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ussia 포커스] '우리가 미국보다 더 좋아 보여야 …' 푸틴 지지율 90% 육박 역대 최대

중앙일보 2015.11.27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예카테리나 시넬시코바, 갈리나 바비치
지난 9월 말 러시아는 시리아 내 이슬람 급진세력 격퇴 작전을 개시했다. 러시아 상원이 푸틴 대통령에게 해외 군사 파병을 허용하고 나서 채 다섯 시간도 되지 않아 러시아 공군의 첫 공습이 이뤄졌다. 사회학자들은 러시아인들의 이러한 군사개입에 대해 의견을 제대로 만들 수 없었다고 한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우리는 군사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아직 모른다.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주일 반에서 2주일이 지나고 나자 러시아의 두 주요 여론조사기관인 프치옴(전 러시아여론조사센터)과 ‘레바다 센터’는 최신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압도적 다수의 러시아인이 대체로 군사작전을 지지한다. 이후 10일쯤 지나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거의 90%에 달해 역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시리아 군사작전 이후 러 여론은


1년 전만 해도 시리아 전쟁은 러시아 국민에게 관계 없는 주제였다. 그나마 시리아 전쟁을 지켜본 사람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분쟁 당사자 가운데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이슬람국가(IS) 테러범들의 극단적 위협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고 상황을 특별하게 주목하지 않았던 일부 사람은 이 테러범들이 지정학적 게임에서 심지어 동맹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고 ‘레바다 센터’의 전문가 스페판 곤차로프는 상기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올여름 말까지 계속됐는데,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로의 군대 이동에 관해 언론이 보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

예카테리나 슐만 러시아 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 사회학연구소 부교수는 “해외 군사 파병안이 러시아 상원에 상정됐을 때, 또 이런 상황이 시리아에 국한될 뿐이라는 점이 분명해졌을 때 첫 반응은 역설적이게도 안도감이었다.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긴장이 새롭게 고조될까 봐 염려했다. 나나 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올라온 다른 많은 이의 반응이기도 했다. 게다가 시리아 군사작전은 서방 국가들과의 대화로 복귀하면서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는 점이 곧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러시아 국민은 중동 정책의 복잡한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며 이해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레온티 비조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복합사회학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뭔가 알고 있다고 해도 그건 ‘아랍인’과 ‘이스라엘’ 같은 소련 시절의 낡은 고정관념에서 나온 것일 뿐이다. 이들은 시리아의 내부 상황과 다양한 이슬람 종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그들은 푸틴 대통령이 상황을 더 잘 알고 있으며, 또 상원이 그를 지지했다면 십중팔구 그럴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학자인 미하일 코로스티코프 모스크바국립대 경제·통계·정보 전략발전학과 학과장은 “지지자들의 논리는 ‘분명한 적이 있고, 우리가 미국보다 더 좋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이미 충분하다. 그래서 시리아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고로스티코프 교수는 “고등경제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은 1년 만에 어느 쪽으로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 내 이슬람 공동체에서 이 문제는 뜨거운 주제다.

시리아 군사작전 초기에 라빌 가이눗딘 러시아연방 이슬람종교위원회 위원장은 이슬람신자들에게 “테러 위협 격퇴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고, 문제를 이슬람 내부의 불화로 비화시키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시리아 군사개입 결정을 지지했다.

한편 체첸 공화국(주요 종교는 수니파 이슬람교)의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시리아 내 IS 격퇴 작전을 수니파와의 전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도발로 규정하며 “중동 문제에 대한 러시아 지도부의 확고한 입장을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화학자이자 언론인으로 잡지 ‘이슬람 문화’ 편집장을 맡고 있는 잔나트 세르게이 마르쿠스는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회교사원 개원식(2015년 9월 23일)에서 러시아가 기독교 국가이기도 하고 이슬람교 국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다게스탄에서 돌아온 아흐메트 야를리카포프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 캅카스·지역안보문제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슬람신자들은 대체로 신중한 분위기였다. 압도적 다수는 IS가 절대 악이며 그들에 맞서 싸워야만 한다는 자세이며,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바라보는 태도도 차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슬람신자들 사이에서는 시리아에서 극단주의자들에게 맞선 투쟁이 러시아가 시아파 편에서 수니파에 맞서 싸우게 되는 전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종교 간 불화를 예방하려면 앞으로 이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