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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총기 난사로 14명 숨져…이슬람 극단주의 소행?

중앙일보 2015.12.03 18:16
미국에서 2일(현지시간)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이 테러 가능성을 포함한 수사에 착수해 미국 사회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사살당한 총기 난사범 2명이 20대의 부부로, 남편은 독실한 무슬림이으로 밝혀져 미국 사회에 무슬림 공포증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시의 발달 장애인 재활시설인 ‘인랜드 주민센터’에 부부인 사이드 파루크(28)과 타시핀 말리크(27)이 난입한 뒤 자동 소총 등을 난사했다. 목격자들은 괴한이 최대 3명이었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한 명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공중보건과 직원들이 센터의 행사장을 빌려 열고 있던 크리스마스 송년 행사를 습격했다.

검은 복면에 전투복 차림을 하고 있던 이들은 방탄조끼를 입고 소총과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했다. 이들이 사용한 총기 중엔 돌격 소총의 일종인 AR-15 반자동 소총이 포함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 생존자는 총격을 피해 사무실에 숨어 있으면서 아버지에게 “사람들이 총에 맞았다.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절박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수 분간 총기를 난사한 뒤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가 4시간여 후 범행 장소에서 3㎞ 가량 떨어진 주택가 도로에서 추격에 나선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파루크와 말리크가 사살됐고 경찰 1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다른 한 명을 체포했으나 총격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추격 과정에서 부부는 경찰 차량을 향해 파이프 모양의 가짜 폭탄을 던졌다. 또 총기 난사 현장에선 폭발물로 추정되는 의심 물체가 발견돼 경찰이 폭발물처리반을 투입했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시 경찰국장은 “총기 난사범들은 사명을 띤 것처럼 범행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보디치 연방수사국(FBI) 로스앤젤레스지국 부지국장은 “이번 사건이 직장 내 갈등일 가능성과 테러 사건일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테러와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은 "미국 정보당국은 파루크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해외 테러단체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루크는 이날 크리스마스 파티를 주최했던 카운티 보건국에서 일하는 환경보건 담당 직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파루크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이며, 부모는 파키스탄 출생”이라고 전했다. 파루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앞서 온라인으로 알게 됐던 말리크를 만나 미국에 함께 돌아왔다. 두 사람은 생후 6개월 된 딸이 있다. 파루크의 아버지는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매우 독실한 무슬림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파루크는 이날 총기 난사가 벌어지기 전 공중보건과 직원들의 크리스마스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동료들과 다투다 화를 내고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곧이어 아내와 함께 중무장한 채 행사장에 다시 돌아왔다. 파루크의 처남인 파란 칸은 기자회견을 열어 “그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나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은 다른 나라에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패턴”이라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총기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이동현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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