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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공격 대상 … ‘유비쿼터스 테러’ 시대

중앙선데이 2015.11.22 01:48 454호 1면 지면보기

21일 가장 높은 단계의 테러 경보가 발령된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병력을 실은 군용차량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와 유사한 동시다발 연쇄 테러가 브뤼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브뤼셀의 지하철을 폐쇄하고 시민들에게 사람이 밀집하는 장소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AP=뉴시스]



프랑스 파리에 이어 이번엔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였다. 130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인 20일(현지시간) 바마코의 5성급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총격 테러로 20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엔 러시아인 6명이 포함됐다고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21일 밝혔다. 테러범 3명 이상이 말리군과 미국·프랑스 특수부대의 진압작전 중 사살됐다고 말리 군당국이 밝혔다. 알카에다 계열 무장단체인 알무라비툰과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3일과 20일 금요일에 파리와 말리에서 연이어 벌어진 테러에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지구상 어느 한 나라도 테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유비쿼터스 테러(ubiquitous terror)’ 시대가 도래했다. 유럽·아프리카·중동·아메리카·아시아 할 것 없이 남·북반구 구분 없이 도처에서 시도 때도 없이 테러가 벌어지고 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슬람국가(IS) 격퇴와 시리아 내전 종식 이전에는 어떤 나라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벨기에에선 ‘중대하고 즉각적인’ 테러 위협 가능성이 감지됐다. 벨기에 당국은 이에 따라 수도 브뤼셀의 지하철을 22일까지 폐쇄하고 시민들에게 쇼핑센터·콘서트·행사·대중교통 등 사람이 밀집하는 장소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벨기에 내무부 위기센터는 브뤼셀의 테러 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로 높였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파리 테러와 유사한 폭발물 및 무기 테러가 브뤼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파리 테러범 중 일부는 브뤼셀 외곽의 몰렌베이크 지역 출신으로 밝혀졌다. 브뤼셀 출신 용의자인 살라 압데슬람은 포위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다.



잇따른 테러 여파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어12’ 야구대회 결승전에도 미쳤다. 도쿄돔 관리당국은 폭탄 등 위험물이 보관될 우려가 있는 장내 물품보관함을 모두 잠근 채 사용을 금지했다. 이와 함께 구장 경비요원들은 모든 입장객들의 가방 속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다.



IS는 지난 19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우리는 파리에서 시작했고 백악관에서 끝낼 것”이라며 미국 심장부에 대한 테러를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IS는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로마 등을 다음 표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앞서 파리 테러 전날인 12일에는 중동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IS의 자폭 공격으로 43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IS의 폭탄 테러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224명 전원이 숨졌다.



테러의 빈도뿐 아니라 대상도 바뀌고 있어 공포심은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종전엔 테러 공격 대상이 주로 정부 시설이나 공공기관이었으나 이젠 카페·음식점·콘서트홀·축구장·호텔 등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soft target)’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 지구적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공조 폭은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일 IS 격퇴를 위해 국제사회가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프랑스가 전날 제출한 결의안은 “모든 수단을 이용해 전례없는 위협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도 테러 근절을 위한 공조 의지를 다졌다.



▶관계기사 2~5면



 



 



한경환 기자 helmu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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