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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육수에 맑게 끓여낸 밀국수 한국 칼국수와 똑같아

중앙선데이 2015.11.22 00:27 454호 28면 지면보기
“투르크메니스탄도 한국처럼 연장자를 공경하는 문화가 있어서 손위 어른이 먼저 식사를 시작해야 나머지 사람들이 뒤이어 음식을 먹을 수 있답니다. 어른이 식사를 마치기 전에는 먼저 일어서도 안 되지요.”



주한 투르크메니스탄 대사의 부인 타제굴 마멧알리예바는 자국과 한국의 식사 예절이 여러 가지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음식을 서양의 코스요리처럼 개인 접시에 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큰 그릇에 담는다는 점이다.


-17- 주한 투르크메니스탄 대사 부인의 ‘우나시’

국토의 대부분이 카라쿰 사막인 중앙아시아 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마멧알리예바 부인은 이날 준비한 ‘우나시(unash)’가 한국인들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맑게 끓인 국물에 가닥가닥 자른 면을 말아먹는 것이 한국의 칼국수와 똑 닮았기 때문이다. 이에 화답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이정우 셰프는 하양·초록·빨강·노랑·검정 등 오방색 식재료를 활용한 색다른 꽃게찜을 준비했다.



사막의 극한 환경에선 조리 간편한 음식이 최고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남단에 있는 이슬람교 공화국으로 이란·아프가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카피스해에 접해 있다. 과거에는 소비에트 연방 구성국의 하나였고 이후 중립국 선언을 했다. 올해가 중립국 선언 20주년이다. 주한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은 이 뜻 깊은 해를 기념하기 위해 얼마 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평화와 우정의 미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마멧알리예바 부인은 “과거 투르크메니스탄의 유목민들은 극한 환경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요리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라며 “재료도 유목민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고기 요리가 많고 그 중에서도 양고기 요리가 제일 흔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돼지고기 요리는 없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돼지고기 식용을 금하는 수니파 이슬람교가 다수다. 말 또한 절대 먹지 않는데, 유목민의 가장 오랜 친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날 부인이 요리한 국수요리 우나시는 ‘밀국수’라는 뜻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표 전통음식이다. 한국인이 감기에 걸렸을 때 뜨끈한 국물을 먹는 것처럼, 투르크메니스탄에선 우나시가 독감을 치유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 환자를 위해 우나시를 끓일 때는 말린 고추를 잘게 썰어 넣는답니다. 땀을 배출시키기 위해서죠. 저는 주로 붉은 고추 2~3개를 넣지요.”



마멧알리예바 부인이 이날 준비한 육수는 이태원에서 구입한 할랄 양고기로 만들었다. 요리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이 셰프는 “양고기는 한국사람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식재료”라며 “일반 가정에서 요리할 때는 먹는 사람의 취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고기는 칼로리와 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낮아 국내에선 주로 꼬치구이로 요리한다.



또 이 셰프는 “한국인들 중 양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며 “일반적으로 소고기는 마리네이드 없이도 잘 먹지만, 양고기는 각종 허브나 마늘과 섞어 특유의 냄새를 없앤 종류를 선호하니 취향에 따라 고기를 달리해서 요리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멧알리예바 부인이 요리한 우나시가 드디어 완성되자 이 셰프는 한 입 먹어보더니 “칼국수와 정말 닮았다”고 평했다. 차이점에 대해서는 “칼국수는 주로 멸치로 육수를 만들기 때문에 칼칼하고 가벼운 맛인 데 반해, 우나시는 고기로 육수를 만들어서 부드럽다”고 했다.



마멧알리예바 부인은 우나시 외에 한국인이 먹기 좋을 투르크메니스탄 음식으로 우유와 치즈, 다양한 채소를 섞어 만드는 ‘오크라츠카(okrachka)’를 꼽았다. 발효된 낙타 우유 ‘찰(chal)’과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식품이라고 했다.



담백한 게살에 매콤함 더하고 싶다면 참나물 무침을한편 이 셰프는 본인이 직접 개발한 레시피와 그 날 완도에서 수송해 온 신선한 꽃게를 이용한 찜요리를 선보였다.



마멧알리예바 부인은 큼직한 꽃게 자체를 무척 신기해했다. “고국에선 게를 잘 먹지 않아요. 바다에서 잡히긴 하는데 크기가 손가락 하나보다도 작기 때문에 요리해 먹는 게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반면에 한국 게들은 정말 크군요.”



