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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술협력 다리 놔줬더니 … 강소기업들 해외 진출 ‘유레카’

중앙일보 2015.11.23 00:10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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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술·개발(R&D) 공동체(유레카) 관계자가 지난 5월 ‘코리아 유레카 데이’ 행사장에서 국내 중소기업 KNR시스템의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해상통신관련 시스템·제품을 개발하는 (주)지엠티는 해양안전 종합정보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축한 ‘강소기업’이다. 한반도 전 해역의 선박위치정보 및 원양 선박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을 가지게 된 데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유럽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인 ‘유레카(EUREKA)’에 참여한 게 큰 도움이 됐다. 프랑스의 탈레스(Thales), 터키의 아셀산(ASELSAN)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며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근석(48) 지엠티 대표는 “해외 선진기업과 함께 일하며 그들의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회사의 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해외 유수의 기업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게 국제기술협력을 통해 얻은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 성과 … 81건 특허 등록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산업기술 연구·개발(R&D) 대전’에 마련된 ‘글로벌 테크 콜라보’ 전시관에는 지엠티와 같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움을 받아 해외 기업이나 대학·연구기관과 기술 협력을 벌인 국내 12개 기업의 성공 사례가 전시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력은 있지만 해외 네트워크가 미비해 해외 연구소나 기업과의 협력에 나서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국제기술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기관이 한국의 유망 중소·중견기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고 자금도 지원해주고 있다.

 (주)비센 도 해외 기관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린 회사다. 꿀과 같은 양봉 부산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원료와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이 기업은 2012년부터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Strathclyde) 대학, 한국의 차의과학대학과 3년간 협업해 항노화 화장품을 개발했다. 전종운(43) 비센 연구실장은 “영국의 곤충 독 전문가의 독 분리 정제 기술과 차의과학대학의 효과 확인시험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화장품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과 공동 연구를 해 기술 노하우를 습득한 것이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진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해당 중소기업에게는 큰 경험과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런 해외 기관과의 협업 프로그램은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318건의 특허 출원과 81건의 등록을 했다. 또 관련 매출은 310억원에 이른다.

 성공사례가 이어지며 정부도 매년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있다. 산업부의 산업기술 국제협력 전용예산은 2010년 47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88억원으로 늘었다. 물론 아직 절대적인 지원 규모는 크지 않다. 국제협력 지원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R&D 예산 대비 4.7% 수준에 불과하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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