90주년을 맞은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은 3일 국내 시장에 ‘베오랩 90’ 스피커를 선보였다. 한 세트에 9980만원인 이 제품은 전용 앱인 ‘베오뮤직’을 통해 작동한다. 스피커 최상단에 사운드 센서를 장착해 소리의 폭을 조정하고, 음악을 듣는 사람의 위치나 스피커가 놓인 방의 환경을 분석해 18개의 스피커 드라이버가 각각 최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기능이 부가됐다. 크기는 약 125cm, 무게는 137㎏이다.

 아예 전문 음악가와 함께 제품개발에 뛰어든 곳도 있다. 음향기기 전문기업 피아톤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인 테디와 함게 블루투스 헤드폰과 하이브리드 이어폰을 내놨다. 음악 재생 중 헤드폰을 벗으면 자동으로 정지되는 스마트 플레이 앤 포즈 기능이 부가됐다. 두 명의 BT 460 헤드폰 사용자가 동시에 같은 노래를 즐길 수도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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