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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흘리고 대북방송 껐다” 황병서·김양건 영웅 칭호

중앙일보 2015.11.25 01:57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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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월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김정은 오른쪽 뒤 최용해(원 안) 노동당 전 비서가 보인다. [사진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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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左), 김양건(右)

국가정보원이 24일 북한 최용해 노동당 전 비서가 백두산발전소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달 초 지방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당분간 남북관계에서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내년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남 유화태도를 유지하면서 국제적 고립 탈피를 꾀할 것이며, 만약 여의치 않을 때는 전략적 도발과 국지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연평도 인근 섬인 아리도에 레이더 영상과 철탑 건물 시설 등을 보강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군 당국도 지난 4일 “우리 군 정탐을 위한 시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과 의견 차 보인 최용해=국정원은 북한의 2인자였던 최용해 숙청 이유에 대해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 때문이며, 이달 초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전소는 완공 전에 토사가 무너져 누수 현상이 발생했으며, 최용해가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4월과 9월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발전소 건설 공사는 험준한 지형 등으로 진척 속도가 더뎠지만 김정은은 당 창건일까지 완공을 지시했다. 국정원은 최용해 숙청의 또 다른 이유는 청년 중시 정책을 놓고 김정은과 의견 차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용해가 2013년 처형된 장성택과는 죄질이 다른 만큼 복권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8·25 합의를 ‘8·25 대첩’으로 부르는 북한=국정원은 또 지난 8·25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두고 충돌 없이 남측의 확성기를 중단시킨 ‘무혈부전(無血不戰)의 승리’라며 ‘8·25 대첩’으로 대대적 선전 중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회담에 나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는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8·25 회담의 계기가 된 8월 초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과 관련, 국정원은 도발을 기획한 인물로 파악된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대장 계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뢰 매설에 직접 개입한 임광일 제2전투훈련국장은 작전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군의 대응 포격을 뒤늦게 보고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김상룡 제2군단장을 후방인 함경북도 제9군단장으로 좌천시켰으며 김춘삼 작전국장, 박정천 화력지휘국장은 해임됐다고 전했다.

 ◆외화벌이 혈안된 북한, 불법 낙태시술도=국정원은 내년 5월 당 대회를 앞둔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 인력 송출을 강화했으며 50여 개국에 5만8000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연간 2억3000만 달러(약 265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중 해외에 파견한 의료 인력은 불법 낙태시술로 월 수천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기관별 충성자금 상납 압박은 더 심해지고 있으며, 북한의 해외 상사원들은 “ 최소 생활비만 남기고 바치라고 닦달한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내년 당 대회를 치르는 것은 체제 결속을 위한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IS 지지자, 시리아 입국 추진=국정원은 또 “최근 국내에서 적발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지자 10명이 단순히 IS에 동조 또는 찬양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으로 IS 조직에 가입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에 “시리아에 어떻게 입국하느냐” “IS 대원을 접촉할 방법이 무엇이냐” 등의 구체적 질문을 남겼다고 한다. 정보위 주호영 위원장은 “현행법상 IP어드레스(주소)나 ID를 파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입법 보완을 해 달라는 국정원의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수진·이지상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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