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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B형간염 약값 내려 환자 부담 크게 준다

중앙일보 2015.11.23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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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22.8명으로 폐암 다음으로 높다. 간암의 70% 정도는 B형간염이 원인이다. 다행히 B형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백신 혜택을 받지 못했던 40~50대다. 이들은 B형간염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전문의 칼럼 -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창욱 교수

10여 년 전부터 B형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약이 개발됐다.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하지는 못해도 지금까지 개발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중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는 바이러스 억제작용이 탁월하다. 내성도 낮아 지속적으로 복용만 잘하면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이미 간경변으로 진행한 경우에도 간 섬유화가 호전된다.

항바이러스 효과를 지속적으로 인정받은 엔테카비어(상품명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최근 만료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준비하고 있다. 복제약 출시는 이 약을 평생 먹어야 할지 모르는 환자에게 관심을 끄는 뉴스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환자들의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오리지널 약은 최초로 개발된 약이다. 세포실험·동물실험을 거쳐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시장에 나온다.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바로 탈락된다. 오리지널 약은 개발기간이 10년 정도 걸리고 성공률은 1% 미만이다. 오리지널 약은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성공률도 낮아 그 공을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특허권을 10~15년간 보호해 준다.

반면에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이 거친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은 생략하고,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건강한 사람에게 약을 먹인 후 혈중 약물 농도의 변화가 오리지널 약과 유사한지만 평가한다. 이때 약효가 오리지널 약의 80~125% 범위면 동등하다고 인정을 받는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과의 단순비교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개발 비용이 저렴하다. 복제약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이유다.

복제약은 가격 면에서의 장점뿐 아니라 제약산업에서 1등을 견제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약만 있다면 환자는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쟁구조 속에서는 가격 하락의 경제논리가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도 덩달아 가격을 내리는 좋은 점이 있다. 국내 건강보험체계에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만료 첫 해 약값이 기존의 약 70%가 되고, 또 2년이 지나면 55%로 낮아진다

의학적으로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과 완전히 동등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식약처가 동등하다고 인정한 약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환자가 복제약을 먹을지, 오리지널 약을 먹을지는 스스로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B형간염 환자가 평생 약을 먹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필자는 환자에게 B형간염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약을 먹으면서 조절하는 병이라고 설명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치료법이 개발돼 평생 약을 먹는 부담에서 환자들이 속히 해방되길 간절히 바란다.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창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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