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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 리포트] 그린넬대, 하버드·스탠퍼드 등 명문 대학원 관문

중앙일보 2015.11.25 00:10 강남통신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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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넬대는 1846년 설립됐다. 유럽풍의 고풍스런 건물이 학교 곳곳을 장식한다. 학교는 노스·이스트·사우스까지 세 캠퍼스로 나뉜다. 사진은 학교 내 노스캠퍼스에 위치한 기숙사. [사진 그린넬대]

 
江南通新이 ‘해외 대학 리포트’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대원외고·경기외고·청심국제고·한영외고·외대부고·민사고 등 국제반을 운영하는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진학한 해외 대학 상위 30곳 가운데 국제반 교사가 추천한 주목할 만한 대학을 소개합니다. 이를 위해 2012~2014년 6개 학교의 해외 대학 진학 실적을 제공 받아 합산했습니다. 합산 결과 6개 학교 총 1998명(중복 합격 포함)이 미국·영국·중국·홍콩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곱 번째로 소개할 곳은 미국 학부 중심 대학(Liberal Arts College) 중 명문대로 꼽히는 그린넬대입니다.

학부만 있는 '학부 중심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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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미만 소수정예로 전공 수업
토론으로 시작해 토론으로 마무리
“졸업생 절반 10년 이내 석·박사 취득”


3학년·21세까지 기숙사 생활 의무
매주 교수와 상담하며 진로 로드맵
원하는 전공 없으면 학생이 직접 개설



미국 아이오와주에 있는 그린넬대(Grinnell College)는 미국 내 학부 중심 대학(Liberal Arts College) 중 최상위권 대학으로 꼽히면 명문대다. 학부 중심 대학은 일반적으로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을 운영하지 않고 학부 학생의 교육에 교수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대학이다. 학교 총 학생 수는 보통 2000명 안팎으로, 20명 내외의 소수정예 수업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그린넬대는 올해 ‘U.S 뉴스&월드리포트’ 학부 중심 대학 종합 순위에서 19위에 올랐다. 특히 학부 교육 수준에선 5위로 교육 과정이 탄탄하고 교수진의 실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졸업생 상당수가 하버드·예일 등 유명 연구 중심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한다. 미국 학부 중심 대학의 장점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2000년대 들어서 한국 학생의 유학이 늘기 시작했다. 학부 교육의 우수성과 대학원 진학에 최적화된 교육으로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유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린넬대는 1846년 설립돼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주의 작은 시골 마을인 그린넬에 위치한 대학으로 아이오와주를 대표하는 명문대다. 전교생 1734명의 작은 대학이지만 명성은 미국 전역에 퍼져있다. 특히 생물학·화학·생화학 등 바이오 분야는 미국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그린넬대는 국제 학생 비율이 15%를 넘을 정도로 지역·종교·인종 등 다양성을 중시하면서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교육을 표방한다. ‘U.S 뉴스&월드리포트’ 학부 중심 대학 순위에서 세부 항목 순위를 살펴보면 이 학교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재학생의 경제적 다양성에선 1위, 학부 교육 수준은 5위, 혁신성은 6위, 학비 대비 교육 우수성에서 7위를 기록했다.

 1957년 그린넬대를 졸업한 첫 한국인 유학생인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은 “그린넬대의 교육 철학은 다양성·진보·개방·혁신으로 집약된다”고 말했다. 현재 그린넬대 명예이사이기도 한 김 회장은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방향을 대표하는 사람이 총장 아니겠느냐”며 “현재 그린넬대 총장의 면면만 살펴봐도 그린넬대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그린넬대 총장은 레이나드 스튜어트 킹스톤(Raynard Stuart Kingston)이다. 그는 흑인이면서 동성연애자다. 심지어 학교 관내의 사택에서 파트너와 함께 살면서 양자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김 회장은 “총장은 미국 국립 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오랫동안 부총재를 지낸 공공의료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라며 “그를 총장으로 선임할 때 이사진은 그의 실력을 봤지 그의 배경(흑인·성소수자)을 보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정치학과를 2012년에 졸업한 김다예(25)씨는 “학교는 항상 소수인종 비하 등 증오범죄 조짐이 보일 때마다 전교생 e메일로 반성을 촉구하고 특별 강의를 여는 등 강하게 대처했다”며 “미국 내에선 소수인종인 한국인 유학생으로서 항상 학교로부터 보호받고 세심하게 관리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교수 1인당 학생 9명, 대학원 수준의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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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넬대 졸업식. [사진 김다예]


