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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에 모인 독립영화 스타, 반갑구만!

중앙일보 2015.11.27 16:42
[기획] ‘응팔’에 모인 독립영화 스타, 반갑구만!


드라마 ‘응답하라 1988’(방영 중, tvN)의 반응이 뜨겁다. 1980년대 후반의 시대상을 담아낸 깨알 같은 소품과 복고 패션 그리고 전편보다 더욱 훈훈해진 가족애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류준열·안재홍·류혜영 등 독립영화계의 스타 배우들이 대거 포함된 캐스팅도 절묘한 신의 한 수. 그 시절 순수했던 청춘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제대로 응답한 배우들의 극 중 캐릭터와 영화 대표작을 정리했다.


- 류준열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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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김성균)네 둘째 아들 정환 역.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폭염 속에서도 공을 찰 정도로 축구에 죽고 사는 축구 매니어. 매사에 불만 많고 투덜대는 성격 탓에 ‘개정팔’로 불린다. 실컷 딴지 걸고, 건방지게 굴고 나서야, 못 이기는 척 해주는 나쁜 남자 스타일이다. 까칠한 성격은 집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너무나 시크해서 부모와의 대화는 “예” “아니오” “몰라요”가 전부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만원 버스 안에서 팔뚝에 힘줄이 돋을 정도로 힘들게 덕선(혜리)의 보호막이 돼 주면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무뚝뚝하지만, 속내만큼은 태평양처럼 깊은 정환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눈길 가는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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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미드나잇 썬’(2014, 강지숙 감독)으로 데뷔한 류준열(29)은 ‘소셜포비아’(3월 12일 개봉, 홍석재 감독)에서 문제의 사건을 생중계하는 BJ(인터넷 방송 자키) 양게 역을 생동감 넘치게 연기했다. 홍 감독이 “류준열은 양게 역을 위해 태어난 배우 같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는 자신의 옷장에서 꺼내온 옷들로 개성 있는 의상 센스를 뽐내기도 했다. 수호·김희찬·지수 등 대세 신예가 의기투합한 영화 ‘글로리데이’(개봉일 미정, 최정열 감독)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 안재홍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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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네 장남 정봉 역.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청년이지만 공부만큼은 마음대로 안 되는지 대입 학력고사에 여섯 번째 도전하고 있다. 그의 미래를 걱정하는 식구들과 달리, 정작 자신은 입시 스트레스에 무감각하다. 우표와 LP판 수집, 오락실 게임을 즐기는 그는 최근에는 전화번호부를 끼고 산다. 좋아하는 것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오타쿠 기질이 강하다. 사회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 88 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 티셔츠를 즐겨 입고, 밥에 마요네즈와 마가린을 비벼먹는 걸 즐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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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29)은 배우치고는 정말로 부담없는 외모를 가졌다. 길에서 수도 없이 마주쳤을 법한 친근한 얼굴로 어떤 역할이든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소화해낸다. 그의 대표작은 ‘족구왕’(2014, 우문기 감독)이다. 첫 장편 ‘1999, 면회’(2013, 김태곤 감독)로 주목받은 그는 이 영화에서 누구라도 응원해주고 싶은, 찌질하지만 순수한 복학생 만섭 역을 열연하며 ‘포스트 송강호’라 불렸다. 사석에서 만난 송강호가 “네가 족구왕이냐? 난 반칙왕인데”라고 농담하며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고. ‘도리화가’(11월 25일 개봉, 이종필 감독)에선 이 드라마에서 동룡 역을 맡은 이동휘와 함께 판소리 문하생으로 출연했다.


- 이동휘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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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네 명인 아들 부잣집의 막내 동룡 역. 소방차, 박남정 댄스부터 바비 브라운의 토끼춤까지 유행하는 춤은 못 추는 게 없다. 타고난 춤 솜씨로 교내를 평정해 ‘쌍문동 박남정’이라 불린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도롱뇽’이란 별명도 있다. 예쁜 여고생 출몰 지역은 물론, ‘빨간 비디오’와 에로영화 상영 극장 등 ‘19금’ 정보에도 귀가 밝아 친구들 사이에서 정보통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성적이 꼴찌여서 대학 진학은 오래전에 포기했지만, 낙천적인 성격인 데다 주워들은 인생 지식이 풍부해 늘 친구들의 고민 상담을 해준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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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30)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스틸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기만성형 배우다. ‘감시자들’(2013, 조의석·김병서 감독) ‘타짜-신의 손’(2014, 강형철 감독) 등에서 묵묵히 조연 역할을 소화하던 그는 ‘뷰티 인사이드’(8월 20일 개봉, 백감독)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자고 나면 얼굴이 바뀌는 우진의 절친 상백 역을 맡은 그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감정을 소화해내며, ‘제 2의 납뜩이’ ‘주연 같은 조연’이란 찬사를 받았다.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표현력, 일상 연기에 최적화된 다양한 표정과 목소리 톤 등 이동휘의 ‘능구렁이’ 같은 재능이 동룡 역에 이르러 활짝 꽃을 피웠다.


