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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양키스·불스 제국엔 삼총사가 있었다

중앙일보 2015.11.27 00:57 종합 2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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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트리오는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삼각편대
지난해 3관왕 이어 올해도 선두
루스·게릭·뮤젤 ‘살인 타선’ 양키스
1920년대 월드시리즈 3회 제패


 마르첼로 리피(67) 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의 공격 삼각편대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루이스 수아레스(28·우루과이)-네이마르(23·브라질)의 활약을 지켜본 뒤 한 말이다. 그가 말한 ‘MSN’이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메시(Messi)-수아레스(Suarez)-네이마르(Neymar)의 영문명 앞글자를 따서 만든 별명이다.

 MSN트리오는 세계축구 역사상 최강 삼총사로 꼽힌다. 196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유럽 제패를 이끈 조지 베스트-보비 찰튼-데니스 로, 2008-09시즌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100골을 합작한 메시-티에리 앙리-사뮈엘 에투를 넘어 가장 파괴력 넘치는 트리오란 평가를 받고 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데뷔한 것은 지난 2004년. 2013년 네이마르, 2014년 수아레스가 가세하면서 MSN트리오가 완성됐다. 4-3-3 포메이션 중 최전방 ‘3’에 포진한 셋은 지난 시즌 122골을 합작해 트레블(프리메라리가, 코파 델레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3관왕)을 이뤄냈다.

 올 시즌도 바르셀로나는 리그 1위(10승2패)는 물론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 1위(4승1무)로 순항 중이다. 최근엔 네이마르의 활약이 돋보인다. 네이마르는 올시즌 14골을 기록하면서 ‘포스트 메날두(메시+호날두)’ 로 불린다. 지난해 월드컵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물어 뜯어 ‘핵이빨’이라 불린 수아레스도 17골을 기록 중이다. 최근 메시가 무릎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MSN트리오는 다시 삼중주를 시작했다. 셋은 지난 25일 AS로마(이탈리아)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에서 4골·3도움을 합작하며 6-1 대승을 이끌었다.

 MSN트리오는 지난 22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는 ‘BBC라인(벤제마-베일-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영문명 앞글자를 딴 이름)’을 무너뜨리고 4-0 완승을 거뒀다. MSN트리오에 맞서는 BBC라인에는 최근 미세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벤제마가 각종 스캔들에 휩싸인데 이어 호날두가 종종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내년 1월 발표되는 발롱도르(시즌 세계 최고 축구선수상) 최종후보 3인엔 한팀 소속인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이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MSN트리오의 저력은 ‘화합’에서 나온다. 남미 3개국 출신인 세 선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문전에서 동료가 좀 더 나은 기회를 맞았다고 여기면 슛 욕심을 버리고 패스를 택한다. 수아레스는 “우리의 목표는 바르셀로나의 우승이다. 우리는 서로 질투하지 않고, 경쟁자로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야구와 농구 에서도 삼총사가 힘을 합쳐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많다. 1920년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베이브 루스-루 게릭-밥 뮤젤이 대표적이다. 3명의 선수가 이룬 클린업 트리오가 192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살인 타선(Murderers’ Row)’이란 말이 생겼다. 당시 루스는 60홈런·164타점, 게릭은 47홈런·175타점을 기록했고, 뮤젤은 타율 0.337로 뒤를 받쳤다. 셋을 앞세운 양키스는 1920년부터 10년 동안 6차례 월드시리즈에 올라 3회 우승하며 ‘양키스 왕조’를 열었다.

 국내 프로야구에는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 트리오’가 있다. 셋은 2002년 94홈런을 합작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인 2003년엔 트리오가 모두 129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NC에는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 트리오가 큰 활약을 펼쳤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같은 팀 3명의 중심타자가 한 시즌에 100타점 이상을 올린 건 나이테 트리오가 처음이었다. NC는 이들의 활약 덕분에 창단 4년 만에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카고 불스엔 마이클 조던-스카티 피펜-데니스 로드맨의 ‘매직 트리오’가 있었다. 득점력이 뛰어난 조던이 공격을 이끌었고, 피펜은 공·수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2m4cm 단신 파워포워드 로드맨은 공중볼을 지배했다. 1995~96시즌 불스는 72승(10패)을 올리며 역대 NBA 한 시즌 최다승을 기록했다. 미국에 매직 트리오가 있다면 한국엔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 트리오가 있었다. 1980년~90년대 이들이 활약한 기아자동차는 농구대잔치 7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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