그린넬대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은 “그린넬대의 수업은 토론으로 시작해 토론으로 끝난다”고 입을 모은다. 그린넬대의 교수 대 학생 비율은 1대9로 모든 수업이 20~25명 안팎의 소수정예로 진행된다. 세미나 수업 등 전공 심화 수업은 수강 인원이 10명 미만이 대부분이다. 학부 과정에서 대학원 수준의 깊이 있는 학습과 토론이 진행된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정치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배종훈(2학년)씨는 “수업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넌 어떻게 생각하니’‘왜 그런 결론을 도출했느냐’ 등 내 의견을 묻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의견이 하나로 합치될 때도 교수는 계속 반대 의견을 내면서 토론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관계학 수업을 예로 들었다. 국제관계학 수업은 ‘2명의 메인 발표자의 1:1 발표 토론→청중 토론→교수와 학생 토론’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메인 발표 토론자 2명이 1시간 동안 공방을 주고받은 뒤 나머지 1시간 동안 발표 토론자와 수업 참가 학생 사이 토론을 진행하는 식이다. 배씨는 며칠 전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 배경과 이유’란 주제의 발표 토론자로 나섰다. 배씨는 “1시간 발표 토론을 준비하려면 며칠은 진땀을 빼며 광범위하게 자료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스스로 배우고 깨달아가면서 생각의 깊이를 더해가는 게 그린넬대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과학 수업도 마찬가지다. 2013년 이 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임주영(23)씨는 “화학·생물학·물리학 등 모든 과학 수업에서 주 4시간 정도 실험·실습이 이뤄진다”며 “학부생 때 교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다음 학기부터 생물학과 전공 과정을 밟을 예정인 박종범(2학년)씨는 “인문·사회과학뿐 아니라 과학 수업에서도 논리력·사고력·분석력을 강조한다”며 “시험 문제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지식을 외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다”며 “생소한 논문을 던져준 뒤 실험 과정과 결과를 분석해 새로운 실험 설계를 해내야 하는 문제가 많다”고 했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교수진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린넬대가 있는 아이오와주는 겨울이면 폭설과 눈보라로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다. 하지만 폭설이 아무리 심해도 수업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 김다예씨는 3학년 1학기 때 수강했던 통계학 수업을 떠올렸다. 그때 담당 교수는 학교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서 출퇴근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한 번은 눈보라가 심해 수업이 취소되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교수님이 다음 날 수업을 위해 미리 학교 근처 호텔에 방을 잡고 학교로 출근해 학생들 모두 놀랬던 적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그런 교수님한테 배우는데 어떻게 공부를 게을리 하겠느냐”며 “교수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다양한 학문 접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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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15분만 걸어나가면 펼쳐지는 초원. [사진 김다예]


그린넬대 학생들은 보통 2학년에 올라가 전공을 결정한다. 전공 이수에 필요한 필수 학점은 보통 32학점으로 한 학기당 1~2과목을 들으면 전공을 인정받는다. 전공 이수에 필요한 필수 과목이 적다고 학교생활이 만만한 게 아니다. 박종범씨는 “지금 듣고 있는 유기화학은 매주 퀴즈를 보고 중간고사만 세 번에 기말고사도 본다”며 “매일 3~4시간씩 공부해야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공부량이 많다”고 말했다. 전공과목 수는 줄이되 수업 하나하나의 질은 높다는 얘기다.

 그린넬대 학생은 1학년 1학기 때 필수적으로 튜토리얼(tutorial)이라는 교양 수업을 듣는다. 인문·역사·정치·수학·생물 등 여러 분야 중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한 분야를 정해 수업을 들으면서 글쓰기와 토론 기법 등 공부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 중인 이증락(2학년)씨는 “영어 글쓰기가 서툰 유학생에게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수업”이라며 “관심 분야를 공부하면서 인용법, 각주 달기 등 논문 작성법과 효과적인 독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운다”고 설명했다. 보통 수업보다 더 적은 12명 정원으로 진행된다.

 튜토리얼 담당 교수는 학생이 전공 선택 전까지 지도교수를 맡는다. 이씨는 “매주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교수와 학생 사이 관계가 친밀하다”며 “전공 선택에 대한 상담은 물론 4년간 어떤 과목을 들으면서 커리어를 쌓아갈지 전반적인 로드맵을 함께 짠다”고 말했다. 이때 지도교수는 학생이 4년 동안 특정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공 선택 후에는 학생이 선택한 전공교수가 지도교수를 이어 맡는다. 교수 1인당 담당 학생은 10명 내외로 꼼꼼하게 관리한다.

 독립전공(independent major)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전공 과정 중 학업 목표에 부합하는 전공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지도교수와 협의를 통해 학생이 직접 전공 커리큘럼을 디자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예컨대 ‘문학과 영화를 통해 본 미국사 연구’처럼 문화학과 역사학을 융합한 전공을 설계한다거나 현재 그린넬대에는 없는 저널리즘 같은 전공을 학생이 직접 만들어내는 거다.

