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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사각 드라이버 … 빗맞아도 쑥쑥 나가지만 ‘퍽’ 소리 탓 단명

중앙선데이 2015.11.22 01:51 454호 23면 지면보기

나이키골프가 개발한 사각 드라이버.



드라이버 헤드는 마치 반달처럼 둥그스름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헤드는 거의 대부분 반달 모양이다. 헤드를 둥그렇게 만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반달 모양으로 만들면 치기 편하기 때문이다.


[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드라이버 헤드 디자인

드라이버 헤드 디자인이 반드시 반달 모양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용적이 460cc를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을 뿐 헤드 디자인을 규제하는 조항은 없다.



2007년 나이키골프가 내놓은 드라이버는 헤드가 네모 모양이었다. ‘SQ 스모 드라이버’라는 이름이 붙었던 이 드라이버는 최경주 선수가 무척 아끼던 것이었다. 당시 미국프골프협회(PGA)투어에서 사각 드라이버를 쓰는 건 최경주가 유일했다. 최경주는 사각 드라이버의 홍보대사처럼 활약하면서 이 네모난 드라이버를 들고 PGA투어에서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사각 드라이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들쭉날쭉한 샷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헤드 모양이 둥그스름한 드라이버에 비해 네모난 드라이버 헤드는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말 골퍼들은 클럽 헤드의 중앙에 공을 맞히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드라이버 헤드의 가장자리 부분에 무게를 골고루 배치해 관성 모멘트를 크게 해주면 약간 빗맞더라도 헤드의 밀리는 힘(저항력)이 크기 때문에 공이 똑바로 날아간다. 그런데 헤드 모양이 네모라면 둥그스름할 때 보다 무게를 골고루 배치할 수 있어서 관성 모멘트가 커지는 것이다<2015년 5월17일자 골프장비록⑨편 참조>. 그래서 나이키골프는 사각 드라이버 사용하면 비거리가 늘어나는 동시에 샷의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켜준다고 광고를 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사각 드라이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추고 만다. 최근엔 사각 드라이버를 들고 나오는 골퍼를 거의 보지 못했다. 빗맞아도 미스 샷이 줄어든다는 이 네모난 드라이버가 사라진 이유는 뭘까.



사각 드라이버는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드라이버와 생김새가 판이하게 달랐다. 더구나 ‘깡’하는 소리가 아닌 ‘퍽’하는 타구음은 낯설기 짝이 없었다. 보수적인 골퍼들은 남들과 다른 무기를 쓰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2000년 이후 골프 과학자들은 새로운 신무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나무→쇠→티타늄에 이어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디자인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사각 드라이버였다. 물론 세모 모양의 삼각형 드라이버와 오각형 드라이버는 물론 (마치 사과를 베문 듯한) 애플사의 로고와 비슷하게 생긴 헤드를 장착한 드라이버가 나온 적도 있다.



골프공과 마찬가지로 드라이버 제작 또한 모순과의 싸움이자 고정관념과의 전쟁이다. 헤드가 커지면 스윗 스폿이 넓어지지만 동시에 공기 저항이 커진다. 헤드 크기를 줄이면 공기 저항이 줄어들지만 스윗 스폿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헤드 크기를 키우면서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21세기 골프 과학자들의 첫 번째 숙제는 티타늄을 대체할 신소재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신소재 개발이 한계에 부닥치자 최근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이사, 핑골프 우원희 부장



 



정제원 기자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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