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허풍인가 혁신인가

온라인 중앙일보 2015.11.22 00:01
IT업계 외부 사람들은 플로리다 대니아비치에서 증강현실 헤드셋을 개발 중이라고 알려진 비밀스런 스타트업에 대해 들어본 적이 거의 없으리라. 스타트업 매직립은 유튜브 동영상 몇 개로 보여준 자사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와 연결된 3D 그래픽을 보여주고자 한다.

매직립은 극도의 신비주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퀄컴으로부터 5억 달러 넘게 투자 받아

매직립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여러분에게 정보가 별로 없는 이유는 우리가 언론에 말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매직립의 홍보실장 앤디 푸셰는 말했다. “적어도 당분간은 비밀주의가 계속될 것이다.”

매직립의 신비주의와 잠재력은 많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부 언론은 천문학적인 수치를 거론했다. 지난 10월 21일 사우스플로리다비즈니스저널은 매직립이 차기 투자자 유치회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모금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스타트업으로서는 유치하기가 어려운 금액이다. 심지어 실리콘밸리에서 5000㎞ 넘게 떨어진 스타트업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어디서 그런 정보를 입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해 우리가 2차 투자자 유치회를 가진 이후로 며칠에 한번은 이런 소문이 난다”고 푸셰 실장은 뉴스위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재정 상황은 언급하지 않는다.”

10억 달러는 매직립이 지난 10월 가진 투자자 유치회에서 모금한 액수의 2배에 가깝다. 당시 매직립은 구글과 퀄컴으로부터 5억42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총 투자금 5억92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사우스플로리다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매직립의 기업가치는 45억 달러로 추정된다.

구글 CEO 순다르 핀차이는 5억4200만 달러 투자가 결정됨에 따라 매직립의 이사진에 합류했다. 퀄컴의 폴 제이콥스 대표이사 역시 지난해 참관인 자격으로 이사진에 올랐다.

믿어지지 않는 투자금과 막강한 인맥에도 불구하고 매직립은 자사 기술을 보여주는 사진이나 명료한 설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이 웹사이트에는 100개 이상의 구인 공고가 올라와 있다. 대부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모집하는 공고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저들은 대체 누구야? 뭘 하는 기업이지? 홍보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글이다. “매직립은…컴퓨터 기술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는 아이디어다.”

자못 과장돼 보이는 문구와 베일에 싸인 제품 탓에 가상현실 업계 종사자들 상당수는 매직립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상현실 개발자 여러 명은 매직립의 과장된 문구가 부당하며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농담거리”로 치부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저 허풍에 불과하다. 그들이 현재 가진 기술과 아무 관련 없다.”

매직립을 설립한 로니 애보비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매직립이 플로리다 남부의 버려진 모토롤라 공장에서 증강현실 해드셋을 제작할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애보비츠는 “출시일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 시기는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4년 애보비츠는 외과수술 지원 로봇을 제조하는 의료기기 업체 마코서지컬을 공동설립했다. 마코서지컬은 2013년 16억5000만 달러에 매각됐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과거에 몇 가지 별난 행동을 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13년 ‘상상력의 종합’이라는 제목으로 했던 TED 강연이다. 애보비츠는 우주복을 입고 연단에 섰다. 화면에 우주와 자연의 영상이 흐르는 동안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 2명이 무대 위에서 격투를 벌였다.

-  이승 뉴스위크 기자

기사 이미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