 학생이 직접 개설한 과목이 공식적인 학점으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ALSO(Alternate Language Study Option)라는 프로그램은 한국어·힌디어·그리스어·스와힐리어 등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하지만 학교엔 정식 과목으로 개설되지 않은 언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임주영씨는 직접 교재를 개발하고 수업을 맡아 매 학기 3~6명씩 한국어를 가르쳤다. 임씨는 “공식 학점으로 인정되는 과목”이라며 “객관화된 지표에 따라 내가 직접 과제·시험 문제를 내고 학생들을 평가해 학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학교 적응 도와주는 호스트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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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넬대의 도서관. [사진 김다예]


그린넬대가 위치한 그린넬 지역은 인구가 9000여 명에 불과한 아이오와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학교에서 15분만 걸어나가면 지평선이 안 보일 정도로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다. 한국인 유학생들은 “학교 앞 그린넬 다운타운은 딱 한국의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라며 “한적하고 조용해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주변 환경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다. 3학년까지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한다. 4학년이거나 만 21세를 넘겨야만 자취를 할 수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환경이 답답하진 않을까. 학생들은 “전교생 1700여 명의 작은 학교지만 클럽 수가 200여 개가 넘어 학교 안에서 즐길 거리가 많다”며 “매주 토요일엔 강당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곁들이며 춤출 수 있는 파티가 열려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교수와의 친밀한 관계도 향수병 걱정을 던다. 박종범씨는 “모든 수업이 소규모로 진행되다 보니 교수와 학생 사이가 정말 친밀하고 돈독하다”며 “그린넬대에서 교수는 친구이자 부모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김다예씨는 “처음엔 낯선 유학 생활에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여러 교수님 덕분에 무난하게 졸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1학년 1학기 때 한 심리학 교수와의 일화를 들려줬다. 김씨는 “무작정 교수님을 찾아가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고 한국이 그립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었다”며 “교수님은 내가 여태까지 제출했던 에세이를 모두 꺼내서 함께 읽으면서 ‘괜찮다. 할 수 있다.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며 따뜻하게 맞아주셨다”고 기억했다.

 국제 학생을 위한 ‘호스트 패밀리’ 프로그램도 학교 적응에 도움을 준다. 그린넬 지역 주민과 외국인 유학생을 연결해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미국 생활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김씨는 한국인 딸을 입양했던 한 노부부와 호스트 패밀리를 맺었다. 김씨는 “노부부께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저를 초대해 함께 식사도 하고 슈퍼볼 시즌엔 TV로 미식축구를 함께 보면서 응원하기도 했다”며 “엄마·아빠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향수병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모든 생활이 학교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그린넬대는 특히 자치·자율을 강조한다.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다’는 교육 철학의 연장선이다. 배종훈씨는 5명으로 구성된 학교 자치법정 멤버로 활동 중이다. 자치 법정은 교내 음주 사고나 각종 학생 간 갈등에 대해 학생끼리 자율적으로 사건을 검토하고 처벌 수위까지 자치적으로 결정하는 의사 결정 기구다. 배씨는 “음주 사건·사고의 경우 보통 알코올 상담 치료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사고가 반복될 경우엔 정학 등 높은 수위의 처벌을 내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퇴학까지 고려해야 할 심각한 사건은 교수와 학생 두 명씩 동수로 꾸려진 심의 기관에서 처벌을 결정한다. 배씨는 “자치·자율은 그린넬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가벼운 사안부터 무거운 사건까지 학교는 항상 학생 측의 의견을 경청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학부 중심 대학(Liberal Arts College)=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이 없고 학부 과정만 운영하는 4년제 대학. 보통 학교의 총 학생 수는 1500~2500명 안팎으로, 대부분 수업이 20명 내외의 소수정예로 진행된다. 토론 위주의 수업, 교수의 1:1 첨삭 등 소수 정예의 장점을 살려 교육한다. 학부생들의 기초 학업 능력을 탄탄하게 길러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그린넬대와 윌리암스대·스와스모어대 등 최상위권 학부 중심 대학은 미국 내에서 하버드·예일 등 아이비리그 대학 못지않게 인지도가 높다.



한인 유학생이 말하는 그린넬대 생활

Q 학교가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어 심심하지 않나.

A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그린넬대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다고 그린넬대 학생이 놀 줄 모르는 게 아니다. 공부할 땐 열심히 집중하고 놀 땐 확실히 논다. 매주 토요일에 강당에서 파티가 열리는데, 매번 콘셉트가 바뀐다. 발렌타인쯤엔 좋아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체인 파티가 열리고, 80년대 복고 파티 때는 80년대 복장을 갖춰 입고 신나게 논다. 크로스 드레싱 파티도 기억에 남는다. 남자는 여성 의상을, 여자는 남성 의성을 차려입고 즐기는 파티다.

