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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캣 ‘아들 로비’ 통했나 … 최윤희 전 합참의장 집중 추궁

중앙일보 2015.11.25 02:00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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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검찰에 출석한 최윤희 전 합참의장. [뉴시스]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 도입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최윤희(62)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합참의장에서 물러난 지 48일 만이며 합수단 출범 후 소환된 최고위직 군 인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최 전 의장을 상대로 2012~2013년 와일드 캣 도입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을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최 전 의장은 작전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고 실물 개발이 되지 않았음에도 요구조건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시험평가문건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앞서 구속기소한 전·현직 군인 7명 가운데 해군 박모(57) 소장으로부터 “최 전 의장 지시로 와일드 캣 사업을 진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군은 2013년 1월 조작된 평가 문건 등을 토대로 미국 ‘시호크’를 제치고 영국·이탈리아 합작 AW사의 와일드 캣을 도입 기종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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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장남(36)이 와일드 캣 도입을 중개한 S사 대표 함모(59)씨로부터 받았다는 2000만원의 성격도 조사했다. 조사결과 최 전 의장 부인 김모씨가 신사업을 구상 중인 아들을 함씨에게 소개했고 이후 사업 지원 명목으로 지난해 9월 함씨 측 수표가 건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함씨 요청으로 아들이 이 중 1500만원을 돌려줬고 나는 아들이 조사받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수단은 장남의 사업을 지원할 정도로 두터웠던 함씨와 최 전 의장의 관계가 허위공문서 작성의 동기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또 정홍용(61)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이 함씨에게서 받은 아들 유학비 4000만원을 뇌물로 보고 있다. 특히 합수단은 정 소장이 유학을 앞둔 아들을 함씨에게 직접 소개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정 소장은 2012~2013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위촉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KIDA 연구원의 동생 심모씨로부터 회사 법인카드를 받아 2780만원을 쓰고 현금 500만원을 별도로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단은 문제의 돈이 함씨가 심씨에게 건넸다는 1억원 중 일부인 단서를 잡았다. 이와 함께 KIDA가 와일드 캣 도입에 부합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사실을 파악한 합수단은 금품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KIDA 측은 "'와일드 캣'에 대한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 자체에 대한 타당성 연구 결과만 내놓았을 뿐이고 정 소장이 위촉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이전인 2011년에 진행된 일이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23일 소환돼 약 20시간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지난해 7월 아들이 유학비로 4000만원을 빌렸고 다음달 아들이 3000만원을 갚고 11월에서야 이를 알고 나머지 1000만원을 내가 직접 갚았다. KIDA 시절 금품은 민간인일 때라 뇌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과 정 소장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1일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함씨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합수단은 함씨에게 정 소장, KIDA 연구원 심모씨 등에 대한 금품 전달(뇌물·배임증재) 혐의 외에 최 전 의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할지 검토하고 있다.

함씨는 정당한 돈 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합수단은 수사에 대비해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함씨가 정 소장으로부터 아들 유학비 1000만원과 최 전 의장의 장남에게서 1500만원을 돌려받은 시점은 지난해 11월로 합수단 출범 직전이었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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