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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로 이어진 신도·시도·모도 … 꽃길·숲길·바닷길 ‘3색 매력’

중앙일보 2015.11.27 00:01 Week&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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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형제섬길은 다양한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걷기여행길이다. 사진은 시도 수기해변.


바다 풍경을 즐기면서 걷기에 좋은 길을 물색할 때 기억해 둘 이름이 있다. ‘해안누리길’이다. 해안누리길은 2010년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걷기여행길 52개 노선을 가리킨다. 여기에 지난 9월 인천 옹진군 북도면의 세 개 섬 신도·시도·모도를 잇는 ‘인천 삼형제섬길’이 53번째 노선으로 합류됐다.

53번째 ‘해안누리길’ 인천 삼형제섬길


인천 삼형제섬길은 바다 여행과 걷기 여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해안누리길의 표본과 같다. 이 인천 삼형제섬길을 걸으며 섬·바다·길의 삼색 매력을 느끼고 왔다.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시도·모도는 영종도 북쪽 바다에 떠있는 섬이다. 세 섬의 면적을 다 합해봤자 8㎢에 불과하다. 서울시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했고,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만에 신도선착장에 닿았다.

신도·시도·모도가 서쪽으로 차례차례 늘어서 있어 ‘신시모도’ 또는 ‘형제섬’이라고 부른다. 한국해양재단은 주민의 입말을 따서 세 섬을 잇는 걷기여행길에 ‘인천 삼형제섬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1년 전 신도와 시도, 시도와 모도를 잇는 연도교가 들어섰다.

인천 삼형제섬길은 형제섬의 ‘맏이’ 격인 신도에서 시작한다. 신도선착장에 내려 해안누리길 안내판을 따라가면 구봉산(179m) 등산로~신·시도 연도교~시도 수기해변~시·모도 연도교~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으로 길이 이어진다. 9.5㎞에 이르는 길을 전부 돌아보는 데 5시간이면 충분하다. 길이 평탄해서 걷기에 별 어려움은 없다.

“주민 1200여 명에 불과한 형제섬에 해마다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특히 자전거 동호회 사이에서 명소로 꼽히죠. 하지만 두 발로 걸어야만 볼 수 있는 섬 풍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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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형제섬길 백미로 꼽히는 해당화꽃길.


취재에 동행한 박광근(50) 북도면장은 섬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여행법은 “걷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면장의 추천에 따라 신도와 시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를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에 바다를 끼고 걷다 보니 해당화꽃길에 접어들었다. 1.4㎞에 이르는 제방을 따라 해당화 나무 4000여 그루가 자라는 길인데, 제방 폭이 1m 남짓이라 자전거의 출입을 막고 오로지 사람만 드나든다.

계절이 늦어 꽃이 만발한 장면은 볼 수 없었지만, 길을 가운데 두고 펼쳐지는 경치로 아쉬움을 달랬다. 길 왼쪽으로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도염전을, 오른쪽으로 서해 바다와 어우러진 신도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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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해변 전망대에서 연도교 방향으로 내려올 때 만나는 숲길.

길은 수기해변으로 이어진다. 형제섬의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서걱서걱 모래를 밟는 소리를 즐기면서 한적한 해변을 따라 걸었다. 수기해변에서 이어진 언덕길을 20여 분 올라 수기해변 전망대에 다다랐다. 강화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섬이 둥실둥실 떠 있는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대에서 시·모도 연도교까지는 숲길이 이어졌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 길이 푹신푹신했다. 다시 연도교를 뚜벅뚜벅 걸어가 형제섬의 막내섬 모도로 입도했다.

산을 타고, 제방에 오르고, 해변을 걷고, 다리를 건널 때도 풍경 한구석에 바다가 있었다. 인천 삼형제섬길은 바다와 섬을 동경하는 도시인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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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인천 삼형제섬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닿을 수 있다.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삼목선착장에 닿는다. 여객선이 삼목선착장~신도선착장 노선을 매일 19차례 왕복 운항한다. 삼목선착장에서 첫 배가 오전 7시10분 출발하고, 신도선착장에서 돌아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9시50분 출발한다. 세종해운 어른 2000원 승용차 1만원, 한림해운 어른 1500원 승용차 7000원. 북도면사무소 032-899-3410.


‘해안누리길’ 정보 앱서 확인

‘해양누리길’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재단이 걷기여행과 어촌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선정한 전국의 걷기여행길이다. 53개 노선 중에는 경남 남해 다랭이길(20번 노선), 제주 서귀포 제주올레 8코스(47번 노선)처럼 이미 익숙한 길도 있고, 전남 해남 수류미등대길(15번 노선), 경남 사천 영복마을~선창마을을 잇는 실안노을길(22번 노선)과 같이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길도 있다.

지난 9월에는 전남 완도 신지명사길(18번 노선)에서 제1회 해안누리길 걷기축제가 열렸다. 한국해양재단은 해마다 한 차례 전국 해안누리길 노선을 순회하면서 걷기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용 해안누리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길정보와 여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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