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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ravel]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랜턴으로 시작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11.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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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00개의 전구로 화려하게 장식한 자이언트 랜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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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크리스마스 풍경을 가진 나라다. 흰 눈, 화려한 장식을 두른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라, 온갖 랜턴 불빛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필리핀 팜팡가(Pampanga)주의 주도인산 페르난도(San Fernando)에서 열리는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Giant Lantern Festival)’ 이야기다.

필리핀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

 

2~5m 거대한 별 모양 랜턴 ‘패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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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랜턴은 하나의 높이가 2~5m에 이를 정도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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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턴 쇼를 구경하는 사람들.

필리핀 최대 빛 축제인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의 주무대는 산 페르난도다. 우리에겐 퍽 낯선 장소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67km 떨어진 팜팡가의 중심 도시인데, 현지에선 ‘크리스마스의 수도’로 불릴 만큼 랜턴 페스티벌로 유명하다. 12월이면 도시 곳곳에 대형 랜턴이 설치돼, 밤마다 불야성을 이룬다.

페스티벌에 이용되는 랜턴을 패롤(Parol)이라 부르는데, 별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롤은 크기나, 스타일이 각양각색이다. 문양과 색깔이 서로 다르고, 크기는 2~5m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축제의 이름대로 자이언트 랜턴인 셈이다. 패롤 하나의 작업 기간은 보통 3개월이 넘는다. 자그마치 5000개가 넘는 전구로 장식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 작업을 벌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이언트 랜턴은 약 30만 페소(약735만원)나 된다.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의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는다. 20세기 초 인근 바콜로(Bacolor) 지역에서 대나무와 코코넛 천 등으로 장식을 만들어 미를 뽐낸 것이 축제의 시초다. 산 페르난도에 전기가 들어온 1931년 이후 비로소 축제는 화려한 랜턴 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산 페르난도는 12월에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진다. 당연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언감생심이다. 하나 눈보다 화려한 불빛이 있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랜턴의 불빛은 희망을 상징한단다.
 
축제도 즐기고, 배도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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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튀긴 돼지 족발 요리 크리스피 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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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스튜 요리 아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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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바비큐 요리 레천.

올해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은 12월 19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이어진다.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패롤 작품으로 경연을 벌이는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 콘테스트다. 역대 가장 많은 11개 바랑가이(필리핀의 가장 작은 행정구역 단위)가 참가해 패롤의 완성도와 미를 겨룬다. 랜턴 경연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자이언트 랜턴은 캐럴ㆍR&Bㆍ팝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빛과 색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 ‘giant lantern festival’을 검색해 보시라. 자이언트 랜턴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공연이다.

축제 기간 내내 산 페르난도는 전체가 아예 흥겨운 놀이터로 변신한다. 랜턴 전시와 더불어 콘서트, 바자회, 댄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벌어진다. 특히 마지막 날인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랜턴을 들고 퍼레이드를 벌이며 진풍경을 연출한다.

입도 즐겁다. 축제 전후로 많은 음식점에서 할인 및 이벤트 행사를 열어 관광객을 유혹한다. 필리핀식 된장찌개인 시니강(Singang), 전통 스튜 요리 아도보(Adovo), 기름에 튀긴 돼지 족발 요리 크리스피 파타(Crispy Pata) 등 필리핀이 자랑하는 먹거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특히 돼지고기 바비큐 요리인 레천(Lechon)은 꼭 맛봐야 할 요리다. 어린 돼지를 통째로 굽는 이 요리는 대대로 축제ㆍ결혼ㆍ명절 등의 잔칫날 필리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먹는 음식이다. 대나무에 끼워 숯불에 5시간 이상 구운 어린 돼지는 겉은 바삭바삭 하고 육질은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은 입장 티켓이 따로 없다. 누구나 축제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 필리핀 관광청 한국 사무소(7107.co.kr)를 통해 페스티벌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02-598-2290.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필리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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