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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오열사' 된 오재원 "제일 좋아하는 별명 생겼다"

중앙일보 2015.11.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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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30)에게 새 별명이 생겼다. '오열사(烈士)'. 오재원은 "인생에서 제일 좋아하는 별명"이라고 꼽았다.

오재원은 지난 21일 끝난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난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오재원은 0-3으로 뒤지던 9회 초 대타로 나와 쳐낸 좌전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오재원은 1루로 뛰어가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우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비록 상대 중견수에게 잡혔지만 오재원은 이 타구를 날리고 시원하게 배트를 집어던졌다. 야구 팬들은 속이 확 뚫렸다고 표현했다. 한국이 오재원의 안타를 시작으로 4-3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오재원은 오열사가 됐다. 오재원은 "다른 타자들이 잘 쳐줘서 결국 이긴 것"이라며 "일본 벤치쪽으로 배트를 던진 건 결코 의도하지 않았다. 타구가 '먹혔기' 때문에 나온 동작이다. 방망이 안쪽에 타구가 맞아서 그 반동으로 배트가 날아갔다. 중앙에 맞았다면 그렇게 날아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오재원은 안티팬이 많은 선수다. 승부욕이 남달라 경기에서 과도한 세리머니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전에서는 벤치 클리어링의 발단이 돼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하지만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팬들이 늘어났다. 오재원은 "어릴 때부터 '승부욕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실 승부욕 없이는 야구로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나보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은 무척 많다. 나는 경기에 나가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항상 절실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올해 소속팀 주장을 맡아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일조했다. 대표팀에서도 살뜰했다. 오재원은 배팅볼을 던져주는 훈련 보조요원이 힘들어하자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던지기도 했다. 훈련 보조요원들을 따로 불러 삼겹살을 사주기도 했다. 오재원은 "평소 배팅볼을 던지지 않아서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훈련 보조요원들이 힘들어해서 같이 열심히 던졌다"며 웃었다. 오재원에게 올해는 야구 인생 최고의 해였다. 두산이 우승했고, 대표팀도 결승전에서 미국을 이기고 우승했다. 그는 "일년에 우승을 두 번 한 건 처음이다. 팀과 대표팀에서 같이 우승한 것도 뜻깊다"면서 "특히 오열사 별명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이)대호 형, (정)근우 형도 나를 열사라고 불러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유계약(FA) 협상 기간에 4주 군사훈련을 가게 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재원은 "나라를 지키고 있을거라 계약 상황은 알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국가대표로서 일본을 이기고 우승했으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다시 태극마크를 꿈꾼다. 그는 "2017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고 싶다. 앞서 WBC에 나갔던 선수들이 WBC는 짜임새있는 멋진 대회라고 하더라. 프리미어 12는 운영에서 너무 말도 안 되는 대회였다. WBC같이 멋진 대회 나가서 다시 우승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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