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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최용해 오데로 갔나…함경도 vs 평양 설 분분

중앙일보 2015.11.25 15:51
북한의 2인자로 꼽혔던 최용해 노동당 비서가 있는 곳은 함경도일까 평양일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지만 이달 초부터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며 좌천이 확실시 되는 최용해의 소재지에 대해 엇갈린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함경도인 경우 북한 내에서도 생활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는데다 평양에서도 거리가 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김 위원장이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평양 체류 중이라면 가벼운 처벌을 받았고 복권도 곧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함경도 설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이 당국자는 “최 비서가 협동농장에서 혁명화교육을 받는 것이 확실시 된다”며 “이달 초부터 함경도 소재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협동농장에서 일반 농장원들과 함께 매일 노동을 하며 자아비판서를 작성하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최용해가 무거운 처벌을 받은 배경엔 김 위원장의 정책에 이견을 보인 불경죄가 적용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용해의 처벌 이유로 김 위원장이 각별히 챙긴 백두산청년영웅발전소 건설 중 발생한 토사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과 함께, 김 위원장의 청년 중시 정책에 이견을 보였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5일 북중관계 소식통을 인용, 최용해가 함경도와 같은 지방이 아닌 평양에서 정치학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최용해에게 지난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계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리 총리와 함께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사열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최용해는 이에 따라 9월3일 중국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이 같은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거절 당했고, 차선책으로 서열 4위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방북 역시 거부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대신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 책임을 물어 최용해에게 일선에서 물러나 평양에서 정치학습을 받으라는 처벌을 내렸다고 전했다.

최용해의 복권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국정원은 24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최용해가 복권될 거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지난 2013년 숙청ㆍ처형된 장성택보다 “죄질이 가볍다”는 이유를 들었다. 최용해는 북한에서 ‘항일 빨치산 영웅’으로 통하며 김일성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통했던 최현(1907~1982)의 아들이기도 하다. 북한은 김 주석이 항일 빨치산 배경을 부각시키며 체제 정통성을 주장해왔다. 따라서 최용해 등 항일 빨치산 2세들은 ‘출세 DNA’를 타고난 것으로 통했다. 최용해는 이런 배경 덕에 1998년 비리 혐의로 강등되고 2004년에도 비리 혐의로 협동농장 혁명화교육 처벌을 받았으나 복권돼 김 위원장의 핵심 실세로 꼽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정책에 이견을 보인 불경죄가 거론되는만큼, 복권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용해가 불경죄로 처벌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복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복권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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