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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론 TK서 PK로 확산 … 윤상직, 부산 기장 차출설

중앙일보 2015.11.21 01:17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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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상직. 안대희. 안경률.

대구에서 시작돼 경북을 거친 여권 내 물갈이론이 PK(부산·경남)로도 번지고 있다.

선거구 분리 유력한 해운대
하태경·안대희·안경률 등 경쟁
기장엔 김만복·오규석도 거론
유기준·김희정도 부산 도전 채비
친박계·김무성 측 ‘PK 대결’ 예고

 선거구가 분리될 가능성이 큰 부산 해운대가 진원지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 분구되는 해운대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의 지역구는 해운대 일부와 기장군이 합쳐진 해운대-기장을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인구 상한선 초과로 해운대와 기장 독립 선거구로 각각 나눠질 예정이다. 하 의원이 기장군을 떠나는 셈이다.

 하 의원의 발언에 부산 정치권은 술렁였다.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인 기장이 ‘무주공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산 정가에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다. 윤 장관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대로 사표를 내고 20대 총선에 뛰어들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이 전해왔다. 윤 장관의 고향은 경북 경산이지만 초·중·고교를 모두 부산에서 다녔다.

 현재 PK 지역에서 내년 총선을 목표로 뛰고 있는 박근혜 정부 사람들은 분구가 되는 해운대 지역의 안대희 전 대법관, 경남 사천-남해-하동의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 경남 진주을의 김영호 전 감사위원 등이다. 하 의원이 해운대를 택할 경우 안 전 대법관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당내에선 국무총리 후보를 지낸 안 전 대법관이 친박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곳에선 3선 의원에 당 사무총장을 지낸 안경률 전 의원과 비례대표인 이만우 의원, 설동근 전 교육부 차관 등도 누비고 있다.

 기장엔 무소속인 오규석 군수, 그리고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출마설이 돈다. 부산의 한 중진 의원은 “오 군수의 지지세가 강하긴 하지만 출마할지 확실치 않다”며 “윤 장관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장관과 안 전 대법관 등 ‘대통령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부산 출마가 유력시되자 비박계에선 “PK의 인위적 물갈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박계로 TK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있다면 PK에는 김무성 대표가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물러나 당으로 복귀한 유기준 의원은 김 대표와 맞붙겠다는 말을 사석에서 하고 있다. 다음달 장관직을 그만둘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자신의 지역구(연제)에서 3선에 도전한다. 안 전 대법관은 친박계가 꼽고 있는 여권 내 ‘잠룡그룹’ 중 한 명이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에서도 집권세력인 친박계와 김 대표 측이 이후 권력 구도를 염두에 둔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TK나 PK 모두 새누리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래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교체지수도 높고, 그것이 물갈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하지만 TK 물갈이론은 요즘 지역에서 여론의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인위적 물갈이는 역풍이 강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영·남궁욱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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