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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ㆍ위문희 기자의 빈소정치 ①] 전ㆍ현직 정치인들의 YS 회고

중앙일보 2015.11.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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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2일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 오전 8시 37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YS의 빈소 앞에 선 김 대표는 크게 숨을 한번 내쉬고는 국화 한송이를 헌화했다. 두 번 절하는 동안 흘러내린 눈물을 오른쪽 뒷주머니에 있던 보라색 손수건으로 꺼내 닦고는, 차남 현철씨 옆 상주 자리에 섰다.

빈소 한쪽에 마련된 내빈실에선 전ㆍ현직 정치인들이 YS를 회고하며 울고 웃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 대표는 새벽부터 달려와 내빈실에 있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을 만나자마자 더 크게 흐느꼈다. 김 전 국회의장은 “김 대표랑 같이 걱정은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가실 줄은 상상인들 했겠느냐. 본인이 의지력도 강하고 몇번 고비를 이겨냈던 일들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렇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현철씨도 “너무 쉽게 가셨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현철씨는 “지난주에 일주일 입원하신 후 호전이 되서 퇴원하자마자 이번주 목요일에 다시 입원하신건데 전과 다르게 고열이 나시더라고요. 혈압이 80 아래로 떨어졌는데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이미 패혈증으로 독소가 온 몸에 돌아다니게 된 상태였어요”라며 YS의 임종 경위를 차분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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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 뉴시스]


오전 8시 52분,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휠체어를 타고 빈소에 도착했다. 국화꽃을 들고 10초 정도 묵념한 뒤 헌화 후엔 절 대신 두손을 깍지낀 채로 더 오랜시간 묵념했다. 오른쪽에 서 있던 현철씨 손을 잡고는 “자당님(손명순 여사 지칭) 끝까지 잘 뫼셔요”라고 말했다. 내빈실로 들어온 JP는 제일 먼저 현철씨에게 “(YS 돌아가실 때) 의식은 계셨나요”라고 물었다. 현철씨는 “반수면 상태로 계셨다”고 말했다. JP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서도 “심려가 많았어요”라고 격려했다. JP는 YS를 그리며 “회자정리(會者定離ㆍ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있다는 뜻)란 말이 떠올라요”라고도 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총리님) 건강하셔야 됩니다.”
JP=“나도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저승에 가서 봬야지…”
김무성 대표=“각하께서 총리님 약주 많이 하신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JP=“하여간 신념의 분이야. 신념으로, 못할 거 어려울 거 헤치고 오늘에 이른 분이야. 다른사람 못허는 일을 허신 분이요. 그래도 병원에 계신 동안에는 계시니까 허는 믿음이 있었는데 허탈함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산책 많이 하시고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됩니다.”
JP=“자당님 편히 잘 모셔요.”
현철=“알겠습니다. 두분이 하여간 너무 정다우셔서, 오히려 아버님이 더 어머님 챙겨주실 정도였는데 계속 말씀 못하시게되니까 어머니가 많이 답답해 하셨죠.”
JP=“회자정리(會者定離ㆍ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있다는 뜻)란 말이 떠올라요. 운명하실 때 옆에 계셨어요? 뭐 특별히 말씀하신 거 없었습니까?”
현철=“사실 한동안 말씀하시기 좀 어려우셨습니다.”
JP=“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당신(YS)의 신념대로 움직이는데 유형ㆍ무형으로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내 신념을 꺾지 못하고,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념을 말씀하신 건데 그게 생각이 나네…”
김수한 전 의장=“(YS)가 초선 때도 여러가지 박해도 받고 하지만 닭의 목을 아무리 비틀어도 새벽이 되면 닭은 운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회 척결이라든지 금융실명제라든지 그런 것들을 대담하게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위대한 건 큰 차이가 아니라 결단하는 겁니다.”
현철=“어머니(손명순 여사)께도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
JP=“그래도 선고장(先考丈·YS지칭)은 행복한 분이야. 세상 어떻게되든 그 뒤를 이어서 유지를 받들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분들이 뒤에 계속 나오고 있거든.”
김 대표=“총리님하고 각하가 60년 되신 것 같네요.”
JP=“그래요, 기복도 많았지만 60년… 내가 해준 건 뭐 아무것도 없지만은 단지 내 양심하고 반해서 국회에서 (YS) 제명할 때 난 반대했거든. (반대한 건) 한 사람뿐이요. 다 찬성을 했는데. 박 대통령(박정희)이 그걸 아셨는데 나한텐 아무말도 뭐라고 안 했어. 박 대통령이 선조를 퍽 괴롭혀 드렸는데 내가 조그마한 성의로 박 대통령이 괴롭혀드린거 조금이라도 좀 위안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해서 (YS) 옆에 와 다니고 있다는 얘기를 한번 했거든요. 그랬더니 (YS가) 조용히 웃으십디다.”
김 대표=“5ㆍ16 (혁명) 전에는 모르셨습니까. 서로 조우가 없으셨습니까”
JP=“5ㆍ16 전에 뵐 일 없었어요. 근데 한번 ‘농반진반(농담반 진단반)’으로 “같이 허십시다”내 한번 그러니까 조용히 웃고 아무 반응하지 않더라고. 그리고 가신 분이 아주 인상이 남게 가끔 힘주어서 쓰시는 낱말이 있는데 들어보셨을 거요. ‘씰데없는 소리’(좌중 웃음) 그게 전반적으로 부정하시는 것도 아니고 물론 긍정을 하시는 것도 아닌데 단지, ‘마 그런 생각도 있어. 근데 나는 이해를 해’그런 뜻이 담겨져 있는게요. 씰데없는 소리(웃음)”
대표=“술 마시면 참 많이 하셨습니다(웃음).”

오전 10시53분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빈소를 찾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이 이제 사라지고. 맨날 산업화 민주화 자랑했었는데 완전 큰 축이 사라지네…”
김수한 전 의장=“20수년간 겪은 군사 통치 종지부 찍게 한건 사실입니다. 하나회 청산은 그야말로 용기 없이 못해요.”
이명박 전 대통령=“그건 YS만이 할 수 있지. 김무성 대표가 머리 많이 아프겠네. YS 돌아가신것 잘 마무리 해주세요. 힘들때 잘하는게 잘하는거 아닙니까 안그래요?”

오전 11시10분 빈소에 들어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문 대표는 김 전 대통령과는 경남 거제의 경남중ㆍ고 선후배 사이다

문 대표=“정말 이 땅에 민주화 역사를 만들다시피 하셨는데 저희들도 걱정이 많은 상황 속인데 저희도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정치철학을 저희가 되새겨야 될 것이고 이제는 우리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당 60주년 창당 60주년기념행사할 때도 다들 모시고 싶었습니다.”
현철씨=“적극적으로 재평가에 들어간다고 하니 감사드립니다. 아무튼 정치적으로는 여권과 야권이 이렇게 찾아주시니까 너무 보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김경희ㆍ위문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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