- 류혜영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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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성동일)네 장녀이자, 서울대 수학교육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보라 역. 집안의 자랑인 동시에 골칫거리다.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하는 독불장군인 데다, 화가 나면 물불 가리지 않는 다혈질이기 때문. 한 번 폭발하면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성격 또한 신경질적이고 까칠해서, 동생 덕선과 항상 티격태격한다. 밥상에서 덕선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건 다반사다. 학창 시절 1등만 했던 그에게 공부와는 담을 쌓은 동생이 사람으로 보일 리 없다. 보라의 뜨거운 성격은 사회 참여에도 이어져 부모 몰래 학생 운동을 한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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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영(24)은 시청자들에겐 낯설지 모르지만, 독립영화계에선 이름난 스타다. 수많은 독립영화로 연기력을 다진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장편 ‘잉투기’(2013, 엄태화 감독)에서 보여준 격투 소녀 영자 연기는 정말 강렬했다. 느닷없는 발차기, 살벌한 육두문자, 엽기적인 ‘먹방’ 등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여고생의 폭주를 통해 ‘잉여’로 대변되는 이 시대 청춘의 고민과 방황을 온몸으로 표현해냈다. ‘나의 독재자’(2014, 이해준 감독) ‘그놈이다’(10월 28일 개봉, 윤준형 감독) 등 상업영화에도 출연한 그의 매력은 한 성깔 하는 캐릭터 속에 숨겨진 나약한 내면을 공감 가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신예임에 틀림없다.


- 박보검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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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금은방 ‘봉황당’ 주인 무성(최무성)의 외동아들이자, 천재 바둑 소년인 택 역. 열세 살에 세계 최연소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줄곧 바둑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가혹하리만큼 자신을 채찍질하는 노력으로 바둑계 정상에 올랐지만 쌍문동에선 바보로 통한다. 말수가 적고 멍하니 넋 놓고 있는 때가 많아 뒷북치기 일쑤다. 라면도 못 끓이고, 신발 끈도 제대로 묶지 못하는 그를 골목 이웃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챙겨준다. 정환·선우·동룡·덕선은 항상 택을 귀찮게 하지만, 외롭고 아픈 그의 마음을 웃음으로 치유해주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택은 덕선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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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22)이 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작품은 ‘차이나타운’(4월 29일 개봉, 한준희 감독)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꽃미남 요리사 석현 역을 맡아, 태생부터 어둡기 그지없는 여주인공 일영(김고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세상을 향한 증오로 가득 찼던 일영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 그의 해맑은 미소와 낙천적인 성격은 음습한 분위기의 작품에 온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곱상한 외모 이면에 감춰진 고독과 삶의 무게까지 적확하게 그려내며, 자신이 단순한 꽃미남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명량’(2014, 김한민 감독)에선 이순신 장군(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넨 청년 수봉 역으로 관객 1700만 명에 강렬하게 눈도장 찍었다.


- 고경표

어떤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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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고 전교 회장이자, 골목의 모든 엄마들이 아들 삼고 싶어하는 모범생 선우 역. 스스로 짜놓은 계획표를 칼같이 지키고, 자신의 방과 독서실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리한다. 무뚝뚝한 정환과 달리, 엄마(김선영)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 등 집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착한 아들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장난에 승부욕을 불태우기도 하고, 친구들이 에로영화를 보러 가자고 꼬시면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선다. 2년간 짝사랑해 온 보라 누나에게 첫눈 내리는 날 용기내 고백한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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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25)는 이번 작품에서 ‘엄친아’ 역을 맡았지만, 지금까진 강한 인상과 대비되는 허당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왔다. 그의 허당끼가 제대로 작렬했던 작품은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2’(2013, 김성호·김휘·정범식 감독)의 마지막 에피소드 ‘탈출’(정범식 감독)이다. 고병신이라는 캐릭터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교생 부임 첫날 학생들 앞에서 망신당한 그는 여고생이 알려준 괴담을 따라하다가 지옥 입구에 갇히게 되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작품에서 고경표는 찌질한 표정과 말투, 어수룩한 행동으로 ‘병맛’ 공포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어수룩하고 순수한 이미지는 난희(클라라)의 애인 경수 역으로 특별 출연한 ‘워킹걸’(1월 7일 개봉, 정범식 감독)에서도 빛을 발했다.


글=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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