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레전설③] 호날두 vs 메시, 누가 진짜 축구의 신(神)인가

[레전설③] 호날두 vs 메시, 누가 진짜 축구의 신(神)인가

스마트폰을 좌/우로 움직이면
전체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내 맘대로 레전설' 세 번째 주인공은 축구 신(神)계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입니다. 축구팬들은 최근 몇 년간 세계 축구를 양분한 호날두와 메시를 '신계(神界) 선수'라 부릅니다. 둘은 2008년부터 7년간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인 발롱도르(Ballon d'Or)를 나눠 가졌습니다. 호날두는 2008년·2013년·2014년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고, 메시는 2009년부터 4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했습니다.

'손흥민 롤모델' 호날두는 지독한 노력파,
마라도나 재림…타고난 천재 메시,
월드컵 우승시 역대 최고 반열에 한발짝 더

메시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뛴 사비 에르난데스(36)는 "메시에게 호날두가 없었다면, 호날두 역시 메시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최고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비의 말처럼 호날두와 메시는 서로 경쟁하고 자극받으면서 축구의 신계를 형성했습니다.

호날두가 낫냐, 메시가 낫냐. 축구계에서 수년째 논란이 되는 주제입니다. 여러분은 누가 진짜 축구의 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노력형 천재' 호날두와 '타고난 천재' 메시의 축구인생을 소개합니다. 좋은 댓글을 달아주신 분을 뽑아 호날두와 메시 유니폼을 선물로 드립니다.

이전 [레전설] 읽기
[레전설①]겨울을 지배하는 두 여인, 김연아 vs 이상화
[레전설②]이대호 vs 박병호, 누가 대한민국 4번타자인가
 
기사 이미지

사진=나이키 제공


'손흥민 롤모델' 호날두는 지독한 노력파
호날두는 1985년 포르투갈 본토에서 서남쪽으로 800㎞ 떨어진 마데이라 섬에서 태어났다. 하마터먼 세상 빛을 못 볼 뻔했다. 호날두의 모친 돌로레스가 지난해 7월 자서전 '어머니의 용기'를 통해 출생의 비밀을 밝혔다.

30살이던 1984년 여름 호날두를 임신한 돌로레스는 이미 자녀 3명을 키우고 있어 낙태를 결심했다. 의사의 만류에도 돌로레스는 따뜻한 맥주를 마시고 실신할 때까지 달리는 방법으로 유산을 시도했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1985년 2월 5일 호날두를 낳았다. 돌로레스는 "호날두가 '엄마가 지우려고 했던 내가 지금 우리 집안의 돈줄이야'라고 농담을 건넨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어릴 적 찢어지게 가난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형은 마약 중독이었고, 어머니가 식당일로 번 월 70만원으로 생계를 꾸렸다. 비가 오는 날에는 콘크리트 집에 물이 샜다. 지금도 킨더 초콜릿을 중독 수준으로 좋아하는데, 어릴 적 돈이 없어 못 사먹은 한이 맺혀서다. 호날두에게 희망은 축구 뿐이었다. 공이 없으면 양말 뭉치와 빈 깡통을 찼다. 도로에서 드리블 연습을 하다 차가 오면 잠시 피하고 다시 하기를 반복했다. 특유의 현란한 기술의 원천이다.

1997년 포르투갈 프로팀 스포르팅 리스본 유스팀에 입단한 호날두는 15세 때 부정맥(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는 증상)이 발견돼 축구를 그만둘 뻔 했다. 다행히 수술을 하고 완치돼 그라운드에 다시 설 수 있었다. 그는 늘 새벽까지 홀로 남아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드리블 연습을 했다. 호날두는 어릴 적 체구가 작아 별명이 '아벨리냐'(abelinha·포르투갈어로 작은 벌)였다. 현재 가슴 둘레는 1m9㎝에 달한다. 수퍼스타가 됐지만 거의 매일 훈련장에서 복근운동 3000회를 거르지 않았다. 스페인 스포츠지 '아스'는 호날두에게 '수퍼맨 크리스티아누'란 별명을 붙여줬다. 호날두가 롤모델인 손흥민(23·토트넘)은 기자에게 "메시는 타고난 천재 같다. 그러나 호날두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천재다. 나도 노력파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호날두는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74)의 눈에 띄어 1220만 파운드(약 199억원)에 맨유로 이적했다. 호날두는 데이비드 베컴(40·은퇴)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았지만 개인 플레이로 일관해 비난 받았다.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맨유 동료였던 웨인 루니(30)의 퇴장을 이끌어낸 뒤 윙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나홀로 드리블'에 열중하던 호날두가 팀 플레이에 녹아든 건 2008년 무렵부터다. 그는 현란한 드리블, 무회전 프리킥과 함께 팀을 앞세우는 성숙한 플레이를 펼쳤다. 호날두는 맨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발롱도르를 받았다. 2009년에는 역대 최고 이적료인 8000만 파운드(약 1308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2013-2014시즌에는 레알 유니폼을 입고 개인 통산 두 번째 챔스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 1월에는 메시를 제치고 2014년 발롱도르 수상자로 뽑혔다. 메시의 그늘에 가렸던 호날두는 2년 연속이자 2008년을 포함해 세 번째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호날두는 축구 실력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2010년 고향인 마데이라섬에 폭우가 몰아쳐 40여명이 사망하자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마데이라'가 적힌 언더셔츠를 펼쳐 보이는 애도 세리머니를 했다. 지금까지 기부한 액수는 100억원 이상이다. 호날두는 문신을 하지 않는다. '문신을 한 뒤엔 1년 정도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혈액원의 권고 때문이다. 호날두는 "나를 거만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지나치게 겸손한 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며 "나를 롤모델로 삼는 어린 친구들을 위해 선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날두의 최근 행보는 전성기 시절과 견줘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올랐지만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 페이스도 저조하다. 지난 22일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0-4 대패를 지켜봐야 했다. 호날두는 각종 대회 16경기에서 13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 5골, 다른 한 경기에서 3골을 몰아 넣었다. 16경기 중 10경기에서 골이 없다.

