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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명순 여사 “안 추웠는데 춥다” 서거 소식 아침에야 듣고 눈물

중앙일보 2015.11.23 03:01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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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순 여사(오른쪽)가 22일 남편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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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결혼 60주년 회혼식에서 YS가 손명순 여사에게 입 맞추는 모습. [중앙포토]

YS는 말년에 애처가의 표본이었다. 손님이 있어도 부인 손명순(87) 여사를 “우리 맹순이”라고 부르곤 했다.

 2011년 3월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回婚式) 때는 “아내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그동안 참 고마웠소. 사랑하오’ 이 두 마디뿐”이라며 볼과 입술에 공개 입맞춤을 했다. 이 무렵 YS의 상도동 자택 2층에선 “충~성~!”이라는 고함 소리가 자주 들렸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은 손 여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YS식 애정표현’이었다. 당시만 해도 아침운동을 꾸준히 했던 YS는 운동을 마치고 손 여사와 이야기를 나눈 뒤 “사랑한다”는 말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1951년 결혼해 64년간 YS 곁을 지킨 손 여사지만 남편의 임종 순간을 지키진 못했다. 그래선지 손 여사는 22일 오전 7시쯤 가족들로부터 YS 서거 소식을 듣고는 “안 추웠는데… 춥다”라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차남 현철(56)씨는 “임종 당시(새벽)에 말씀드리면 충격을 받으실 것 같아 아침에 말씀드렸다”고 했다.

 YS 임종 순간은 미국에 거주하는 차녀 혜경씨를 제외한 2남2녀(장남 은철씨, 차남 현철씨, 장녀 혜영씨, 삼녀 혜숙씨)가 지켰다. 손 여사는 오전 10시30분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상복에 검은 구두, 그리고 검은 장갑을 낀 그는 수행원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들어왔다. 3년 전부터 가벼운 노인성 치매를 앓았지만 최근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삼녀 혜숙씨는 “평소 스스로 걸어다니던 어머니가 휠체어를 탄 건 충격 때문”이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길 듣고 충격을 받아 무척 힘들어하신다. 손을 떨기도 했다”고 전했다. 빈소 안으로 들어선 손 여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휠체어에서 일어난 뒤 접객실 옆에 마련된 방으로 들어가 빈소를 지켰다. 5시간30분간 자리를 지킨 손 여사는 오후 4시쯤 빈소를 떠났다.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으로 나온 뒤 휠체어를 타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손 여사가 자리를 비운 뒤 조문객을 맞은 건 현철씨, 그리고 상주를 자임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였다. 현철씨는 이날 가족 중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오전 5시5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장례 준비 상황을 챙겼다. 장남 은철씨는 몸이 좋지 않아 이른 오전 빈소를 지키다 나갔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빈소를 찾아 장례 절차를 논의할 때도 현철씨가 가운데 앉았다. 손님을 배웅하거나 접객실에서 대화를 나눌 때를 제외하곤 영정 앞을 떠나지 않았다.

정종문·윤정민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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