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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작품에 빠지게 하면 언젠가 독자가 되겠지요”

중앙선데이 2015.11.22 01:09 454호 14면 지면보기
연희문학창작촌의 ‘연희목요낭독극장(이하 낭독극장)’은 2010년 2월 문을 열었다. 겨울을 제외하고 매달 열리면서 문학과 독자의 접점을 찾고 있다. ‘낭독극장’은 가만히 읽기만 하는 낭독회가 아니다. 종이책으로만 향유할 수 있는 낭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입체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장르를 결합한 것이다. 지난 12일 홍사용의 산문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주제로 열린 낭독극장에서 윤석정(사진) 시인을 만났다. 그는 이날 낭독극장의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왜 낭독인가.“어려운 작품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 번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없지 않나. 관객들이 낭독극장을 통해 문학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에게도 퍼뜨린다면 금상첨화다.”


연희목요낭독극장 연출자 윤석정 시인

-낭독이라지만 연극 같은 느낌이다. “문학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독자가 없는 문학은 존재할 수 없고, 관객이 없는 낭독 공연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텍스트가 중심이되,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들을 더해 ‘문학공연’을 만들었다.”



-문학공연에 대해 설명해 달라.“문학이 ‘공연된다’는 뜻이다. 낭독극장의 주인공은 ‘텍스트’이지만 다양한 예술 장르를 통해 문학작품을 읽어냈을 때 관객은 이를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음악이나 마임·연극 같은 콘텐트를 더했다. 낭독회를 하나의 공연으로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동시에 관객들이 낭독극장을 즐거운 놀이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텍스트가 살아 움직이면 흥미와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



-문학이 소외되지는 않을까.“연출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작가와 텍스트다. 유명한 문인조차 대중에게 낯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낭독극장에서 ‘이런 시집도 있고, 저런 작품도 있습니다’라고 알리고 싶다. 또 낭독극장을 시작하면서 ‘텍스트를 읽지 않는 시대에 텍스트를 읽어주겠다’고 마음먹었다. 텍스트는 눈으로 읽고 상상하는 게 가장 좋다지만 요즘은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책을 흥미롭게 읽어주고 관객이 돌아가서 다시 한번 문학작품을 찾아 읽게 하고 싶다. 얼마 전 어느 고등학교에서 랩으로 시를 읊은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랩이 어떻게 시가 될 수 있느냐며 놀라더라. 이런 식으로 가까워지는 것이다.”



-작품은 어떻게 선택하나.“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그에 맞는 작품을 고른다. 가정의 달인 5월엔 어린이 문학이 주제가 되는 식이다. 연출자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내 경우에는 주로 낯선 시에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곁들인다.”



-낭독이 하나의 장르가 되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까.“아쉽게도 아직 낭독은 소수의 사람이 반복적으로 향유하는 문화다. 낭독회가 하나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관객이 작가의 작품에 빠져들 기회가 생긴다면 관객은 독자로 변모해 책을 찾게 될 것이다.”



 



 



김도원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 3)?etina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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