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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클럽 드나들던 ‘파티걸’ 어쩌다 자폭 테러범 됐나

중앙일보 2015.11.21 01:23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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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찰의 테러범 검거작전에서 자폭한 아스나 아이트불라센의 페이스북에는 여느 프랑스 여성들과 다름 없는 일상의 모습이 담겨있다. [미러·페이스북 캡처]

술과 담배를 즐기고 클럽에 다니던 26세 여성. 여느 프랑스 젊은이들과 다를 게 없던 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늘 남자들과 어울리며 자유분방”
아이트불라센 지인들 ?못 믿겠다?
동생 “누나는 쿠란 펴본 적도 없어”
몇 달 전부터 히잡 쓰고 IS 찬양글

 지난 18일(현지시간) 파리 테러범 검거 작전에서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려 숨진 아스나 아이트불라센(26)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그가 파리 테러의 총지휘자였던 사촌 오빠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의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인들은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를 인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가디언과 리베라시옹 등 유럽 언론들은 19일 아이트불라센의 성장 과정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1973년 아이트불라센의 아버지가 10세 때 프랑스로 이주했다. 89년 파리 교외 클리시 라가렌에서 태어난 아이트불라센은 부모의 이혼으로 5세 무렵부터 위탁 가정에서 자랐다. 아이트불라센은 독일 국경지역 크루츠발트에 있는 아버지를 가끔 찾았고, 아버지 집에서 멀지 않은 메츠의 폴 베를렌 대학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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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재학 시절 지인들은 아이트불라센이 “청바지에 카우보이 모자를 즐겨 쓰던 ‘카우걸’이었다”고 기억했다. 이들은 “무슬림 가정 출신이었지만 다른 프랑스 젊은이들보다 더 자유분방했다”며 “종종 술값이 싼 독일로 넘어가 클럽에서 놀았고 늘 남자들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3년 아이트불라센은 파리에서 부동산 회사를 창업했지만 거의 운영되지 않았고 지난해 폐업했다. 이 시절 지인들은 ‘친절하고 활달한 젊은이’로 기억했다. 한 이웃 주민은 “말을 잘 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것은 비교적 최근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트불라센의 남동생 유수프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나가 언젠가부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다. 세상에 불만이 많았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왓츠앱 같은 메신저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공부를 하거나 쿠란을 펼치는 것조차 본 적이 없었는데 극단주의에 빠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몇 개월 전부터 히잡을 쓰는 아이트불라센의 모습이 목격됐다. SNS에 이슬람국가(IS)를 찬양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지난 6월 아이트불라센은 페이스북에 히잡을 쓴 채 두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는 사진과 함께 “신의 뜻에 따라 시리아에 가겠다. 곧 터키로 간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월 프랑스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의 부인 하야트 부메디엔을 존경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SNS에 IS 찬양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아이트불라센은 프랑스 정보당국의 요주의 인물이 됐다. 당국은 아바우드와의 관계를 파악한 뒤부턴 휴대전화 감청도 했다. 파리 테러 이후 당국은 아이트불라센이 아바우드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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