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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오른다는데 … 눈길 가는 미국 ETF

중앙일보 2015.11.27 00:30 경제 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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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동에 사는 A씨는 올 초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중 유가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ETF에 9억원을 투자했다. A씨는 “해외 주식은 주가가 올라도 환율 때문에 수익이 줄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잖아 투자하기 어려운데 당시 달러 강세가 점쳐지고 있어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7월 15% 정도의 수익을 내고 차익을 실현했다.

증권사 HTS로 매매 가능
내수 관련 ETF 유망
매매차익엔 양도세 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 ETF가 투자 유망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미국 ETF에 투자할 경우 그만큼 환차손 위험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환차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

 미국 ETF를 사고 판다니 복잡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국내 주식 거래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홈트레이딩서비스(HTS)나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에서 외화증권거래 약정에 동의한 후 매매할 수 있다. 달러로 매매해야 하는 만큼 환전이 필수적인데 대부분 증권사가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 계좌에 돈을 넣고 HTS·MTS 내 환전 메뉴를 이용해 환전하면 된다. 달러가 있을 경우 증권사 외화계좌로 입금하면 내 주식 거래 계좌에 그 금액이 들어온다. 모든 과정은 전화로 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미국 시장이 국내 시간으로 야간에 개장하는 게 단점이다. 이럴 땐 예약주문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낮 시간에 예약 주문을 해놓으면 개장 이후 자동으로 매매가 체결된다. 대부분 증권사가 야간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어 밤에도 주문이 가능하다. 상장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2000개가 넘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는 것도 투자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다. 민성현 삼성증권 차장은 “증권사마다 주기적으로 글로벌 ETF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하거나 투자 전 PB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2016년 투자 유망 ETF로는 미국 소비 관련 ETF가 꼽힌다. 보통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출 기반 기업의 실적은 나빠진다. 하지만 내수주는 타격이 적거나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다. 이은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성장세가 뚜렷한 아마존·페이팔 같은 온라인 소비주를 담고 있는 ETF를 추천한다”며 “달러 강세로 미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항공·여행 관련 ETF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걸로 본다.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건 그래서다. 이같은 이유로 부동산 관련 ETF가 추천 리스트에 포함됐다.

 내년도 유망 지역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유럽도 미국 ETF로 투자하면 유리하다. 이은영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로화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에 상장된 환헤지 유럽 ETF를 사면 유로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종류가 다양하니 대체투자도 가능하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리츠 ETF, 엘리뇨 심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농산물 ETF도 투자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건 세금이다. 국내 주식과 달리 매매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얻은 수익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매년 5월 관할 세무소에 자신 신고해 납부하면 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선 제외된다. 신우섭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차장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2011년 이후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해외 주식 투자가 늘기 시작했다”며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준 2013년 이후 매년 2배씩 거래대금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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