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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중앙선데이 2015.11.22 00:39 454호 4면 지면보기
벨 에포크(Belle Epoqeu)는 ‘좋았던 시절’을 말합니다. 풍요와 번영을 구가했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파리를 지칭하는 말이죠. 산업혁명의 열매가 도처에서 열리고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우리에게 1980년대 후반이 ‘벨 에포크’였다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뭐든지 할 수 있고, 하면 뭐든지 되는’ 그런 시기였다고.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은 평상에 모여앉아 도란도란 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시절이었다고 말입니다.


editor’s letter

1980년부터 약 15년간이 우리나라의 ‘여름’, 즉 국운 상승기였다고 말하는 명리학자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루면서 민주화라는 큰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죠.



사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좋았다는 것을 그때는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늘 바쁘고 항상 고단했죠. 대학가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고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깨알 같은 에피소드 퍼레이드가 끝나고 다시 되돌아온 현실은, 어쩐지 ‘겨울’로 접어든 느낌입니다. 인심은 커녕 갈수록 이악스러워들지니 말입니다. 살림살이는 도통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하지만 여름이라고 좋고 겨울이라 나쁜 것이겠습니까. 볕좋은 여름에 열심히 일했다면 눈 오는 겨울엔 생각을 정리하며 봄을 준비해야겠죠. 그게 자연의 섭리 아니겠습니까.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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