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 tech NEW trend] 잘나가는 기업들 요놈에 꽂혔군요

중앙일보 2015.11.27 00:30 경제 2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온라인 쇼핑몰인 옥션은 지난 11일 샤오미의 ‘나인봇’ 100대를 대당 49만9000원에 한정 판매했는데 4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1인용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의 일종인 나인봇은 바퀴 하나에 몸을 싣고 달릴 수 있는게 특징이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진화
오염·교통체증 없고 타는 재미도
샤오미 투자 ‘나인봇’ 없어 못팔아

 서호성 옥션 차장은 “나인봇의 경우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나인봇을 비롯한 퍼스널 모빌리티 관련 제품 물량 확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뜨고 있다. 주로 레저용으로 쓰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근거리를 오갈 수 있는 이동수단의 개념이 더해진 덕이다.

 
기사 이미지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트레이더스 일부 점포에서 세그웨이를 판매 중이다. [사진 이마트]

 오토바이 같은 1인용 이동 수단은 과거에도 많았다. 하지만 ‘퍼스널 모빌리티’는 전기를 활용한 구동장치가 달린 1인용 이동수단이란 점에서 기존의 탈 것과는 차이가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전자제어 장치가 탑재돼 별도의 수동조작 없이 스스로 균형을 잡고 세밀하게 주행한다는 점도 다르다. 속도는 시속 20㎞ 내외로 1회 충전에 2시간~6시간 가량 운행할 수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효시로는 딘 케이멘이란 발명가가 개발한 신형 휠체어인 아이봇(ibot)에서 출발한 ‘세그웨이’가 꼽힌다. 딘 케이멘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코너에서 방향을 바꾸느라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휠체어를 만들다 아이봇을 개발했다. 하지만 세그웨이는 비싼 가격과 50㎏ 넘는 무게가 한계였다. 2001년 처음 출시된 세그웨이는 1000만원 이상을 호가했다.

 
기사 이미지

킥보이 전동 킥보드는 8.2㎏의 가벼운 무게에 접을 수 있어 보관도 편리하다. [사진 옥션]

 최근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100만원 아래의 가격으로도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옥션의 경우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전동스쿠터와 외발휠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관련 상품 판매 액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356%나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얼리어답터를 겨냥해 특별전을 수시로 열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 전기로 가동해 환경오염 우려 없고, 교통체증 염려 없다는 점이다. 크기가 작아 주차도 쉽다. 최근엔 재미를 즐기는 젊은층 사이에서도 인기다.

 
기사 이미지

자가평형 전동휠. 손을 사용하지 않고 신체 중심의 변화 만으로 방향 조절이 가능하다. [사진 옥션]

 퍼스널 모빌리티는 세그웨이 등 입식 퍼스널 모빌리티가 가장 전형적인 형태다. 하지만 개념이 넓어 르노의 트의지 같은 소형차부터 앉아 타는 전동휠처럼 바퀴가 하나인 형태도 있다. 여기에 이륜 스쿠터와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도 퍼스널 모빌리티에 포함된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것처럼 사람의 몸을 직접 활용해 조작한다는 점은 같다.

 김재문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퍼스널 모빌리티도 시간이 흐르면서 지배적인 디자인이 나오겠지만 자동차처럼 획일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동차에 비해 구조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는 수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이미지

샤오미의 나인봇 미니. 퍼스날 모빌리티 시장의 본격 성장을 이끈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사진 옥션]

 퍼스널 모빌리티 발전의 이면에는 컨트롤러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있다. 사람이 몸으로 직접 제어해야 하는 만큼 가벼워야 하고, 그만큼 전력 소모량도 적어야 한다.

 전기 자전거 등 초기의 퍼스널 모빌리티 기기는 납산전지(Lead Acid Battery)가 사용됐다. 초기엔 기기 자체보다 배터리가 더 무거운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최근 리튬 이온 전지가 보급되면서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같은 경우 전기 1kWh로 100㎞를 달릴 수 있을 만큼 연비가 우수하다. 우리나라의 일반용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00원이 조금 넘는 정도다. 덕분에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 예로 전 세계 전기 자전거 시장은 2013년 84억 달러에서 2018년이면 10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이미지

나노 전동휠. 외발휠의 일종으로 내부에 장착된 자이로스코프가 자세를 유지시켜준다. [사진 옥션]

 다양한 기업들이 퍼스널 모빌리티에 주목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중국 샤오미가 8000만 달러를 퍼스널 모빌리티 업체인 나인봇에 투자했다. 나잇봇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관련 제품을 2000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인기를 끌다보니 완성차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르노는 초소형 자동차인 트위지를 2012년에 선보였다. 혼다는 앉아서 타는 의자 형태의 ‘유니 커브’란 시제품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휠 구조인 유니커브는 제자리에서도 360도 회전할 수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3월부터 1인 자동차인 아이로드(i-road)를 시범 주행해 왔다. 아이로드는 지붕이 달린 3륜 오토바이와 비슷하다. 아이로드의 최대 주행 거리는 50㎞에 달해 웬만한 출퇴근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는 풋루스(foot loose)라는 이름의 전기 자전거를 출시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국내의 경우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 일 예로 르노의 트위지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시범운행을 준비했지만 현행 법제도상 차종 분류를 받을 수 없어 무산된 바 있다. 트위지는 승용차와 이륜차의 중간 정도의 형태를 띠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로는 장거리를 이동하기도 어렵다. 배터리 용량 등으로 인해 물리적인 주행거리가 제한되기도 하지만 장거리 주행시에는 자동차라는 넘기 어려운 이동 수단이 버티고 있어서다. 날씨의 제약도 크다. 소형차와 비슷하게 생긴 르노의 트위지 조차 지붕 부분이 노출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 안전 문제도 걸린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대부분은 오토바이 수준의 안전성을 가진 게 전부다. 차로에서 자동차에 부딪힐 경우 운전자가 치명적인 부상을 피할 수 없다. 세그웨이의 오너였던 지미 헤이든 역시 2010년 세그웨이 제품을 타다가 사고로 사망한 바 있다. 대신 자동차에 탑재된 안전장치가 많아지면서 반사적으로 퍼스널 모비리티의 안전도도 자연스레 올라간다는 점은 기대해 볼만 하다.

 KB금융지주연구소의 서정주 연구위원은 “전기자전거 판매가 아직 미미한 것처럼 퍼스널 모빌리티가 단기간에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