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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특조위 "박근혜 대통령 행적조사 배제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2015.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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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청와대 등의 참사대응 관련 업무적정성’ 안건을 가결하며 ‘대통령을 조사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조사’를 가결했다. 회의 도중 새누리당 추천 몫 위원 4명이 "사퇴하겠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파행이 벌어졌다.

특조위는 23일 오전 7시 30분부터 ‘세월호 19차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진상규명소위원회 소관으로 의결돼 안건으로 올라온 ‘청와대 등 참사 대응 관련 업무 적정성 등에 관한 건’에 대해 논의했다.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해 이헌 부위원장,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 등 상임위원ㆍ비상임위원 17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위원들은 이 원안의 조사사항 중에 ‘대통령의 행적조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안건이 올라오자 차기환ㆍ황전원 비상임위원(새누리당 추천)은 ”원안에 ‘대통령의 행적조사’ 여부가 들어가는지 여부를 분명히 하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김진ㆍ김서중 비상임위원(새정치연합 추천)은 ”조사 개시도 하기 전에 대통령의 행적 조사 여부 포함을 놓고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더 정치적이며, 소위원회에서 아무런 이견 없이 통과된 것“이라고 맞섰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청와대의 업무 적정성 여부를 조사하다 보면 대통령의 행적조사가 필요할지 안 필요할지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조사 개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호중 비상임위원(피해자 추천)은 ”조사 대상에 대통령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확실히 해야 찬성이든 반대든 의견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안건을 분명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90분째 이어지자 황전원 위원은 ‘행적조사를 배제하고 조사항목 5가지로 조사를 한정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내놨다. 조사 항목은 ^사고 관련 대통령 및 청와대의 지시 대응상황 ^지시 사항에 따른 각 정부 부처의 지시 이행 사항 ^각 정부 부처에서 청와대로 보고한 사항 ^당시 구조 구난 및 수습 지휘 체계에 따른 책임자들의 행동에 대한 위법 사항 ^재난 수습 ‘컨트롤 타워’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 등이다. 수정안은 17명 중 6명의 위원(이헌ㆍ차기환ㆍ황전원ㆍ고영주ㆍ이상철ㆍ석동현)만 찬성해 부결됐다.

수정안이 부결되자 차기환ㆍ황전원ㆍ고영주ㆍ석동현 등 새누리당 추천 몫 위원 4명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차기환 위원은 회의장에서 일어서며 ”수정안이 부결됐고, 원안에는 반대로 행적조사가 포함됐다고 보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사퇴한다“고 했다. 황전원 위원은 회의장 앞 엘리베이터에서 ”지시 사항 조사 등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포괄적으로 7시간 동안의 사생활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어 사퇴한다“고 했다. 석동현, 고영주 위원은 직접적으로 ”사퇴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위원 4명이 회의장을 이탈하자 참관인으로 참여한 4.16가족협의회 유가족 20여명 등은 ”지금 뭐하는 거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소위원회 회의에도 성실히 참여하지 않아 안건 내용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전원위에서 내용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상황 자체가 참담하다“며 ”조사를 하겠다는 의지 없이 정치적으로만 움직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위원 4명이 회의장을 나간 후 이호중 위원은 ”대통령 행적조사 여부를 분명히 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이 ”대통령의 행적조사가 필요하다면 배제하지 않는다“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 원안은 9명(이석태ㆍ박종운ㆍ김진ㆍ장완익ㆍ최일숙ㆍ권영빈ㆍ김서중ㆍ류희인ㆍ신현호)이 찬성해 가결됐다.

특별법 상 상임위원, 비상임위원의 사퇴 처리는 청와대에서 사표 수리를 해야 최종적으로 이뤄진다. 차 위원 등 4명이 회의장을 퇴장한 건 우선 사퇴가 아니라 회의 불출석으로 처리된다는 얘기다. 특조위 관계자는 ”안건의 의결 여부는 ‘출석인원이 아닌 재적인원(17명) 중 9명 이상이 찬성할 때’로 명시돼있기 때문에 위원 4명이 회의장을 이탈했다고 해 안건 가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진상규명 소위원회에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조사가 가능해져 특조위 안팎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헌 부위원장은 “제가 여러 번 경고를 했는데도 특조위가 결국 사고를 쳤다”며 “안건과 조사사항에 대해 특조위가 위원장 중심의 편파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안건 조사 신청서를 낸 유가족 박종대 씨는 “청와대가 구조 업무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알려면 사고 당일날 대통령과 청와대가 뭘 했는지 조사하는 게 기본이 아니냐”며 “조항 하나를 두고 파행을 벌이는 특조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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