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정상칼럼쇼 27회] 알베르토 “마약 중독자에게 자유는 없다”

중앙일보 2015.11.25 15:23
 


JTBC '비정상회담'에 이탈리아 대표로 출연 중인 알베르토 몬디(31)가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비정상칼럼쇼’에서 '마약 청정국 한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선 지난 12일 본지에 기고한 칼럼 ‘[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마약 청정국이어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유럽의 마약 피해를 지적하고 한국이 어떻게 예방·대처해야 할지를 논의했다. 이날 방송에는 JTBC 비정상회담에 함께 출연 중인 카를로스 고리토(29ㆍ브라질), 새미 라샤드(26ㆍ이집트)도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비정상’멤버와의 일문일답 전문.

- 알베르토가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어서 좋다는 칼럼을 썼다. 간단하게 이야기해달라.

알베르토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치안이다. 한국이 외국사람이 보기에는 굉장히 안전하고 치안 좋고 살기 좋은 나라이다. OECD 조사 결과를 보아도 가장 안전한 나라 중에 들어가 있다. 나도 그 이유를 고민해봤는데, 경찰 치안도 그렇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마약 사용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 나 또한 한국에 와서 마약을 보거나 마약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마약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최근에는 마약 관련 이슈가 있는 것 같아 기사를 쓰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장점을 잘 이야기해준 것 같다. 한국인은 우리나라에 대해서 엄혹하다. 살 곳이 못되고, 헬조선이라고 하는데, 지옥 같은 나라가 아니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니 놀랍다.

알베르토 "유럽 같은 경우는 마약의 역사가 매우 뿌리 깊다. 18-19세기부터 마약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고 유명한 작가나 시인이나 현대 가수 같은 많은 사람이 마약을 매력적으로 묘사하고 사용하기도 한다. 가령 보들레르나 랭보는 마약을 많이 사용했다. 어떻게 보면 유럽에서는 마약에 대한 멋있는 이미지도 있다. 사용률도 매우 높은데, 고등학교 때부터 마약을 한 친구도 있다. 유럽의 분위기도 마약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다. 유럽도 한국정부가 해온 것처럼 앞으로 마약 사용률을 낮게 유지하고 마약 불법거래도 근절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카를로스 "나 또한 한국에 와서 마약 이야기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특이한 건 브라질에서는 담배와 술도 마약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이와 같은 표현이 없지만, 담배와 술은 중독성이 있고 몸에 나쁘기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마약이라고 본다. 대마초의 경우 마약이 아니라는 연구 조사나 사람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대마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나쁜 것 같아 이것도 특이하다. 대신 마약에 비해 술과 담배의 인식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담배와 술도 나쁜데 인식이 왜 마약만큼 나쁘지 않은지 모르겠다.

-브라질과 비교해 한국 술 문화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면 언제였는가.

카를로스 "강제로 술을 먹이는 것이 놀라웠다. 회식이나 선후배 술자리에서 강제로 먹이더라. 먹지 않으면 왕따를 시키기도 한다. 나도 당해봤다. 특히 여성에게 이런 점은 위험하다. 한국 여성은 이런 문화로 인해 술 자리에서 나쁜 사고당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새미 "이집트에서 마약은 불법인데 신문에 보면 마약이 많이 나온다. 이집트는 마약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마약 거래뿐만 아니라 마약 농사까지 문제가 된다. 경찰이 마약 짓는 사람을 발견했다는 뉴스도 많다. 한국에 온 지 2년 반쯤 지났을 때 익숙한 이야기가 안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마약 이야기였다. 한국 친구에게 '한국인은 마약 거래 안 하냐'고 물었더니 '한국인은 마약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매우 소규모로 거래가 진행된다'고 말하더라.

알베르토 "내가 쓴 기사에서 나는 한국에서 마약을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되는 게 특이하다고 썼다. 이탈리아에서는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예술인의 언급 때문에 마약에 대한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가 있다. 정답은 중간에 있다고 본다. 우리 유럽인은 마약에 대한 신비로운 이미지를 버려야하고, 한국인은 이제 한국에서도 마약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마약 이야기를 금기시하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약에 대해 공부도 하고 안전을 위해 대처하는 방법도 배워야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 나의 경우 한국에서 마약을 합법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불법거래가 사라져서 나라에서 세금도 거두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내 생각엔 교육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마약 언급을 금기시하는 것보다는 마약에 대해, 나아가 술과 담배의 중독성과 위험성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술과 담배를 불법화해야할 필요는 없는가

카를로스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 역사를 보면 우리 선조는 옛날부터 중독성이 있는 물질을 사용해왔다. 아예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새미 "우리는 마약과 술을 한 개념에 묶어 생각한다. 술이 마약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술 문화에 대해 가장 놀라웠던 게 억지로 먹이는 것과 많이 마시는 것이다. 사람이 그 정도로 많이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집트에서 술 먹는다고 해서 마약범으로 보지는 않지만, 법적으로는 술과 마약은 비슷한 처벌을 받는다. 이탈리아는 마약을 하는 것은 합법이나 거래는 불법이다. 이집트에서는 거래하는 것도 불법이다. 물론 처벌의 정도는 다르다. 하다가 걸리면 징역 1-3년, 거래하다가 걸리면 24년 정도다. 합법화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한다. 마약엔 나쁜 점만 있기 때문에 교육을 하면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 불법이라고 확실하게 규정짓고 뿌리까지 쫓아서 마약을 근절해야한다."

알베르토 "이집트에서 술 먹는 사람은 얼마나 되나."

새미 "이집트 사람 인식에 술 먹는 사람은 없다, 약 천명 중 한 명 꼴이다. 아니면 만 명 중 한 명이다. 잘 모이지도 않고, 대도시에 있는 몇몇이다. 지방 사람은 아예 안 마신다."

-관광객이나 외국인은 이집트에서 술을 마실 수 있지 않나.

새미 "현지인들은 맥주를 마셔도 된다. 맥주와 술은 다르다고 본다. 그래서 현지인이나 외국인은 맥주는 마실 수 있다. 다만, 다른 술을 구입하는 건 외국인만 된다."

알베르토 "마약의 가장 큰 단점은 중독성이다. 마약을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지만, 문제는 중독성이다. 마약 하는 친구를 보면, 약한 마약의 경우 피운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더라. 다만, 중독이 되면 자유가 없어진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정리 김유진 인턴기자 kim.yoojin@joongang.co.kr
촬영 최영권·이진우·양길성·김세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