맛있는 게를 고를 수 있는 팁으로 이 셰프는 “다리가 투명하면 껍데기가 연하다”고 했다. 암게의 배를 눌러 밀었을 때 배 쪽 껍데기가 쉽게 올라가면 알을 낳았다는 것을 뜻하므로 맛이 없다. 암게와 수게를 구분하기 위해선 배에 있는 무늬를 살펴보면 된다. 수게는 길쭉하고 뾰족한 모양이 그려져 있고, 반대로 암게는 둥글고 납작한 모습이다.



좋은 재료만큼 중요한 게 꼼꼼한 손질과 찌는 시간이라고 이 셰프는 강조했다. “솔을 이용해 게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모래집과 아가미를 떼어내야 비린 맛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게를 찔 때는 시간을 정확히 재야 맛있는 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또 한 가지 주의점은 소금 간을 지나치게 하지 않는 것. 꽃게는 바다의 염분으로 기본적인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너무 짜게 요리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계란·두부·파·새우·양파·표고버섯·다진 갈비살을 활용한 꽃게찜이 완성되자 마멧알리예바 부인은 한 입 먹어보더니 “처음 먹어보는 신기한 맛”이라며 “한식의 오방색을 활용한 장식이 화려하다”고 했다.



그러자 이 셰프는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꽃게찜과 색다른 대비를 이룬다”며 참나물 무침을 곁들여 먹을 것을 추천했다.



 



●우나시(8인분)



반죽 재료: 밀가루 3컵, 뜨거운 물 4/5컵, 소금 1/2t, 올리브 오일 1T, 달걀 1개 육수 재료: 올리브 오일 3/4컵, 채 썬 양파 4t, 검정콩 300g, 채 썬 토마토 2~3개, 채 썬 빨강·노랑·초록 피망 각각 4t, 부용 큐브(육류 등을 우려낸 뒤 응축시켜 정사각형으로 자른 것) 300~500g, 물 10컵, 말린 고추 1개, 사워크림 또는 플레인 요구르트



만드는 방법1. 반죽 재료를 모두 섞는다. 이때 밀가루는 2컵만 사용한다.2. 올리브 오일을 두른 냄비에 검정콩·양파·토마토·피망을 넣고 중간 불에 약 40분 동안 볶는다. 3. 부용 큐브는 따로 끓는 물에 녹인 뒤 2번 냄비에 붓고 약한 불에 40분 동안 끓인다. 4. 작업대에 밀가루를 약간 뿌린 뒤 반죽을 올려 칼로 가늘게 자른다. 5. 가닥을 들어 올려 남는 밀가루를 털어내고 끓는 육수에 넣는다. 6. 말린 고추를 올리고 중간 불에 10~12분 동안 끓인다. 7. 육수와 함께 면을 그릇에 담는다. 기호에 따라 사워크림이나 플레인 요구르트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꽃게찜 (4인분)



재료: 꽃게 6마리, 다진 갈비살 300g, 다진 새우 200g, 밀가루 1컵, 다진 양파 1개, 다진 홍고추 4개, 다진 청고추 4개, 참기름, 깨소금, 으깬 두부 500g, 소금, 파 1줄기, 후추, 다진 표고버섯 30g, 다진 석이버섯 30g, 다진 미나리 200g, 삶은 달걀 6개, 찹쌀가루 100g, 다진 마늘 2T, 다진 생강 1/2T



만드는 방법1. 게를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은 뒤 배 부분의 딱지를 떼어내고 알과 살을 분리해 놓는다. 2. 삶은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 뒤 각각 체에 내린다. 3. 게살·갈비살·새우·양파·미나리·표고버섯·두부·파·마늘·생강을 모두 섞는다.?소금·깨소금·후추·참기름으로 간을 한다.4. 게 딱지 안에 밀가루를 뿌린 뒤 3번 양념으로 속을 가지런히 채운다. 그 위에 찹쌀가루를 묻히고 찜통에 약 20분 동안 넣는다. 5. 체에 내린 흰자·노른자와 홍고추·청고추·석이버섯을 차례로 꽃게찜 위에 올리고 접시에 담는다.



 



글 이성은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lee.sungeun@joongang.co.kr, 사진 박상문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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