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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점령시대 구조 바꿔야” 개헌 위한 보수 총동원령

중앙일보 2015.11.30 01:51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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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헌법 개정과 전후 체제 탈피를 내세우며 보수 세력 결집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28일 보수 성향의 초당파 의원 연맹인 ‘창생일본’ 연수회에 참석해 “자민당이 창당 60주년을 맞았다”며 “헌법 개정을 비롯해 (연합군) 점령시대에 만들어진 여러 구조를 바꿔 나간다는 창당의 원점(原点)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선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강력한 지원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

거대 보수 단체 ‘창생일본’서 목청
“내년 참의원 선거 강력 지원을”
연립 여당 공명당선 ?개헌 불필요?
자민당, 과거사 검증 기구 출범
위안부 등 가해 역사 수정 가능성

 아베의 이날 발언은 2차대전 패전 직후 미국 등 연합군이 강제한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내년 초 정기국회와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인 보수 세력의 결집을 강화하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는 창생일본 지도부는 개헌에 뜻을 같이했다. 최고 고문인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전 경제산업상은 “자민당을 중심으로 개헌이 옳다고 생각하는 세력을 규합하면 헌법 개정의 길은 틀림없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회장 대행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전 외상도 “국가 본연의 자세를 생각하면서 헌법에 대해 제언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곧바로 개헌을 밀어붙이지는 못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기가 6년인 참의원은 3년에 한번씩 총 242석 중 절반인 121석을 교체하는데 현재 134석을 차지한 연립여당(자민·공명)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내에서는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이토 데쓰오(齊藤鐵夫) 공명당 선대위원장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는 안보법이 제정된 만큼 헌법 9조 개정은 불필요하다. 안보법은 헌법 9조를 지키기 위한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당은 29일 19세기 말 청일전쟁 이후의 과거사를 검증하는 ‘역사를 배우고 미래를 생각하는 본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을 처벌하게 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난징(南京)대학살, 현행 헌법의 성립 과정을 검증할 예정이다. 전후 질서를 부정하고 침략과 식민지 지배 등 일본의 가해 역사를 수정할 가능성도 높아 파문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16 회계연도 방위예산을 사상 처음 5조 엔(약 47조 2260억원)대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창생일본=2010년 결성된 보수계 정책 모임. 자민당 의원 중심으로 약 190명의 국회의원이 참가하고 있다. 28일 모임에는 아베의 최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副)장관과 국회의원·지방의원 약 6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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