Q 기숙사 생활은 어떤가.

A 기숙사는 보통 2인 1실을 쓰는데 매해 3월쯤 기숙사 방 배정을 다시 한다. 전교생에게 번호가 무작위로 주어진다. 번호가 낮은 고학년이 기숙사 방 선택권을 갖는다. 4학년 1번이 가장 먼저 기숙사 방을 선택하는 식이다. 원하는 친구와 함께 방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기숙사 동별로 특징도 다르다. 노스·이스트·사우스 등 세 개 캠퍼스로 나뉘는데 각각의 캠퍼스에 기숙사 동이 흩어져있다. 노스 캠퍼스에 있는 기숙사는 체육관과 가까워 보통 운동선수들이 선호한다. 이스트는 조용하고 한적해서 학구파가 많다. 사우스 캠퍼스에 있는 기숙사는 파티가 자주 열리는 분위기라서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Q 자취를 한다면 생활비는 얼마나 드나.

A 제한 조건이 있다. 4학년이거나 만 21세를 넘겨야만 자취를 할 수 있다. 생활비는 저렴한 편이다. 그린넬은 인구 9000명 정도의 작은 시골 마을이라서 물가가 싸다. 보통 월세로 30만~40만원 정도면 자취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이 학교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자취를 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재학생의 90% 정도가 4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맥 지도

인텔 창업자, 뉴딜 입안자 등
인문·과학·정경 다양한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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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한국 28대 상공부차관을 지낸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 인텔 공동창업자 로버트 노이스, 마틴 루터 킹의 막내딸 버니스 킹, 수단 초대 대통령인 존 가랑, 세계적인 지구화학자 클레어 패터슨, 1989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 토마스 체크, 미국 뉴딜 정책의 실질적인 설계자인 해리 홉킨스, 재즈 음악가 허비 행콕, 전 미시건대 총장인 메리 수 콜맨.

그린넬대는 1846년 설립된 학부 중심 대학(Liberal Arts College)이다. 학부생 교육에 학교의 모든 역량을 투자한다는 점은 모든 학부 중심 대학의 공통점이지만 학교마다 특색과 강점은 조금씩 다르다. 유학전문어학원 ‘리얼프렙’의 배재진 팀장은 “윌리암스대(Williams College)는 법대가 강해 졸업생 상당수가 로스쿨에 진학하고, 미들베리대(Middlebury College)는 언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린넬대 졸업생은 인문·경제·정치·교육·과학·음악·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넬대는 특정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 어느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훈련된 인재를 배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학교 특성에 맞게 그린넬대 동문은 정치·경제·사회·과학·언론계 등 전 분야에 두루 걸쳐 있다. 인텔 공동창업자인 로버트 노이스와 뉴딜 정책의 실질적인 설계자로 루스벨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했던 해리 홉킨스가 그린넬대 출신이다. 과학 분야에선 지구 나이를 최초로 정확하게 계산해낸 세계적인 지구화학자인 클레어 패터슨과 1989년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토마스 체크도 이 학교를 나왔다. 이 외에도 마틴 루서 킹의 막내딸인 버니스 킹, 아카데미 어워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다수 수상한 재즈 음악가 허비 행콕, 수단 초대 대통령인 존 가랑, 전 미시건대 총장인 메리 수 콜맨 등이 있다.

 그린넬대는 하버드·스탠퍼드 등 세계 최고 연구 중심 대학의 석·박사 과정으로 가는 관문으로 통한다. 1957년 그린넬대를 졸업한 한국인 첫 유학생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은 예일대에서 역사학과 석사를 밟은 뒤 버클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미국 대학원에서 한국인 유학생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낯선 존재였다. 김 회장은 “그린넬대를 졸업한 덕분에 석사·박사 과정 입학이 쉬웠다”며 “미국 정·재계에서도 그린넬대 출신이라고 하면 보는 눈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은 대학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U.S 뉴스&월드리포트’ 학부 중심 대학 종합 순위는 19위에 머물렀지만 세부 항목인 평판도 조사에선 5점 만점에 4.2점을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연구 중심 대학에서 그린넬대 졸업생의 학업 성취도를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그린넬대의 강점이 알려지면서 2000년대 들어 한국인 유학생이 늘기 시작했다. 그린넬대에서 정치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는 배종훈(2학년)씨는 “한국인 졸업생 상당수가 하버드·예일 등 유명 연구 중심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 팀장은 “그린넬대를 졸업한 뒤 10년 이내에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생 비율은 51%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전체 대학 중 7번째로 높은 비율”이라고 소개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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