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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IS 격퇴전은 마약 퇴치 전쟁

중앙일보 2015.11.22 15:47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나선 국제 사회가 마약 퇴치까지 떠맡으며 난제가 겹쳤다. CNN·워싱턴포스트(WP)와 포린폴리시 등은 IS가 중동에 퍼져 있는 마약인 ‘캡타곤’을 먹인 전투원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전했다. CNN은 “지난해 쿠르드족이 포로로 잡은 19세의 IS 전투원이 마약을 먹었던 사실을 밝혔다”고 알렸다. 이 전투원은 “약을 먹였는데 전투에 나서도 죽건 살건 개의치 않는 환각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캡타곤은 각성제의 일종으로 먹으면 행복감을 불러 일으키고 며칠을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 수퍼전사로 만들어 준다. 캡타곤을 먹은 지하드 조직원들은 “무적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캡타곤이 IS의 숨은 무기가 된 배경은 시리아 내전 때문이다. 당초 캡타곤은 중동에서 주로 소비되는 마약이었는데 시리아 내전을 거치면서 마약의 생산·확산을 막을 통제력이 크게 약화됐다. 포린폴리시는 “캡타곤은 한 알에 10달러 정도”라며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서 경찰이 한차례 단속을 했는데 그때에만 1700만 정이 압수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캡타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의미한다. 또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면서 IS를 비롯한 각종 무장 단체들의 캡타곤 수요가 급증해 마약 제조와 운송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외신들은 “IS는 내부 주민을 향해선 엄격한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요하면서도 지하드에 나서는 조직원들에게 대해선 이슬람 율법에 위배되는 마약 복용에 대해선 대의를 위한 것이라며 눈을 감거나 부추긴다”고 전했다. 일부 중동 전문가들은 IS가 조직원들에게 캡타곤을 먹여 마약에 취하게 한 뒤 주민들을 상대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게 하거나 인질 살해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캡타곤 생산을 일망타진할 행정력이 시리아에는 없는데다 국경도 무너진 상태라 ‘캡타곤 전투원’을 막을 방법이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m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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