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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다음 주말 원조 블프와 맞대결 앞둔 백화점…일단 순조로운 출발

중앙일보 2015.11.22 18:32
주요 백화점의 '미국 블프 맞불 작전'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미국 최대의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현지 기준 27일)에 대응하기 위해 각 백화점은 한 발 먼저 20일부터 'K-세일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을 24.7% 끌어올린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보다도 더 큰, 역대 최대규모다.

행사 첫 주말 매출 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겨울 세일 첫 주말에 비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는 2.2% 늘었는데, 올해는 15.2%(추정)로 약 7배가 늘었다. 매출이 크게 는 것은 1985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외부 행사장을 빌려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옆의 코엑스의 대형 행사장 6620㎡(약 2000평)을 임대해 350억원 어치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출장세일'을 한 것이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서 맞불을 놓았다"고 말했다. 이 행사 매출을 제외하더라도 'H블랙프라이데이' 등 각 점포에서 진행한 특별 할인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10%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20~21일 매출 신장률이 10.4%다. 지난해 송년 세일 때는 1.8%, 올해 신년 세일 때는 0.5% 신장률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5.8% 늘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이 4.8% 감소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목요일)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 대목이다. 미국소매협회(NRF)은 올 '블프 매출'을 6305억 달러(약 730조원) 예상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홍보하면서 '코리안 블프' 식으로 이름을 빌려 톡톡히 효과를 봤었다. 하지만 온라인 상거래의 발달로 '원조 블프'에 국내 유통업체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도 지난해 블프 기간에 8000억원 어치를 미국에서 직접 구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직구 금액은 약 1조8000억원이다. 올해는 정부가 해외 직접 구매시 관세를 면제해주는 품목을 확대하고, 통관 절차도 간소화해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올해는 미국 업체들도 치열한 경쟁 속에 블프 세일 시기를 앞당겼다.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은 이미 20일부터 할인에 들어갔다. 가전전문점 베스트바이와 장난감전문점 토이저러스, 할인점인 타겟·월마트는 반나절 앞서 추수감사절 당일 오후부터 '블프 세일'을 시작한다. 할인률도 높다. 미국의 소비연구단체인 월렛 허브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광고를 바탕으로 8000개 품목의 할인률을 조사한 결과 보석(73%), 책(56%), 옷(50%)을 반값 이하로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주말 정면 대결을 앞두고 각 백화점은 '원조 블프 맞춤형'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은 미국 블프 기간인 27일부터 '랄프로렌 블랙위크'를 열고 폴로 곰돌이 스웨터 등을 단독 판매한다. 랄프로렌은 블랙프라이데이 때 세일을 크게 해 직구족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롯데는 아예 랄프로렌 미국 본사와 손을 잡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계열사를 통해 자체 수입하는 해외 브랜드 비중이 높은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직수입 브랜드 할인률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직접 수입하는만큼 이익률을 낮춰 가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각광받았던 직구 품목이 가전제품이라는 점도 반영했다. 롯데백화점은 LG디오스 김치냉장고(327L)를 150만원에 내놓는 등 백화점 마진을 없앤 '노마진 행사 제품'에 처음으로 가전을 포함시졌다. 현대백화점은 최대 60% 할인률을 리빙·가전 제품에 적용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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