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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자국서 자아실현 불가능하다 생각해 ‘사회적 자살’ 택해

중앙일보 2015.11.27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올레크 예고로프
모스크바에서 사라진 후 터키에서 발견된 모스크바국립대 철학학부 학생 바르바라 카라울로바(19)의 사례는 러시아인이 급진주의 및 극단주의에 사로잡힌 유일한 경우는 아니다. FSB(러시아 연방보안국)의 자료에 따르면 극단주의 단체 신병 모집자들은 최근 1년 동안 1700명이 넘는 러시아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더 큰 숫자도 제시한다.

러시아인들 최근 1년 새 1700명 넘게 IS 가입, 왜


러시아에서만 젊은이들이 자국을 떠나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아랍연구가이자 역사학 박사인 게오르기 미르스키는 “최근 몇 개월 간 프랑스에서만 1733명이 IS로 떠났고, 통계에 따르면 5명 중 1명은 비무슬림 가정 출신으로 새로 개종한 사람들이며 이들 중 여성이 30%”라고 말했다.

러시아 심리학자 파벨 포노마료프는 “무슬림이 아닌 일반 젊은이들은 러시아에선 자아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이슬람 국가로 떠난다”며 “바르바라는 사회적 자살, 즉 그녀가 살아왔던 사회에서 자신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으려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젊은이가 위기를 겪고 있다. 사회가 그들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고 가혹한 제한도 부과한다. 공동체를 탈출해 다른 체제에서 한번에 모든 것을 얻으려는 생각이 사람들에게 사실상 확실한 죽음을 마주할 준비를 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게오르기 미르스키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인기를 1930년대 서방의 엘리트 젊은이들이 당시의 급진적 사상인 공산주의나 파시즘에 합류한 것과 비교한다. 그는 “바르바라 사례는 러시아가 이슬람주의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표시”라며 “가장 놀라운 것은 그녀의 가족과 지인들이 그녀가 자취를 감추기 전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일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극단주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IS의 주요 포섭 대상은 무슬림이다. IS 전도사는 포털 ‘메두자’(Meduza.io)와의 인터뷰에서 “북캅카스 출신 1500명 이상이 전쟁에 참가하고 있으며, 다게스탄과 체첸 출신의 숫자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캅카스 전문가이자 국제위기감시기구의 고문인 바르바라 파호멘코는 무슬림 사이에 급진주의가 인기를 끄는 큰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국가 운영의 질에 대한 불만이다. 그는 “부패, 사회계층 분화로 인해 개선하는 게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으며, 많은 이슬람교도에게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르는 칼리프 국가가 세속국가를 대체한다면 정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두번째는 이슬람교의 특정 유파와 과도하게 싸우려고 드는 치안기관들의 활동과 관련돼 있다. 그는 “어떤 사람을 기소하는 데 법을 어겨서가 아니라 수염이 길거나, ‘올바르지 못한’ 회교사원에 다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되면 온건한 무슬림조차 과격화된다”고 말했다. 셋째는 캅카스 무슬림과 중동의 견고한 연대다. 그는 “최근 25년간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과 이들의 연대가 현저히 강화됐다. 그래서 그곳의 상황은 북캅카스의 많은 이들에게 매우 가깝게 받아들여지며 급진주의적 행동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통상 러시아 무슬림 외에도 민족적 러시아인도 가입하는 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러시아인이 와하비파(이슬람 근본주의자) 편에서 싸운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말 캅카스 지하 테러활동의 사상적 지도자 중 한 명은 러시아 출신인 사이드 부랴츠키였다(실제 이름은 알렉산드르 티호미로프. 2010년에 제거됨).

게오르기 미르스키는 잠재적 테러집단의 신입 대원을 무슬림과 일반 청년으로 나눠야 한다고 본다. 무슬림의 경우 IS의 선전보다 무슬림 자신들의 처지와 분위기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그는 “러시아에 실업자, 빈곤한 무슬림이 많아지면 정의를 호소하는 듯한 테러리스트들의 선전이 인기를 얻는다. 그러나 문제들이 잘 해결된다면 IS에 가입할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러시아 청년들로부터는 하나의 경향을 이끌어내기는 힘들다. 각 개인의 사례를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는 어쨌든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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