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면세점 사업자 수수료 인상만은 너나 없이 동의

중앙일보 2015.11.23 00:10 경제 4면 지면보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 변경에 대해 국회가 이번 주 논의한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5~26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는 면세점 특허 제도 개선을 협의할 예정이다.
 
기사 이미지

정부 0.5~1%로 올리는 안 제시
야당 더 강경 … 5%로 인상 추진
특허기간 연장은 “검토 안 해”

 14일 관세청이 서울 시내 3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자 유통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때 기존 사업자인 롯데(잠실 월드타워점)와 SK(워커힐점)가 탈락하고 신세계와 두산이 새로운 사업자로 확정됐다. 유통업계에선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에 불과해 기업이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고, 정부의 선정 기준 역시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구나 면세점 사업자가 5년 단위로 바뀔 경우 면세점에서 일하는 직원의 고용이 불안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정부와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본 것은 ‘특허수수료를 올린다’는 방향 정도다. 수수료를 얼마나 인상하고 언제부터 적용할지, 입찰 방식은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선 아직 합의를 하지 못했다. 정부는 여·야 합의안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면세점 특허권을 가진 대기업은 매출액의 0.05%, 중견·중소기업은 0.01%를 수수료로 정부에 내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이 8조3000억원이었지만 정부가 걷은 면세점 특허수수료는 39억9000만원에 그쳤다. 시장 규모에 비해 수수료가 적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연 공청회를 통해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0.05%인 특허수수료를 0.5~1%로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또 사업권을 경매에 부치거나 응찰 업체가 제시한 수수료를 평가 때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야당은 더 강경하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특허수수료를 5%로 지금의 100배 수준으로 올리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은 특허권을 경매에 부쳐 높은 가격을 써내는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자는 개정안을 내놨다.

 유통업계는 면세점 선정 방식이 더 엄격하게 바뀔 경우 면세점 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새로 사업자가 된 업체도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승자의 저주’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신세계 주가는 발표 직전인 13일 25만5500원에서 20일 25만3000원으로 0.98% 떨어졌다. 이 기간 두산 주가는 12.96% 급락했다. 5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앞날을 알 수 없고, 면세점 특허권을 이미 확보했더라도 특허수수료가 대폭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수수료율 조정은 정부가 시행규칙만 고치면 된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여야와 정부 논의 과정에서 ‘1~2년 후 시행한다’는 식으로 합의만 하면 두산, 신세계 같은 신규 면세점 업체도 인상된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 다만 여권에서 “소급 적용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5년인 면세점 특허 기간을 연장하거나 기존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권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특허기간 연장이나 기존 사업자에 우선권을 주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면세점 특허수수료와 입찰 방식을 결정한다면 여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면세점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던 정재완 한남대 교수(전 한국관세학회장)는 “면세점 업체가 올린 이익은 특허수수료 인상이 아닌 법인세 등으로 환수하는 것이 옳다”며 “면세점 선정 제도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만들면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박유미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