설상가상 호날두는 라파엘 베니테스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의 불화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유 이적설에도 휩싸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호날두는 흔들리고 있다. 숱한 역경을 딛고 수퍼스타로 성장한 호날두는 지금 축구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기사 이미지

사진=아디다스 제공


마라도나 재림…타고난 천재 메시
메시는 1987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태어났다. 4살 때 부모님에게 축구공을 선물받은 뒤 구슬치기 대신 축구에 흠뻑 빠졌다. 어릴 적 별명은 벼룩(la pulga). 10세 때 키가 1m27㎝에 불과할 정도로 체구가 작았다.

자국 축구클럽 뉴웰스 올드보이스 유소년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메시는 11세 때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 판정을 받았다. 한 때 관심을 보이던 아르헨티나 명문 리베르 플라테는 한 달에 900달러(약 100만원)가 드는 치료비에 난색을 표하며 메시 영입을 포기했다. 메시는 밤마다 다리에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힘든 시기에 바르셀로나 남미 담당 스카우트가 메시의 경기를 지켜본 뒤 "화성인이 보더라도 메시의 특별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무릎을 쳤다. 2000년 12월 바르셀로나 관계자는 레스토랑에서 메시 아버지를 만나 냅킨에 계약서를 썼다. 메시는 그 해 9월 스페인으로 건너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메시가 지금도 보관 중인 이 냅킨 한 장이 세계 축구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입단 후 체계적인 호르몬 장애 치료를 받은 메시는 키가 1m69㎝까지 자랐다. 여전히 작은 체격이지만 메시는 민첩한 움직임과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17세 때인 2004년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한 메시는 스페인 리그 최다골(289골), 한 시즌 최다골(50골), 최다 연속 경기골(21경기) 등을 세우며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스페인 리그 7회 등 각종 우승 트로피를 휩쓸었다. 발롱도르를 2009년부터 4년 연속 받았다.

메시는 디에고 마라도나(55·아르헨티나)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마라도나는 2006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본인 은퇴 후 보존됐던 등번호 10번을 메시에게 물려주라고 요청했다. 마라도나는 현역시절 약물중독과 폭행 등에 휘말리며 '악동'이라 불렸다. 메시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적이다. '메시, 축구의 신(저자 루카 카이올리)'에 따르면 메시는 2009년 카탈루냐 TV쇼 '해트트릭'에 출연했다. 메시는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한 달 뒤 파파라치를 통해 여자친구가 공개됐는데, 언론의 예상과 달리 섹시 스타나 모델이 아니었다.

메시의 여인은 고향 로사리오의 친구 사촌동생이자 소꿉친구인 안토넬라 로쿠소(28)다. 키 1m55㎝의 로쿠소는 대학에서 영양학을 전공한 평범한 여성이다. 메시는 로쿠소와 가족을 이뤄 2012년 11월 첫째 아들 티아고에 이어 지난 9월 둘째 아들 마테오를 얻었다. 메시는 '의리남'이기도 하다. 맨체스터시티, 첼시 등 잉글랜드 부자 구단들의 거액 러브콜을 뿌리쳤다. 그의 오른팔에는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스테인드글라스 문양 문신이 있다. 메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처럼 바르셀로나의 상징으로 남고 싶어한다.

메시는 '메시, 축구의 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세계인들이 당신을 축구왕이라고 부른다'는 질문에 "훌륭한 팀에 우연히 들어간 것일 뿐, 나는 절대 그런 선수가 아니다. 그런 호칭은 내게 과분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근 부친의 탈세의혹으로 입방아에 올랐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2014-201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레이 3관왕을 이끌었다. 내년 1월 발표되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5번째 수상이 유력하다. 지난 9월 무릎을 다쳐 두 달간 결장한 메시는 지난 22일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25일 AS로마(이탈리아)와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에서 2골을 몰아쳐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축구의 신이 다시 돌아왔다.
 
기사 이미지
중앙포토

월드컵 우승시 역대 최고 반열에 한발짝 더
일각에서는 메시와 호날두 공히 펠레(74·브라질)와 마라도나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주장한다. 펠레·마라도나와 달리 조국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조국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진 'JOGA SEM MEDO'(두려움 없이 경기를 펼쳐라)란 문구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국가대항전  최고 성적은 지난 2004년 유럽선수권 준우승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포르투갈은 4위에 올랐지만 호날두는 1골에 그쳤다. 4년 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1골에 머물며 8강행을 이끌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골에 그치며 예선탈락했다.

메시의 처지도 비슷하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에서 내리 8강에서 탈락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4골을 넣으며 결승행을 이끌었지만 연장 끝에 독일에 0-1로 졌다.

결승 직후 메시가 인파 속에서 우승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2014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사진으로 선정됐다. 메시와 호날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꿈꾼다. 둘 중 한 명이 월드컵 정상에 오른다면, '역대 최고' 타이틀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기사 이미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